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물속에 묻어라. 새만금물막이 공사 중단하라!"
2006년 3월 새만금 대법원 판결 이후 새만금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 강행 현장에서 새만금 어민들이 외치던 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 생생하다.

▲어민 해상 시위2006년 4월, 새만금 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현장에서 공사를 막는 새만금 어민과 경찰이 대차하고 있다. ⓒ 오종환 제공
20년 전 2006년 4월 21은 환경을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큰 아픔을 준 날이다. 이날은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날이었다. 1991년 11월 부안군 대항리에서 시작한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는 15년이 걸려서야 끝났다. 직선으로 둑만 쌓는데 15년이나 걸린 것이다.
15년이나 걸린 것은, 새만금 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늘어났고 재판 때문에 건설이 미루어졌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에 대한 환경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민간공동조사기구가 꾸려졌으나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면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
결국 새만금 방조제 건설 문제는 법원의 판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2006년 3월 16일 대법원에서 매립면허 취소 행정소송이 원고(정부) 승소로 끝나 새만금방조제 공사는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대법관 13명 중 김영란과 박시환 대법관만 반대 의견이었고 다른 대법관들은 찬성의견이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새만금은 미래식량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국책사업이고 수질 개선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농지 확보라는 정부 측 토지이용 계획은 대법원 판결 이후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는 새만금 토지 이용계획에서 농지 100%를 70%로 줄이고 30%를 산업, 관광도시 용도로 전용하였다. 그 후 이명박 정부에서 농지는 30%, 산업 관광 도시 70%로 완전히 바뀌었다.
결국 새만금갯벌을 식량확보차원에서 매립한다는 말은 사실상 거짓말이 되었고 이를 근거로 판결을 내린 대법원은 환경문제에 커다란 짐을 지운 셈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돌고 있음에도, '벼농사를 짓겠다'고 서울의 3분지 2나 되는 드넓은 갯벌을 없애겠다는 정부 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알고 있었다. 새만금 사업이 농지조성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을. 당시 유종근 전북지사는 새만금에 세계 최대 골프장을 건설하고 복합레저단지를 유치한다느니 하는 장밋빛 환상을 말했었다. 개발 계획을 향한 그들의 말들은 새만금을 농업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쓰려는 흑심이 있었음을 의심하게 한다. 이런 사안을 모를 리 없는 대법원도 농지확보에 필요하다며 정부 손을 들어줬다. 단군이래 최대 환경 파괴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본다.
갯벌을 땅으로 바꾸는 토목공사를 일으키려는 정부와 전북소외론으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과 지역발전의 기대를 갖고 있던 일부 전북도민들과 법원의 합심으로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끝나게 된 것이다.
어떻든 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공사를 강행 할 수 있는 법적인 무기를 얻었으니 끝 물막이 공사 구간 2.7km는 빠르게 연결되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덤프트럭 같은 육상장비와 바지선 등 해상장비를 동원하여 바다에 흙과 바위를 쏟아 부었고, 4월 21일 마침내 방조제는 연결되었다. 그날 새만금 방조제 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환호를 했지만 새만금 어민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려야했다.
변화하는 갯벌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나서 갯벌은 어떻게 변했을까?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자 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끊어져서 갯벌은 말라갔다. 아래 사진은 2006년 5월에 찍은 계화도 갯벌 사진인데 물이 없어 갯골은 말랐고 갯벌에 차가 다닐 정도로 단단해졌다.
조개 대량 폐사는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넓은 새만금갯벌위로 조개들이 죽어서 갯벌을 하얗게 덮었다.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자 조개가 물을 찾아 갯벌 위로 올라왔다가 말라 죽었다. 엄청난 대량학살이었다. 지금도 새만금 맨땅에는 이때 죽은 조개의 껍데기가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개죽음방수제가 완공되자 바닷물이 들어 오지 않아 새만금 갯벌에 살던 많은 생물이 죽었다. 죽어서 갯벌에 드러난 조개껍데기. ⓒ 김교진
조개와 게, 갯지렁이 등 저서생물만 죽은 것이 아니다. 갯벌에서 조개나 갯지렁이를 먹고 사는 도요새와 물떼새의 숫자도 급감했다. 도요새, 물떼새는 봄이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출발하여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날아서 새만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힘을 얻어서 시베리아나 알래스카로 날아가는 새들이다. 가을에는 같은 경로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돌아간다.
한국의 새만금 갯벌이 이동성 조류에게는 꼭 필요한 먹이터 이었는데 없어졌으니 새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서 새만금에 오는 도요새 물떼새 숫자가 약 80% 줄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조사에 의하면 새만금에 오는 도요물떼새는 2006년 약 17만 마리였으나 2008년 약 3만 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도요새무리방조제 완공 후 새만금갯벌에 오던 철새 숫자가 급감했다. 하늘을 덮던 새의 군무를 볼 수 없게되었다. 가끔 이렇게 작은 규모의 새들이 날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다. ⓒ 김교진
어민들의 피해도 컸다. 수천 명에 달하는 새만금 어민들이 직장을 빼앗겼다. 어민들은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호미나 갯벌을 긁는 그레로 조개를 잡는 맨손어업을 하는 어민들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이십 년 전엔 하루에 몇 시간 만 일해도 7~8 만원을 벌었는데 갑자기 돈벌이를 못하게 되었으니 경제적 충격이 컸다.
방조제 연결 후 군산 김제 부안의 수산업은 붕괴했다. 방조제 안에서 모든 어업은 불법이 되었다. 맨손 어업 하는 여성들은 갯벌을 떠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거나 식당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북 어업 추정 손실액 16조 원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전북의 어업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했다. 새만금상시해수유통전북서명운동본부가 2024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북지역 어업 생산량은 총 6만 7126톤 이었다. 이는 새만금 방조제 착공 직전인 1991년(13만4819톤) 대비 무려 50%(6만7693톤) 감소한 수치다. 동기간 전체적인 어업 손실 량은 약 307만 2308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 손실액은 전년도 기준 톤당 단가로 환산시 약 16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어업 생산량 감소 뿐 아니라 새만금 지역에 있던 많은 횟집과 식당, 수산물가공업체, 납품업체 등 연관 사업장이 폐업했다. 20년 동안 전북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새만금 사업으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경우도 있다. 군산시 하제 마을은 바로 옆에 미군비행장이 있다. 매일 전투기 소음에 시달리면서도 수십 년을 살았는데 새만금갯벌이 없어지니 어업으로 번성하던 마을도 없어졌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국방부가 미군부대 확장을 위해 하제마을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2007년 아직 새만금에서 조개잡이를 할 수 있을 때 하제포구에서 배에서 조개를 지게로 져서 내리는 모습이다. 인부가 지게로 조개를 쏟아 부으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조개를 깠다. 조개를 잡고 조개를 까고 이를 팔아 자식들 교육시키고 먹고 살았는데 어업을 못하니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하제조개군산 하제 포구에서 인부들이 배에서 조개를 지게에 지고 내리고 있다. 조개를 선별장에 쏟아 부으면 부녀자들이 선별하고 까서 살을 빼낸다. ⓒ 김교진
다음 사진은 하제 포구가 메말라서 배가 땅에 정박하게 된 모습이다. 또 다음 사진은 하제 포구를 없애고 수로만 남겨둔 모습이다.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살기 좋았던 하제 마을과 포구는 없어지고 지금은 부서진 집터만 남아있다.
하제 마을 사람들은 일자리를 뺏기고 살던 집도 철거되어 다른 곳에서 살게 되었다. 정부지원은 적었다. 보상비 받아도 다른 곳에 땅사고 집짓는 비용이 안 되어서 빚을 내야 했다고 이주민들은 말했다.

▲하제포구 변화방조제 완공후 군산 하제 포구 모습. 번성하던 하제 포구에 물길이 막혀 배가 땅위로 올라와 있다. 옛 포구에는 경관 공사를 해서 둔치를 만들었다. 어민들은 새로운 선착장을 만들어 배를 대고 있으나 새만금호수에 잡을 만한 물고기가 없다고 말한다 ⓒ 김교진
소먹이나 재배하는 새만금 농지 실태
새만금의 농업 생산량은 늘었을까? 새만금에서는 20년 동안 쌀 한 톨 생산한 적이 없다. 갯벌을 논으로 만들면 밑에 있던 소금기가 계속 올라와서 작물이 말라 죽는다. 새만금 땅은 아직도 소금기가 많아서 논농사나 식량작물 재배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염분에 강한 갈대와 사료작물을 심고 있다. 가을이면 벼 수확하듯이 트랙터로 갈대를 자르고 소의 사료로 만들기 위해 비닐에 감아 세워놓는다. 마치 논에서 볏짚을 말아 놓은 모습이다.
새만금에서 쌀농사를 지으려면 아직도 몇 십 년은 걸린다는 전망이 있다. 쌀 재배를 하겠다며 갯벌을 망쳐놓고 정작 쌀은 생산도 못하고 소를 먹이는 사료 작물만 심고 있는 것이 새만금 농사의 현실이다.

▲수라갯벌 전경군산시 화산에서 바라본 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의 모습. 갈대와 염생식물 등 초본이 자라고 있고 물과 염분에 강한 버드나무가 곳곳에 자라고 있다. ⓒ 김교진
4조원 들였지만 실패한 수질개선
새만금 방조제 막힌 지 20년, 새만금 호수 수질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어 밑바닥은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매년 새만금 호수 수질과 바닥 저서생물을 조사하는데 뻘흙은 검게 썩었고 냄새가 심하게 난다.
정부는 새만금 수질 개선에 4조 원을 투입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2023년 정부는 담수화를 포기하고 부분적인 해수유통을 해서 수질개선을 꾀하고 있으나 전면적인 해수유통이 아니면 물이 맑아질 수 없다.

▲오염된 새만금호수새만금 바닥의 뻘흙을 건져 올려 보면 까맣게 썩어 있다. 이런 흙에서는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다. 날이 더우면 새만금 호수 표면에 녹조가 끼어 있다. ⓒ 김교진
새만금호수의 담수화가 안 되면 농사도 안 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도 못 짓고 공장을 제대로 돌리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시화호 사례를 들어 새만금 수질악화를 경고했으나 정부는 무시했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무시하고 과학기술 발전에만 기대했으나 그런 기술은 아직 없다. 인간의 오만함은 자연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새만금 사업에 대해 더 이상 희망고문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말했다. 20년 동안 새만금 갯벌을 어떻게 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진 것이 없었다. 새만금 토지 이용 계획은 정부가 들어 설 때마다 달라졌다. 그저 매립하고 나면 무엇에 쓰던 쓰겠지 하며 남북도로, 동서횡단도로 건설과 매립등 토목공사만 해왔다. 현재 새만금 사업 완성 예상 시점은 당초 2004년에서 2050년으로 늘어났다. 1991년 처음 공사 시작하여 60년이나 지나야 완성되는 사업이 되었고 예산은 5조에서 22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갯벌마름왼쪽 사진은 물이 들어오는 갯벌이고 오른쪽은 2006년 4월 방조제 완공후 한달만에 물이 들어오지 않아 말라 버린 갯벌의 모습이다. 조개들이 죽음을 예감하고 새끼인 종패를 많이 낳아 놨다. ⓒ 김교진
새만금갯벌을 자연으로 돌려주자
이제는 돈만 쏟아 부을게 아니라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지금 매립률이 약 50%이니, 매립 안 된 50%는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50%만 개발해도 엄청난 넓이의 땅을 갖게 되는 것이다. 50%가 자연으로 돌아가 갯벌이 복원되면 조개, 게, 짱뚱어, 낙지, 전어, 상괭이가 살아나서 전북 어업이 살고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검은머리물떼새, 참수리 등 멸종위기종이 돌아와서 국제적으로도 자연을 지키는 나라라는 평판을 얻게 된다. 또한 전 국민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해서 관광수입도 증가하니 이는 공장 몇 개 더 짓는 것보다 현명한 일이다.
20년 동안 내가 본 가장 큰 풍경변화는 군산쪽 새만금산업단지에 들어선 이차전지 공장들이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 후 15년이 지나도 산업단지에 들어오려는 업체가 없어서 공장만 세우면 각종 특혜를 주겠다고 해서 들어온 공장이 이차전지업체인데, 이차전지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오염 발생이 많은 산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 투자를 하겠다고 해서 개발론자들은 경사 났다고 기대가 크지만 현대자동차는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을 쓰려고 하고 있다. 투자 금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I데이터센터는 사람을 적게 쓰는 시설이다. 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환영하는 게 아니라 규제를 하고 있다. 소음과 전자기파 발생, 전기와 물을 과다 사용하는 게 문제이다. 그래서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새만금에 건설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가 새만금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전라북도 고용을 높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나서 20년 동안, 정부와 정치인들은 여전히 새만금을 선거에 이용하였고 토건업자들은 수십 년 먹을거리를 얻었다. 앞으로도 헛된 희망을 주어 국민을 고문할 것이다. "단군이래. 최대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 새만금이 동북아 경제 중심이 될 것이다"라는 희망고문을 앞으로도 열심히 주입시켜 이익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20년 동안 얻은 게 없고 세금만 쏟아 부은 새만금 사업을 이대로 놔두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 말처럼 희망고문은 그만하고 적당한 선에서 멈추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국민 혈세를 계속 쏟아 붓는 낭비적인 새만금 개발 말고 자연을 지키고 사람을 살리는 새만금이 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 SNS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