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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24 11:36최종 업데이트 26.04.24 13:50

고진수와 서아무개 열사... 새로운 세상은 왔는가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 구속 규탄 및 석방 촉구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 구속 규탄 및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 구속 규탄 및 석방 촉구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 구속 규탄 및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2026년 4월 17일, 세종호텔 해고자 고진수씨가 구속됐다. 서울교육청이 해고한 노동자의 활동에 연대하러 갔다가 연행됐다. 고 지부장은 12명의 연행자 중 유일하게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고 지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그에게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고 지부장은 세종호텔 해고 철회 및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336일의 고공농성을 했다.

2026년 4월 20일, 화물연대 서아무개 조합원이 사망했다. CU BGF에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대체 차량을 막다가, 대체 차량에 깔렸다. 서아무개 조합원은 윤석열씨를 향한 퇴진 광장에서 시민에게 함께 싸우자는 취지로 피켓을 들기도 했었다. 고진수 지부장과 서아무개 조합원은 새로운 세상을 바랐고 새로운 대통령을 바랐다. 새 정권 아래서, 두 사람을 어떻게 됐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세종호텔 앞 10m 철탑 위에서 고진수 지부장은 노래했다. 새로운 세상을 바라며, 윤석열과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바라며 노래하고, 둥! 둥! 둥! 북을 쳤다. 북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팔뚝질했다. 336일의 고공농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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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7번!'

고진수 지부장은 지금 '2287번'으로 불린다. 서울남부구치소에 있다. 하루에 딱 10분의 면회만 허용되는 감옥에 갇혔다. 하늘 감옥에서 지상의 감옥으로 이동했다. 윤석열은 사라졌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됐으나 고진수 지부장은 감옥에 갇혔다.

'화물연대가 앞장서겠습니다! 화물연대는 윤석열 정권에서 가장 먼저 탄압받고 처벌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왔습니다.''

고 서아무개 화물노동자 탄핵 집회 손편지 고 서아무개 조합원이 지난 윤석열 탄핵 집회 시 썼던 손 편지이다.
고 서아무개 화물노동자 탄핵 집회 손편지고 서아무개 조합원이 지난 윤석열 탄핵 집회 시 썼던 손 편지이다. ⓒ 공공운수노조

탄핵집회가 열리던 광장에서 화물노동자였던 서아무개 조합원은 두 손에 종이를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화물연대를 업무개시명령으로 탄압한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싶었다. 노조 탄압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안전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대우받고 싶었다.

그런데, 하얀 천이 서아무개 열사를 덮었다. 지난 4월 20일, 서아무개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소망처럼 정권이 바뀌었는데 그는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하다 대체 차량에 깔려 숨졌다. 노조 측은 이 비극의 원인으로 '원청의 교섭회피'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지목한다. 사측, 그리고 이 정권 또한 서아무개 열사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서아무개 열사가 바란 민주시민이 민주공화국에 사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은 듯하다.

고진수와 서아무개 열사는 세상이 바뀌길 바랐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최소한 윤석열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부에서 고진수 지부장은 표적이 되어 갇혔고, 서아무개 열사는 세상을 떠났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으나 노동자의 세상은 여전히 계엄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를 향한 계엄. 탄압하지 않을 테니 노동운동을 열심히 하라지만, 실제론 앞장선 노동자들이 갇히고 또 죽는다. 우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훈씨는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이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조직차장입니다.


#세종호텔#화물연대#노동조합#열사#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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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lh970703) 내방

반갑습니다. '어렵다고 안 할 것인가'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살고 있는 이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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