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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무래도 바다가 좋은 강릉이나 속초가 먼저 떠오르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설악산이나 태백산을 떠올리는 이도 많을 것이다. 강원도는 생각보다 아주 넓어서 다양한 풍경과 사람을 간직하고 있다.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대관령이 워낙 높아서 기후도 다르고, 사람들 말씨도 제법 많이 다르다. 그래서 영동과 영서는 여러 면에서 생각보다 멀리 떨어진 지역처럼 느껴진다.
영서에서 평생을 살다가 영동의 동해로 이사 온 지도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정년이 멀지 않은 나이에 바닷가 마을로 삶의 터전을 옮기니 주위에 까닭은 묻는 이들이 많다. 바다가 좋아서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하는데 정확하게는 바다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서였다. 그 가운데 바다를 보며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도 있다.
처음엔 양양이 목표였는데 인기가 좋은 지역이라 자리가 없어서 동해로 오게 되었다. 대한민국 어디나 그렇듯이 강원도에 있는 도시도 서울을 오가는 시간이 짧은 지역이 인기가 있다. 양양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덕분에 동해보다 수도권을 오가기 쉬워졌다. 서핑 성지로 뜨는 이유가 있다.

▲대진항 방파제 ⓒ 박영호

▲대진항 ⓒ 박영호
당연히 동해도 양양만큼 자전거 타기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동해는 넓이가 좁아서 바다와 접한 길이가 짧은데 그마저도 바다와 시내가 철길이나 해군부대 그리고 동해항으로 가로막혀 있다. 바다를 보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구간은 동해 소방서에서 망상 해변까지가 전부인데 묵호항부터 어달항까지는 관광객이 많아서 자전거를 즐기기엔 마땅치 않았다.
지난해엔 손가락도 크게 다쳐서 좀처럼 자전거를 못 타서 아쉬웠는데 요즘은 주말마다 새벽같이 일어나 자전거를 탄다. 관광객을 피하려고 해 뜰 무렵에 나서는데 경치도 훨씬 좋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다가 어제와 오늘은 망상 해변까지 다녀왔다. 집에서 망상한옥마을까지 거리는 14km쯤 되는데, 방파제도 둘러보고 샛길로 빠져서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다녀오면 세 시간 가까이 걸린다.

▲바다를 보며 타는 그네 ⓒ 박영호

▲바닷가 유채밭 ⓒ 박영호

▲바다와 기차, 둘 다 좋아한다 ⓒ 박영호
지난주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이란 전쟁으로 시작된 공공기관 차량 5부제가 이제는 홀짝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학교까지는 5km 남짓인데, 예전에 원주에서 7km 정도를 오가던 경험이 있어 크게 힘들지는 않다.
다만 대부분 구간에 자전거 도로가 없고, 중간에 고속도로 나들목까지 건너야 해 늘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동안은 꺼렸지만, 버스를 타면 40분 넘게 걸리니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선택하게 되었다. 며칠 조심조심 타 보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아예 날마다 타기로 했다.
다음 주말에는 옥계해변까지 다녀올 생각이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가 떠오른다. 몸으로 낼 수 있는 속도를 즐기라는 말이 있었다. 자전거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그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또한 풍경 속으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때로는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기도 한다.
금상첨화랄까, 아내와 함께 달리면 즐거움은 두 배로, 금슬은 한층 더 깊어진다. 이러다 보면 저절로 몸도 가벼워지고 건강해질 듯하다. 그래도 전쟁은 하루빨리 끝나, 세계인 모두가 평온한 일상을 되찾으면 좋겠다. 경기가 살아나서 자전거도 하나 새로 사면 좋겠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 박영호

▲대진항 빨간 등대 옆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제법 많다 ⓒ 박영호

▲망상 해변을 나는 패러글라이딩 ⓒ 박영호

▲하평해변 ⓒ 박영호

▲묵호항에 있는 해양경찰선 ⓒ 박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