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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소리다. 윙윙윙, 나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벌이다. 이렇게 집단으로 모여 노래하듯 나는 소리를 들어본 게 얼마만인가. 한편으로는 마음이 저릿해진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 평범한 소리가 더없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꽃과 벌 ⓒ 진재중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사과꽃 향기를 따라 부지런히 달려온 듯하다. 작은 몸으로 꽃과 꽃 사이를 오가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절을 이어가고 있다.
그 꽃은 아름답다. 막 봉우리를 맺으며 분홍빛을 띠기 시작한 꽃잎은 하얀색과 어우러져 은은한 색을 만든다. 점심시간에 우연히 마주한 이 풍경은 괜히 더 따뜻하고 즐겁게 느껴진다. 벌들의 날갯짓과 꽃향기가 어우러져, 봄이 눈앞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듯하다.

▲벌 ⓒ 진재중

▲꽃 3 ⓒ 진재중
하지만 바로 옆 배나무 꽃에는 벌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향기를 내지 않은 걸까, 아니면 향이 덜한 걸까. 같은 햇살 아래 피어 있으면서도 한쪽은 소리를 부르고, 다른 한쪽은 조용히 머문다.

▲꽃6 ⓒ 진재중

▲배꽃 ⓒ 진재중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 오후만큼은, 조용한 배꽃보다 벌들을 불러 모으는 사과나무가 되어보고 싶다고.

▲꽃 4 ⓒ 진재중

▲꽃5 ⓒ 진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