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경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유은혜, 안민석, 성기선, 박효진 예비후보. ⓒ 이민선
일부 교육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수 성향 유권자를 제외한 채 경기도 교육감 민주·진보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하게 됐다. 정당 공천도 없는 교육감 후보를 뽑으면서 특정 정치 성향 유권자를 배제하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다.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아래 혁신연대) 관계자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후보 대리인단 회의 결과, 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 결정대로 보수 후보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혁신연대 선관위는 여론조사 대상을 진보·중도로 한정하기로 했는데, 이는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뽑는 선거이니 보수 성향 유권자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이에 혁신연대 소속 16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전체의 참여를 보장하기로 한 원칙을 임의로 뒤집은 명백한 주권자 참여 기회 봉쇄"라고 비판하며 운영위원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경선 참여 네 명 중 유은혜 후보 또한 "지난 교육감 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한 번도 취하지 않은 방식이고, 단일화 방식에도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교육 정치적 중립성·전문성 지키기 위함인데...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 후보를 선출하면서 보수 유권자를 제외하기로 한 결정이 유감스러운 이유는 먼저 정당 공천 없이 뽑는 교육감 선거 기본 정신(원칙)과 맞지 않아서다.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이유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즉, 교육이 당리당략에 휘둘리는 것을, 또한 교육 정책보다 이념 대립이 앞서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이어야 한다'는 교육감 후보 자격 규정(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24조)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보수와 진보로 교육감 후보가 나뉘는 것인데, 이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커다란 과제이지, 자포자기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일반화 할 문제는 아니다.
또한 보수 성향 유권자를 배제하자는 것은 "단일화 과정을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과정으로 만들어 간다"는 혁신연대 공동의 원칙 첫 조항과도 어긋난다. 보수 유권자 배제를 결정하면서 혁신연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 혁신연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공동 원칙은 있지만, 후보 대리인들이 합의를 못 해 선관위에 결정을 위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절차를 거쳐 결정했다는 것인데, 이는 원칙의 중요성을 간과한 판단이다.
보수 배제, 본선 경쟁력 제대로 가늠할 수 있을까
민주·진보 단일 후보를 뽑으면서 여론조사를 하는 이유는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기 위함인데, 보수 성향 유권자를 제외한다는 것은 이 목적과도 맞지 않다. 본선에서는 보수나 중도, 진보 또 자신의 정치 성향에 관심 없는 모든 시민이 투표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와 진보라는 개념 자체가 보편적 기준조차 모호한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큰 문제다. 진보당이나 정의당 지지자는 민주당부터 국민의힘까지 모두 보수 정당으로 분류하고, 민주당 지지자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보수로 분류한다.
남북문제, 경제문제, 교육 문제 등 사회 각 분야에 따른 분류 기준이 다르다. 남북문제에서는 대단히 진보적인 사람도 경제나 교육에서는 보수적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이니 굳이 나눈다면 교육 문제에 대한 진보와 보수 성향을 나눠야 할 것인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 복잡한 것을 도대체 여론조사 하면서 어떻게 정확하게 나누고 정리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정당인이 당원권까지 내려놓고 입후보해야 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로 굳이 나누려 하는 것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경기도 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 선출 방식은 여론조사 45%, 경선 선거인단 투표 55% 비율이다. 여론조사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경선인단 투표는 오는 19일~21일까지 진행해, 22일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발표한다는 게 혁신연대 계획이다.
예정대로 단일화가 진행된다면, 경기도민은 오는 22일 전체 경기도민이 아닌 특정 정치 성향 유권자 의사가 배제된 채 선출된 단일 후보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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