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공사는 친환경 용수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다. ⓒ 농어촌공사
충남 서산 간월호 수상태양광 사업을 둘러싸고 지역 환경단체와 사업 추진 측의 의견 차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검증되지 않은 실험을 천수만에 강요하지 말라"라며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설치 면적을 제한하고 철새 보전 사업과 주민참여형 소득 구조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간월호 수상태양광 사업은 500MW 규모이며, 2026년 4월 현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 공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성명에서 천수만과 간월호를 단순한 개발 가능 수면이 아니라 철새 이동과 서식이 이뤄지는 생태적으로 민감한 공간으로 규정했다. 특히 흑두루미와 황새 등 보호 가치가 큰 조류가 찾는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사업 추진에 앞서 조류 이용 패턴과 이동 경로, 서식 밀도, 수질 변화 등에 대한 장기적이고 정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월호처럼 민감한 수역에 대규모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은 별도의 검증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사업 정당화 절차가 아니라 사업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류 충돌과 회피 행동, 계절별 이용 변화, 동일 권역 내 누적 영향 등이 충분히 조사되지 않는다면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해 별도의 환경성평가 협의 지침을 두고 있어, 실제 쟁점은 평가의 유무보다 어떤 범위와 기간으로 조류·수질·누적 영향을 검토할 것인가에 가깝다.
반면 농어촌공사 측은 환경단체의 우려에 대해 사업이 생태 보전과 양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사 관계자는 "간월호 수상태양광은 만수면적의 20% 범위 내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철새도래지라는 점을 고려해 모래톱 조성사업뿐 아니라 철새 먹이주기, 볏짚 존치 등 철새 관련 보존 활동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농업용수 공급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주민이 참여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인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배경에는 농어촌공사의 재원 논리도 깔려 있다. 공사는 농업용수 관리와 수리시설 유지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수지와 담수호를 활용한 수상태양광 확대를 통해 부족 재원을 보완하고 이를 주민 이익공유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2026년 4월 공사 설명에 따르면 농업용수 관리 적정 예산은 연 6630억 원 수준이지만 실제 가용 재원은 4358억 원 정도로, 매년 2000억 원 안팎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는 이런 재원 공백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3GW 확대 방침을 제시했다.
지역에선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구조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앞서 주민 측은 간월호 수상태양광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며 주민 2167명의 동의서를 농어촌공사에 전달했고, 공사 측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제3자 제안 공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 동의 규모가 곧바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뜻하는지, 반대 주민이나 영농인, 환경단체의 의견은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것인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로 꼽힌다.
결국 간월호 수상태양광 논란의 핵심은 재생에너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보다, 공공수역인 간월호에 대규모 발전시설을 어떤 검증과 합의 절차를 거쳐 설치할 것인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 측이 내세우는 재원 확보와 주민 소득, 철새 보전 대책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되는지, 환경단체가 요구하는 장기 조사와 누적영향 평가가 향후 절차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사업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