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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6 11:05최종 업데이트 26.04.06 11:05

시어머니와 진달래 속에서 찰칵, 한식의 봄날

시부모님 모시고 주말에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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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에 시아버님이 전화를 하셨다. 다음 주 월요일이 한식이라 이번 주말에 성묘를 하러 가자고 하신다. 부모님 댁에 낮 12시까지 도착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벌써 한식이구나' 매년 이 맘때 쯤이면 한식인데 몇 년을 지나도 부모님이 전화를 하셔야 알게 된다. 휴일이 아니어서 그런가 싶지만 그다지 챙겨야할 명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한식이 뭔지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 다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설날, 추석,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라고 나온다. 조상의 산소를 돌보고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고 한다. 한식이나 단오는 설날이나 추석처럼 공휴일은 아니라서 지나치기 쉽다. 4월 어느 날 도로에 차가 유난히 많다고 느껴지면 그 즈음에 한식이 있다고 보면 된다.

몇년 전, 4월 봄 날이었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나들이를 가자고 강원도를 향해 나섰는데 그날따라 고속도로에 차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두 시간 조금 넘으면 갈 거리를 4시간 이상 걸렸다. 알고 보니 한식이 있는 주말이었다. 성묘를 가는 차량 때문에 고속도로가 꽉 막혔던 것이다. 이 때 이후로는 남편과 한식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가자고 다짐을 했다.

 진달래의 절정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진달래의 절정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 custom_project on Unsplash

선산에 도착해서 할머님 산소 앞에서 짐을 풀었다. 산소 주변은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돌로된 꽃병에는 아버님이 가져다 놓으신 새로운 조화가 꽂혀 있었다. 어머님과 상을 차리는 동안 아버님은 주변을 둘러보셨다. 아래 쪽에 다른 가족의 묘도 있었는데 절반은 수풀이 우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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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다른 형제들과 어머님이 힘드시니 제사를 줄이거나 약소하게 해야겠다는 얘기를 하곤했다. 안 하는 집도 많더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만, 부모님은 한 귀로 흘려 버리셨다. 오히려 한식이 부활해서 새로운 명절로 자리 잡고 있었다. 산소 위로 쓰러진 나무며 수풀을 보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과거를 잊은 현재는 없고, 현재를 딛지 않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면 나라는 존재를 있게 한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생각해본다. 그러면 또 부모님의 입장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 분들의 존재와 희생을 기억하는 것이 자녀로서 도리라고 믿고 계신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약소하게 하자고 말하다가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원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 전과 나물을 반찬 가게에서 사오고 다른 요리를 줄이자는 것으로 합의를 보는 등 나름의 합의점을 찾고 있다.

아버님은 통화할 때 아이들도 오면 좋겠다고 하셨다. 아이들은 학교 과제 준비에 약속이 있어 못 왔다고 말씀드리니 아쉬움을 비치신다. 요즘 들어 건강이 안 좋아서 그런지 부쩍 손주들을 찾으신다. 손주들도 오기를 바라는 마음의 이면에는 내가 없어도 나를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으실 거라고 짐작을 해본다.

상을 다 차려 놓고 다른 가족들이 도착하지 않아서 기다렸다. 산소 옆 진달래 나무에 진달래가 가득했다. 진달래의 절정 속으로 어머님을 끌어당겼다. 주름이 많아서 사진 찍기 싫다고 사양하는 어머님의 팔짱을 꼈다.

"어머님 지금이 우리 생애 가장 예쁜 날이에요. 내년에 이 사진 보면 좋으실걸요?"

아직 오지 않은 부모님이 안 계신 어느 날을 생각하기 보다 지금 함께하는 이 순간의 느낌과 행복을 남기고 싶어서 진달래 나무와 잎을 내고 있는 밤나무 앞에서 어머님과 또 아버님과도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한식#우리나라4대명절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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