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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유기농사를 짓습니다. 세계 속에 한국 문화가 어떻게 자리 잡는지 나름 최전선에서 관찰해왔습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한국, 새로운 한국의 모습을 다시 만납니다.
지난 2일, 홍콩 친구 수키(32)가 오랜만에 우리 농장에 찾아왔다. 갓 스물을 넘긴 앳된 모습으로 친구들과 처음 농장을 찾아왔던 때가 벌써 11년 전이다. 벌을 보고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과 매운 고추 먹기 내기를 하며 팔짝팔짝 뛰던, 아직 10대 티를 채 벗지 못했던 그때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젠 제법 유능한 사회인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반갑다.

수키는 현재 영국 런던에서 일하고 있다. 10대 때부터 한국 문화를 좋아했던 수키는 지금도 여전히 한국 문화의 팬이다. K문화가 전세계로 퍼져나가기 전부터 홍콩에서는 한국 문화가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가깝지만 또 다른 홍콩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장 주변에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한 아름다운 봄날에 수키가 11년만에 찾아왔다.
농장 주변에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한 아름다운 봄날에 수키가 11년만에 찾아왔다. ⓒ 조계환

슈퍼주니어 20주년 콘서트 참석 차 찾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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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현재는 영국 런던에서 인사팀 데이터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씩은 꼭 한국을 방문해요. 이번에는 슈퍼쥬니어의 20주년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 런던에서 한국까지 왔습니다."

2005년에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권 나라들에서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다고 한다. 수키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슈퍼주니어를 보기 위해 콘서트가 있으면 꼭 참여한다. 이제 멤버들 평균 연령은 40대. 수키에게 여전히 슈퍼주니어를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팬들에게 한결같이 친절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 그리고 늘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고 한다.

"무대에 선 모습을 보면 진심이 느껴져요.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좋아요. 지난해 8월에도 슈퍼주니어 콘서트에 갔었어요. 이전 콘서트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구성이 완전히 달랐어요. 40대 아이돌은 더 이상 그렇게 에너지 넘치게 노래하고 춤출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연 내내 에너지가 넘치는 춤을 추더라고요! 솔직히 30대인 저도 3일 동안 콘서트를 보고 나니 너무 힘들었는데, 멤버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이 감동이었어요."

 수키(왼쪽)는 3년 전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인사팀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슈퍼주니어 팬클럽 활동을 하며 만난 크리스탈과 함께 콘서트를 보러 한국에 왔다.
수키(왼쪽)는 3년 전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인사팀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슈퍼주니어 팬클럽 활동을 하며 만난 크리스탈과 함께 콘서트를 보러 한국에 왔다. ⓒ 조계환

사실 우리 세대는 20대까지 홍콩 문화의 열렬한 팬이었다. 주윤발, 장국영, 왕조현, 왕가위, 주성치 등은 모두 한 세대를 풍미하던 이름들이다. 당시 무언가 갑갑하고 꽉 막힌 듯한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홍콩 영화의 매력은 대단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이때의 홍콩 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홍콩 문화, 특히 영화 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전의 활력을 잃기 시작했어요. 같은 시기에 한국 문화는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요. 한국 드라마,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은 기존 홍콩 문화와 함께 점차 일상적인 대중문화로 자리를 잡았어요."

2014년 수키가 처음 백화골에 찾아왔을 때 홍콩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우리는 잘 몰랐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수키의 소개로 보았다. 예전에 우리가 즐기던 과거의 홍콩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수키는 현재의 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농사 일을 함께 하며 먹었던 한국 음식이 맛있었어요. 특히 직접 수확해서 먹어본 수박이 기억에 남고, 근처 강가에서 함께 수영했던 일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수키는 11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 함께 농사일을 했다. 이때 홍콩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키는 11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 함께 농사일을 했다. 이때 홍콩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조계환

한편 수키에게 직접 듣는 홍콩 사람들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영화 <첨밀밀>의 주인공들처럼 수키 윗 세대는 더 나은 기회와 안정적인 삶을 찾아 홍콩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먼 거리를 헤엄쳐 홍콩에 도착했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놀라웠다. 그렇게 홍콩에 정착한 뒤 자식들을 훌륭하게 교육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농장을 떠난 후에도 수키와는 연락을 계속 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힘내라고 연락을 하기도 했고, 한국에 여행 왔을 때 부산에서 만나기도 했다. 수키가 처음 농장에 왔을 때만 해도 한국말을 잘 못했는데, 점점 한국어 실력이 늘더니 언젠부턴가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한국말이 부쩍 늘었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중독성이 강한 K팝, 멋진 로맨스와 인생을 보여주는 한국 드라마, 매력적인 외모의 한국 배우들을 좋아해요. 힘들 때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힘을 얻곤 해요."

홍콩에서 한국 문화는 평범한 일상

홍콩에서는 한국 문화가 그냥 흔한 일상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한국 음악을 듣고,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보며 산다. 다양한 한국 음식들도 물론 인기다. 수키도 집에서 김치찌개를 자주 끓여 먹고, 런던에서도 한국 음식점에 자주 간다. 설렁탕을 제일 좋아한다.

 수키와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마늘밭 풀을 매고 씨땅콩을 깠다.
수키와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마늘밭 풀을 매고 씨땅콩을 깠다. ⓒ 조계환

"1997년 7월 이전에 출생한 사람 중 일부는 영국 해외 시민 여권(BNO)을 가지고 있어서 영국 거주나 취업, 학업을 위한 특별 비자를 신청할 수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쉽게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것이 가능하죠."

홍콩 사람들은 영국에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다. 홍콩에 비해 영국은 일하는 속도가 느리지만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다국적 팀 속에서 일하며 나날이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물가가 비싸고, 안전하지 않은 점 등은 단점이라고 했다. 공공장소에서 핸드폰을 사용할 때면 누가 채어가지 못하도록 손에 힘을 주어 꽉 잡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밤에는 거의 외출을 안 한다.

한국과 홍콩은 무엇이 다를까? 홍콩도 교육열이 높다. 명문대를 가기 위해 한국처럼 학생들이 엄청나게 공부한다. 인구 밀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함 점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적절히 섞여 있는 국제적인 분위기와 다양성은 홍콩만의 특징이다.

 마침 경주에 벚꽃이 활짝 펴서 대릉원 돌담길을 함께 걸었다.
마침 경주에 벚꽃이 활짝 펴서 대릉원 돌담길을 함께 걸었다. ⓒ 조계환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한국 문화의 매력

홍콩 사람들은 영어, 중국표준어, 광동어를 사용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어를 많이 배운다. 언어 장벽이 낮으니 다른 나라에서 거주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수키도 열린 마음으로 어느 나라에 살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살고 있어요. 영국에서 계속 살지, 홍콩으로 돌아갈지 아직 몰라요. 기회가 주어지면 좋아하는 한국에서도 살고 싶고요. 아직 젊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하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싶어요. 홍콩에 한 번 놀러오세요. 홍콩에는 아름다운 산도 많고 주윤발도 만날 수 있어요."

갑자기 왠 주윤발인가 했더니, 정말 주윤발 배우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보여준다. 주윤발은 요즘에도 매일 아침 사람들과 달리기를 하고, 지하철을 타거나 대중식당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홍콩에 가면 정말로 길에서 주윤발을 만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한때 홍콩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주윤발이 달리기에 열심인 친근한 동네 아저씨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사진을 함께 찍자고 부탁하면 누구와도 다정하게 응해준다고 한다.

40대가 된 한국의 아이돌 그룹도 열심히 노력하고 팬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 자체로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콩 사람들,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한국 문화의 핵심은 단순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함이 가장 큰 밑바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팜스테이#한류#한국문화#홍콩#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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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팜스테이 '다시 만난 한국'

'백화골 푸른밥상' 농부. 유기농 제철꾸러미 농사를 지으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전업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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