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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이해옥씨의 사촌 언니 여국화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유가족 심정을 조금만 헤아렸어도 그런 판결을 못 내렸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이해옥씨의 사촌 언니 여국화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유가족 심정을 조금만 헤아렸어도 그런 판결을 못 내렸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 전선정

"재판장님, 우리 지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 아이 팔·다리도 없이 장례도 제대로 못 치렀어요. 저희는 이 재판 다니면서 유해 수습해달라고 하고 있어요. 아이 24년 열심히 키웠고, 한국에 와서 이렇게 죽었는데 너무하지 않습니까?"

"사체 온전치 못하게, 억울하게 일하다가 죽었는데 4년이 뭡니까. 4년이! 조금이라도 우리 유가족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4년이라는 판결 못 내렸습니다."

23명이 사망한 아리셀 참사의 '총 책임자'로서 법정에 선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1심 징역 15년형)한 항소심 재판부를 향해 각각 딸과 동생을 잃은 이순희·여국화씨가 이렇게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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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신현일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아리셀의 사업총괄책임자로 판단한다"라면서도 "비상구 설치 의무·비상통로 유지 의무는 없다. 피해자 유족들 전원에게 피해를 변제하고 합의했다"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중언(박순관의 아들) 아리셀 운영총괄본부장에게도 1심 징역 15년형에서 대폭 감형된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가슴 치고, 이마 부여잡은 유가족... "중처법 위헌 선언이나 마찬가지 판결"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이해옥씨의 사촌 언니 여국화씨, 고 엄정정씨의 어머니 이순희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 이후 법원 앞에서 주저앉아 울분을 토하고 있다.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이해옥씨의 사촌 언니 여국화씨, 고 엄정정씨의 어머니 이순희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 이후 법원 앞에서 주저앉아 울분을 토하고 있다. ⓒ 전선정

재판부는 선고 이후 방청객 일부가 가슴을 치고 이마를 부여잡으며 "우리 가족 살려내라", "왜 이것밖에 안 됩니까", "23명이 죽었다"라고 울분을 토해내자, "모두 퇴정한 후 감치를 고려하겠다"라며 유가족들을 불러모았다. 감치는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등 우려가 있는 사람을 법원 직권으로 구금하는 제도다.

이후 신현일 부장판사는 발언자들이 유가족임을 확인한 뒤 "선고에 방해가 있었다면 감치 재판을 할 수도 있지만, 유족분들의 슬픔을 생각해서 감치 등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법정에서 어떤 말씀을 하셔도 한 마디도 보태거나 대응을 하지 않겠다. 제가 할 말은 판결문에서 모두 다 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 앞에 앉은 유가족(3명)들은 "너무 억울하다", "재판장님! 23명을 죽여놓고 4년이 뭐냐고요! 한국법이 이래요?"라며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높였다. 피해자·유가족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신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덕수)가 "이제 마치겠다"라며 퇴정하는 재판부를 향해 "유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시는 판결"이라고 말하자, 다시 돌아온 신 부장판사는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제 면전에 이야기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이에 신 변호사가 "유족들이 합의한 경위·아리셀이 지급한 금원의 성격 및 크기를 고려할 때 합의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정도 규모 사건에서 징역형 4년이 나오면, 어떤 면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위헌이라고 선언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준 것"이라고 말하자, 재판부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한 후 퇴정했다.

"합의가 감경 사유? 양형 부당...상고심에서 바로 잡혀야"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신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덕수)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사실상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신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덕수)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사실상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전선정

유가족을 비롯한 아리셀대책위는 항소심 선고 이후 수원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망자들의 상처를 갈기갈기 찢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참사가 발생한 공장 3동 2층에 비상구 및 비상통로 설치·유지·이용의무가 없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비상구와 비상통로 위치만 알았더라도, 모두 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비상구 위치를 알았던 정규직은 모두 살았다"라며 "외국인 노동자, 파견노동자들은 그마저도 알지 못해 구석에 몰려 모두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면 중처법은 대체 왜 있는 것이냐"라고 직격했다.

더해 "지금까지 중처법이 작동하지 않은 건 너무 낮은 형량 때문인데, (이번 판결이) 법원의 이런 경향의 정점을 찍은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편협한 시각으로 명확성 원칙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국민 정서에도 전혀 와닿지 않은 판결"이라고 짚었다.

또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가 '합의'를 양형 이유에 적극 고려한 부분에 대해서도 "형사 판결이 언제 확정될지 모르고, 당장 생계가 막막해 형사가 아닌 민사에 대해서만 합의한 유족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합의를 이 사건의 양형 사유로 참작해, 징역 4년형을 내리면 제가 회장이라도 (참사) 관리책에 돈 쓰지 않고 유족들과 합의할 것이다"라며 "합의 안 하면 공탁하겠다고 한다. 유족들은 그런 과정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린다"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이 판결이 그런 현실을 공고화시켰다"라며 "양형 부당이고, 법리적 오해가 있다. 이 부분은 반드시 상고심에서 바로잡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한웅 아리셀 대책위 공동대표는 "오늘 재판부는 스물세분의 영혼을 팔아먹었다. 이런 식으로 재판하면 어느 회사·사장·대표가 겁을 내겠냐"라며 "여전히 대한민국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세월호·이태원·오송·제주항공 여객기·대전 안전공업 참사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양 대표는 "아까 유족들이 '내 자식이, 내 남편이, 다리와 팔이 없는 상태로 입관했다'라고 했는데, 사실이다"라며 "가족들은 (유골을 찾기 위해) 소방·경찰·경기도에 이야기했지만, 위험지역이라 못 들어간다고 했고, 투쟁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가족들이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유골을 찾아 달라고 했는데, 얼마 전 돌아온 대답이 굉장히 미온적이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 자리에서 요구한다. 곧 아리셀 참사 2주기가 되는데, 그 전에 반드시 우리 가족들 유해 수습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엄정정씨의 어머니 이순희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너무 억울하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고 엄정정씨의 어머니 이순희씨가 22일 오후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징역형(15년)을 대폭 감형한 항소심 선고(징역 4년)에 "너무 억울하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 전선정

고 엄정정씨 어머니 이순희씨와 고 이해옥씨 언니 여국화씨도 이 자리에서 각각 "이주노동자들이 죽었다고 이런 판단을 낸 것이냐", "유가족 심정을 조금만 헤아렸어도 그런 판결을 못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와 여씨의 발언 전문이다.

"너무 억울해서 말이 안 나와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우리가 돈이 없고, 권리가 없어서 이런 판결을 내리는 건가요? 너무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내가 죽어서 우리 딸을 보러 못 가겠어요. 맨날 집에 불쑥 들어올 것 같고, 길거리에서 '엄마'라고 부르는 거 같아서 매일 사는 게 힘든데 이거 우리 보고 죽으라는 것과 똑같지 않나요? 팔다리 없이 몸뚱이로만 장례를 치렀어요. 이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어떻게 4년을... (희생자가) 23명이에요. 23명." - 고 엄정정씨 어머니 이순희씨

"내 동생은 이달 18일에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축하한다는 말도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판결에 고작 4년이라니. 한국의 법이 너무 약해요. 그러니까 죄인들이 자꾸 죄를 짓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 동생도 사체가 온전치 못합니다. 팔다리가 없습니다. 제 동생은 8살 난 아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나중에 엄마 찾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자녀도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우리 유가족 심정을 조금만 헤아렸어도 그런 판결을 못 내렸을 겁니다. 저는 끝까지 꼭 싸울 겁니다. - 고 이해옥씨 언니 여국화씨

아리셀 참사는 2024년 6월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에서 화재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23명이 숨졌다. 지난해 9월 23일 이 사건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고권홍 부장판사)는 "합의하면 선처를 받는 악순환을 뿌리뽑아야 한다", "아리셀 참사는 예고된 인재"라며 박 대표에 중처법 시행 이후 최고형에 해당하는 징역 1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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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아리셀 대표 '악' 소리 내게 만든 판결문...그 속에 담긴 양형 이유 https://omn.kr/2fhuw
"바지사장" 주장 아리셀 대표 꾸짖은 법원 "중처법 모면? 설득력 없다" https://omn.kr/2ffj0

#산업재해시민#아리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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