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예방센터와 경찰 간 긴밀한 협조 체계를 통해 한 생명을 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위기에 놓인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현장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지역 자살예방센터 담당자와 지구대 경찰관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은경 복지부장관의 개인 SNS 글자살시도자에 대한 신속한 연계와 신고 덕분에 구조할 수 있었다 ⓒ 박승일
지난 4월 3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개인 SNS에 남긴 글이다.
사건은 지난 3월말 서울에서 발생했다. 최초 상황을 인지한 곳은 용인시 자살예방센터였다. 해당 청년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례 관리를 해오던 기관이다.
자살 시도와 관련된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은 대상자의 정보를 대상자의 거주지 자살예방센터로 연계하고 있다. 이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12조의2에 따른 조치로, 당사자의 동의 이전에도 관련 기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러한 체계 속에서, 해당 한 청년도 상담을 이어오고 있었다.
사건 당일, 청년은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서울로 이동 중임을 알렸다. 통화가 끝나고 상담관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신고는 경기경찰청에서 접수된 뒤 서울경찰청으로 공조 요청이 이루어졌다.
위치를 특정한 이후 서울광진경찰서 광나루지구대와 서울송파경찰서 풍납파출소가 동시에 출동했다. 신고 접수부터 현장 대응까지 걸린 시간은 약 2분 만에 이뤄졌다.
현장에서 상황은 긴박했다. 대상자는 불안정한 상태로 구조를 거부했고, 추락 위험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한편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시간을 벌고, 다른 한편으로 즉각적인 구조에 대비했다.
결국, 서울송파경찰서 풍납파출소 소속 백인재 경장이 몸을 던져 청년을 붙잡았다. 구조 과정에서 백 경장은 무릎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대상자는 무사히 구조됐다. 이후 청년은 가족에게 인계되었고, 자살예방센터와도 다시 연계되어 지속적인 상담을 받게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무겁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높은 자살률이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화의 움직임도 분명히 있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자살자 수 역시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는 매년 1천 명씩 자살자를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도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자살 예방은 결국 사람의 관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한 사건이 특별한 사례는 아닐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일은 일어나고 있고 또, 구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정은경 장관이 SNS를 통해 알린 이유는 뭘까. 그 답은 SNS 안에 담겨 있다.
"신속한 신고와 출동, 적극적인 합동 대응까지 이루어져 소중한 생명을 구해주신 이번 사례를 모범 삼아 자살 위기에 놓인 분들을 신속히 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이 힘들 땐 언제나 열려있는 '109'전화(자살예방상담전화)를 통해 상담을 받으시고,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건에서 생명을 살린 것은 단 한 번의 '영웅적 행동'이 아니라, 상담관의 판단과 신고, 신속한 공조, 그리고 현장의 결단이 끊임없이 이어진 결과였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힘은 시스템이 아니라,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의 관심과 책임에서 비롯된다. 이제 우리도 그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우울감이나 극단적인 생각으로 힘들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을 통해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