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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지퍼백을 대중소 크기별로 사둔다. 대파와 청양고추 등을 썰어 냉동실에 보관할 때도 사용하고, 나물을 삶아서 적당한 양으로 나눠서 냉동실에 보관할 때도 사용한다. 채소를 사용하고 남은 것도 지퍼백에 담아서 냉장실에 보관한다. 이것 외에도 지퍼백은 우리 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어느 날 채소를 사용하고 남아서 보관하려고 찾아보니 지퍼백이 없다. 우리 집 해결사는 남편이기에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속마음은 남편이 집 앞 마트에 달려가서 지퍼백을 사다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여보, 우리 집에 지퍼백이 없네요. 많이 사둔 것 같은데 다 썼나 봐요."
"왜요. 뭐 보관할 게 있는 거예요."
"당근과 양파를 사용하고 남아서 지퍼백에 넣어서 보관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남편이 지퍼백을 사 오지 않으면 커다란 밀폐용기에 넣어서 보관해야 하나 고민하였다. 당근과 양파는 두께가 있어서 작은 밀폐용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작게 잘라서 넣어도 되는데 자르면 쉬 망가져서 통째로 보관하는 편이다.
우리 집 해결사 남편
남은 당근과 양파를 보관할 용기를 찾고 있는데 남편이 짠~ 하고 비닐 팩을 가져왔다. 그런데 비닐 팩 끝에 뭐가 달려있었다.
"여보, 이거 어때요?"
"어머, 비닐 팩 끝에 지퍼를 달았군요."
"지퍼백을 버리기 전에 잘라서 비닐 팩 끝에 끼워주면 지퍼백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정말 지퍼백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비닐 팩에 지퍼를 끼우니 지퍼가 잘 잠겨서 신기했다. 요즘 우리 집에서는 지퍼가 달린 봉지를 그냥 버리지 않는다.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지퍼백이 있었다. 사용하고 버리는 지퍼백이나 마스크 봉지, 과자 봉지, 약봉지, 잡곡 담은 봉지 등 끝부분에 지퍼가 달린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런 비닐봉지를 버리기 전에 끝부분 지퍼를 잘라서 모아 둔다. 크기가 달라서 보관할 양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약봉지와 마스크 봉지에서 잘라낸 지퍼 ⓒ 유영숙

▲자른 지퍼를 비닐 팩에 고정한다. ⓒ 유영숙
자른 지퍼는 통 하나에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비닐 팩에 끼워서 사용한다. 주로 사용하고 남은 음식 재료를 보관한다. 지퍼백은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다. 한 번 쓰고 버리기는 아까운데 그렇다고 사용한 것을 재사용하기도 꺼림칙하다.
이럴 땐 자른 지퍼를 비닐 팩에 끼워서 사용하면 새 지퍼백이 된다. 비닐 팩을 그냥 묶어서 사용하는 것보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아서 위생적이고 안전하다. 지난주에도 쑥국을 끓이려고 쑥을 사 와서 씻었는데 그날 저녁에 갑자기 일이 생겼다. 남편과 외출하게 되어서 쑥국을 끓이지 못했다. 씻어놓은 쑥을 보관할 때도 비닐 팩에 지퍼를 끼워서 사용하였다. 물이 새지 않아서 안성맞춤이다.

▲비닐 팩에 재 사용하는 지퍼들사용하고 남은 채소 등을 비닐 팩에 담고 자른 지퍼를 끼워 지퍼백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유영숙
반짝반짝 빛나는 남편의 아이디어
남편의 아이디어는 끝이 없다. 지퍼백 아이디어로 요즘 비닐봉지를 버릴 때 지퍼백인지를 꼭 확인한다. 지퍼 모아 두는 통에 가지각색 지퍼가 쌓였다. 비닐 지퍼는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고 재사용할 수 있어서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될 거다.
비닐 팩 사용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생활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이렇게라도 재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비닐 팩에 지퍼를 끼워서 재사용하는 요즈음 남편의 아이디어에 미소가 지어진다.

▲지퍼백에서 자른 다양한 크기의 지퍼들 ⓒ 유영숙
우리 집에서는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려고 투명 페트병은 모아서 늘 네프론(자원순환로봇)에 넣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몇 개는 사용한다고 남편이 따로 깨끗하게 씻어서 말리고 있다. 병뚜껑을 열고 며칠 세워두니 페트병이 물기 없이 잘 말랐다. 무슨 용도로 사용할까 궁금했는데 나보고 냉동실에 있는 고춧가루를 꺼내오라고 했다.
고춧가루는 작년 겨울에 김장하려고 주문했는데 김장하고 남은 것은 역시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 남편이 고춧가루를 작은 페트병에 나눠서 담아주었다. 페트병에 담긴 고춧가루는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오래 보관해도 변하지 않고, 필요할 때 페트병 하나만 꺼내서 사용하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퍼백에서 꺼내는 것보다 정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페트병에 옮겨 담은 고춧가루커다란 지퍼백에 담아둔 고춧가루를 작은 페트병에 나눠 담아서 검정 비닐에 넣어 냉동 보관하면 오래 보관해도 변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 유영숙
남편의 아이디어는 이게 끝이 아니다. 고춧가루는 음식에 따라서 굵은 고춧가루도 사용하고 고운 고춧가루도 사용한다. 김장할 때 사용한 고춧가루는 보통 굵기의 고춧가루다. 요리할 때 고운 고춧가루가 필요해서 남편에게 고운 고춧가루를 주문해야겠다고 말했더니 고춧가루를 믹서에 갈아서 고운 고춧가루로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은 고운 고춧가루를 따로 사서 사용했는데 집에 있는 고춧가루를 믹서에 갈아 고운 고춧가루로 만들 수 있음도 신선한 아이디어 같다.
믹서에 간 고운 고춧가루를 페트병에 넣어두니 그냥 눈으로 보아도 고운 고춧가루임을 알 수 있었다. 남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지퍼 비닐 팩도 발견하게 되었고, 고운 고춧가루도 사지 않게 되었다. 요즘 비싼 지퍼백 대신 재활용하는 지퍼로 지퍼 비닐 팩을 편리하게 사용한다. 남편은 이렇게 늘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일로 만든다.
우리 주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생활 아이디어는 늘 찾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찾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남편은 늘 우리 집 해결사 맥가이버다. 남편 덕분에 막혔던 일들을 늘 해결한다. 오늘도 나는 부엌에서 남편을 부른다. 그러면 남편이 달려와서 해결해 준다. 그런 남편이 참 든든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