메뉴 건너뛰기

close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조수경 센터장이 정비된 센터 공간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센터는 검정고시 지원과 학업복귀, 진로·직업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하며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조수경 센터장이 정비된 센터 공간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센터는 검정고시 지원과 학업복귀, 진로·직업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하며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김정아

"학교 밖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힘들 때 걸어서 올 수 있는 공간, 잠시 머물러도 괜찮은 자리, 그리고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지난 27일, 충남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만난 조수경 센터장은 최근 센터 이전의 의미를 묻는 말에 "청소년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변화"라고 말했다. 예산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는 최근 예산자원봉사센터 2층으로 이전했다. 예산터미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한 공간은 접근성이 좋아졌고, 청소년들이 보다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조수경 센터장은 단순한 장소 변경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상담과 지원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복지지원법 제29조에 근거해 운영되는 기관으로, 9세부터 24세까지의 청소년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상담, 긴급구조, 자활,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개인상담과 전화상담, 온라인상담, 찾아가는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

AD
무엇보다 상담지원센터의 역할은 단순한 고민 상담에 머물지 않는다. 정서와 성격, 진로, 또래 및 가족 관계, 학교 부적응,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청소년기의 복합적인 문제를 폭넓게 다루며, 심리검사를 통해 자기 이해를 돕고 필요할 경우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한다. 특히 청소년전화 1388을 통한 24시간 상담은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같은 공간에서 운영되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의 기능도 눈길을 끈다.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심리·정서 지원, 검정고시 대비 학습, 학업복귀, 진로·직업교육, 자립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단순한 보호를 넘어 학업과 사회 진입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번 이전의 의미는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거리의 단축'에 있다. 기존에는 예산터미널에서 25분가량 이동해야 했지만, 현재는 도보 5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상담지원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상담기관은 존재만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며 "필요할 때 주저 없이 갈 수 있는 거리 안에 있어야 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의 핵심은 '사회와의 연결'

이러한 변화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2025년 기준 예산지역에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73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센터 지원과 연결되는 경우는 그보다 훨씬 적다. 도움이 필요함에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한 채 제도 밖에 머무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민희 팀장은 "도움이 필요해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한 채 숨어 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직접 찾아와야 지원이 가능한 구조에서는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검정고시 대비 학습과 멘토링, 입시설명회, 면접 준비까지 지원하며, 교통카드와 '세상소통카드'를 통해 월 5만 원 상당의 생활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은 성과 중심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상담지원센터 이현주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의 중단 이유는 학업, 관계, 정서 문제 등 매우 다양하다"며 "센터는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드러난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다 시험을 앞두고 부담을 느껴 중단하는 경우도 있고, 제과제빵 등 원하는 분야를 배우고 싶어도 비용 문제로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도 있다. 센터는 배움카드 연계 등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지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이전은 청소년 지원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예산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상담과 복지, 학업지원 기능을 한 공간에 모아 청소년들이 한 번의 방문으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담지원팀과 청소년안전망팀, 청소년동반자, 학교밖청소년지원팀 등 총 9명의 인력이 청소년들의 상담과 학습, 자립을 돕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센터가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했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아니라 예산군 청소년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안전한 거점이 되는 것이다.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김민희 팀장은 이전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된 것을 꼽았다. 또한 "이전에는 상담이나 검정고시 지원이 끝나면 아이들이 바로 돌아가야 했다"며 "지금은 잠시 머물다 쉬거나 활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센터는 검정고시를 마친 청소년들이 곧바로 귀가하지 않고 공예 활동이나 소규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어 김 팀장은 "센터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보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센터에 와서 밥도 먹고, 쉬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다시 움직일 힘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지원센터 이현주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의 핵심을 '사회와의 연결'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 중단 이유는 학업 문제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며 "또래 관계, 정서 문제, 가정환경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검정고시 준비나 자격증 취득 같은 성과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며 "도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제 직업체험으로까지 이어지는 경험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가 있다'는 메시지 전하고 싶다"

 충남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직원들이 청소년 상담과 학업·자립 지원 강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센터장을 비롯해 상담지원팀, 청소년안전망팀, 청소년동반자, 학교밖청소년지원팀 등 총 9명의 인력이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충남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직원들이 청소년 상담과 학업·자립 지원 강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센터장을 비롯해 상담지원팀, 청소년안전망팀, 청소년동반자, 학교밖청소년지원팀 등 총 9명의 인력이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 김정아

"센터는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안전망입니다."

결국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다. 힘들 때 걸어서 갈 수 있는 곳, 잠시 머물러도 괜찮은 자리, 힘들때 울타리가 되어주는 공간이다.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청소년 지원의 방향을 '관리'에서 '관계'로 바꾸는 변화의 시작이었다. 센터의 변화는 단순히 공간 이전에 그치지 않는다.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이전 이후 상담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예방 교육과 부모 교육으로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청소년의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센터는 오는 5월 19일과 26일, 6월 2일,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3회 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가족 내 소통과 관계의 문제로 바라보고, 보호자가 자녀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청소년 지원의 범위를 당사자에게만 한정하지 않고 보호자 교육까지 확장해, 가정 안에서부터 회복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산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조수경 센터장은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만 오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편하게 머무는 공간이 있어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다리를 놓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청소년과 학부모 모두가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눈에 띄는 위치는 아니더라도,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여기에 우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여성가족부 공모사업을 통해 '달빛옥상 자유공간'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 누구나 자유롭게 쉬고 소통하며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충남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청소년안전망팀#상담지원팀#달빛옥상자유공간조성도추진#학부모대상교육프로그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국의 사회·문화·정치·교육 현장의 변화를 기록하며,삶을 담아내는 이야기를 씁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