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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도서관' 관장이 한 교회가 운영하는 '경로대학 '점심을 한번 드셔 보시라고 권유했다. 도서관이 교회 부설기관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점심을 뿌리치기 어려워 내친김에 경로대학이 어떤 곳인지 몇 가지 물었다.

현재 경로대학 등록생이 200여 명이라는 말에 놀랐다. 대부분 인근에 사는 노인들이다.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들이 월등히 많다고 한다. 매주 화요일 경로대학이 열리는데, 매주 등교하는 노인은 대략 150명 정도라고 한다. 오전 10시 강당에 모여 잠깐 서로 개강 인사를 나누고 취미반 별로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보드게임, 맷돌체조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신자 중심의 성경 필사반도 있다.

개강 전 일찍 와서 체조 강사의 율동에 따라 춤추고 손뼉 치는 노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를 보는 지켜보는 사람들도 활력을 느낀다. 70대 이상 '노인 학생'들은 대학에서 배우기보다 사람 사귀는 재미로 다닌다고 한다. 5년째 경로대학을 다닌다는 한 어르신은 '여기만 오면 사는 기분'이라고 한다. 한 80대 할머니는 처음 보는 필자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를 청했다. 내 나이를 묻는 할머니께 맞추어보라고 했더니 거의 정확히 맞추었다.

이곳에 오면 70대가 후배, 80대가 선배들인데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다. 다들 비슷한 처지여서 만나면 동질감에 쉽게 친해진다고 한다. 보행기에 의지해 오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들은 일을 손에 놓은 60대부터 보행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곳에 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자기 속을 들어줄 상대가 있으니 화요일이면 옷을 단장하고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말이 나왔다.

 경로대학의 점심, 어르신들이 목넘김이 쉽도록 국을 꼭 제공하고 있다.
경로대학의 점심, 어르신들이 목넘김이 쉽도록 국을 꼭 제공하고 있다. ⓒ 이혁진

경로대학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곳에 가면 마음을 열고 걱정해 주고 공감해 주는 친근한 이웃이 있는 것이다. 경로대학은 단순히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노인들이 서로 안부와 건강을 기원하고 취미를 공유하는 마을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다.

경로대학 프로그램의 백미는 점심이다. 아침을 거르는 노인들이 많아 오전 11시부터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고 있었다. 목 넘기기 쉽게 국은 따로 꼭 준비한다고 한다. 필자도 오랜만에 배식하는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어르신들은 "점심이 집에서 먹는 음식 같다"며 좋아한다. 주방과 배식하는 사람 모두 자원봉사자들로 테이블을 돌며 반찬이 모자란 지 살펴주었다.

 경로당 가는 동네 골목에 핀 라일락꽃, 아버지는 라일락꽃 향기를 느낄 정도로 젊게 사신다
경로당 가는 동네 골목에 핀 라일락꽃, 아버지는 라일락꽃 향기를 느낄 정도로 젊게 사신다 ⓒ 이혁진

경로대학 이야기를 아버지께 전해드렸더니 "경로당에서 집에 오다가 라일락꽃 향기가 코를 찌르기에 꽃구경을 한참 하고 왔다"며 자랑하셨다. 이는 경로대학 학생들이 부럽다는 속마음의 표현이었다. 경로대학은 언젠가 나도 가야 할 곳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배우는 인생 지혜들은 나이를 잊어줄 듯싶다. 함께 식사했던 할머니는 "내주에도 올 거지" 하며 반가운 웃음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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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대학#작은도서관#점심#경로당#라일락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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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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