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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영장에서 생긴 일이다. "몇 살이라고?" "78살이래요" "뭐 78세 진짜?" 하며 우리 라인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놀랐다. 며칠 전 새로 들어온 신입회원이 그날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의 나이에 모두 놀란 것이다. 놀라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와 같은 시간에 강습이 있어 78세의 시니어를 샤워장에서도 마주쳤다. 그가 먼저 비슷한 또래인 듯한 우리들 앞으로 왔다. 그는 2주 전에 새로 왔다면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수영 모자는 모두 같은 것을 썼는데 그건 왜냐, 강사는 여자냐 남자냐, 강사는 무섭지 않냐 등을 물어본다. 그의 궁금증에 "모자는 같은 팀이라 똑같은 것을 썼고, 우리 강사는 여자이고, 우리 수영장 강사들은 대부분 무섭지 않아요"라고 대답해 주었다.
또 수영한 지는 얼마나 됐는지 그의 궁금증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친근감도 느껴졌다.
그에게 어떻게 오게 됐냐고 물으니 "이 수영장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다녔었어요. 허리 수술을 2번이나 하고 살도 자꾸만 찌니깐 의사 선생님이 운동해야지 그대로 살이 찌면 재발 될 수도 있다고 해서 수영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한다. 처음에는 아쿠아로빅을 했었는데 강사가 어찌나 무서운지 그만두려고도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남들이 수영하는 것을 보니 수영도 재미있어 보여 수영으로 바꾸게 된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 나이에 내가 수영을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오랜 시간 했었다고 한다. 그건 그가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도 족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 자신이 몇 살에 수영을 시작했는지를 더듬어 생각해 낸다. 50대 후반이 많았고 나처럼 60대에 시작한 회원들도 있었다. 한결같이 "우리가 그 나이에 시작했을 때도 좀 늦게 시작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저 사람 보니깐 그때라도 시작한 것이 참 잘한 것 같다", "빠르네" 하면서 모두 공감했다.
그중에 한 회원은 "저는 처음에 아쿠아로빅을 했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아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러다 수영을 해 볼까 해서 수영으로 옮겼는데 잘한 것 같아요"한다. 78세의 신입회원과 같은 사례이기도 했다. 그의 말을 듣고 우리도 "그래 잘했지, 그때 그만두었으면 우리를 못 만났지"하며 웃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50대 후반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이는 아무런 무서움도 없었고 무언가 운동 한가지는 잘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내 경우도 묻는다. 나는 50대 초반에 시작했다가 물이 무서워 그만두고 마지막이란 생각에 60대에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째의 재도전에도 불구하고 물이 무서운 것은 변하지 않았고, 여러 번의 고비가 있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그들의 나이는 60대 후반, 70대 초반, 나는 7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모두 10년~16년 동안 수영을 한 것이다.
언젠가 성당에서 만난 후배가 나보고 아직 수영하고 있냐고 물으면서 자신도 무슨 운동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쿠아로빅은 어때요?" 하며 묻기에 "내 생각에는 아쿠아로빅도 쉬운 운동은 아닌데 그래도 수영은 기술이 필요하니깐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수영을 배울 것을 권하고 싶은데" 했다.
78세의 신입회원은 바로 우리 옆 라인이라 그의 행동이 잘 보였다. 그가 보일 때마다 "발차기는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 "그러게 진짜 잘하네" 하며 알게 모르게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는 초보라 발차기를 하고 있다. 그의 결심이 쉽지 않았을 터. 다행히 신입회원은 재미있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영을 계속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