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참사 12주기 대전준비위원회'는 6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다짐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광장 이후 세상은 달라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단체들이 오는 4월 16일로 12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다짐주간'을 선포하고 다양한 추모 활동에 나섰다.
'세월호참사 12주기 대전준비위원회'는 6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광장 이후 세상은 달라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일이 단순한 추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재난과 참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억다짐주간'을 선포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가 이태원참사를 만들었다',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진상규명 없는 사회적 참사는 반복됩니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세월호 참사 국가책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하고 재난 대응 체계 개편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은 "2014년 4월 16일 그 잔인했던 봄날로부터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의 부재 속에 스러져간 304명의 생명 앞에 우리가 했던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아직 온전한 진실과 책임으로 매듭짓지 못했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들은 이어 "시민의 생명을 짓밟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무도한 정권은 심판받았지만, 우리가 꿈꿔왔던 새로운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점도 여실히 느끼고 있다"며 "세월호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한 사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 대전이 재난 참사의 아픔이 깊은 도시라고도 지적했다. 준비위는 최근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참사로 14명의 노동자가 희생되고 수많은 노동자가 다쳤으며,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피해도 막심하다고 언급한 뒤 "우리의 일상도, 일터도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그것이 세월호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재난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억다짐주간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세월호참사의 교훈을 나누겠다"며 "빛의 광장 이후의 세상은 달라야 한다는 광장의 요구에 따라 생명안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참사 피해자 곁에서 피해자 중심의 연대를 실현해 2차 가해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참사, 기억과 추모에 머물게 아니라 정책적 변화로 나아가야"

▲'세월호참사 12주기 대전준비위원회'는 6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다짐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광장 이후 세상은 달라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특히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이 기억과 추모에 머물 게 아니라 정책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준비위는 "우리의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 지역의 미래를 결정지을 정책적 변화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과 교육감 예비후보들에게 '생명안전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후보자들의 답변이 "안전한 새 세상을 원하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시민과의 약속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정부를 향해서도 "세월호참사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끝까지 인정하고 피해자들 앞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하며, 그 책임과 사과는 책임자 처벌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촉구했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강영미 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세월호 이후에도 진상규명이 온전히 이뤄지지 못한 대가로 이태원참사와 불법계엄,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와 대전교육청 역시 지난 2년 동안 시민과 학생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안전수칙 캠페인만으로는 사회적참사를 막을 수 없고 국가권력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발언에 나선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참사 이후 가족들과 시민들이 전국을 다니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요구해 왔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책임자들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왜 구하지 않았는지, 왜 침몰했는지 아직 다 밝히지 못한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가 이태원을 또 만들었다"

▲'세월호참사 12주기 대전준비위원회'는 6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다짐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광장 이후 세상은 달라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했다. 사진은 유가족 발언을 하고 있는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석해 연대발언을 했다. 김채선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전충청지부 고 김지현씨 어머니는 "세월호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이태원을 또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12년 동안 외쳐온 '진실을 밝혀달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요구와 이태원 유가족들의 외침이 다르지 않다"며, "기억은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다시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말했다.
김율현 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는 세월호참사 이후에도 이태원, 오송지하차도, 무안 제주항공, 대전 안전공업 참사까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한 뒤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자본과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부재로 사회적 참사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세월호를 잊지 않고 연대하며 투쟁하는 것은 과거 문제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일터와 삶터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참사12주기대전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세월호참사 12주기 전국순회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일에는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기억다짐문화제 및 시민참여마당진실과 생명안전을 향한 노란빛 동행'을 개최한다.
또 참사 당일인 16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참사 12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진행한다. 아울러 이들은 6·3 지방선거를 맞아 대전시장 및 대전교육감 출마자 등에게 '대전 생명안전 기본계획' 수립과 '지방 생명안전위원회' 설치, '세월호참사 추모 및 안전사회 조례' 정상화 등을 묻는 정책질의서를 발송했으며,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