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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봄이 왔다. 연두빛 연한 새 잎을 돋아내는 나무들과 일찍 꽃을 피운 산수유나 매화나무를 만날 때면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독한 추위와 짙은 어둠을 견뎌낸 뒤, 다시 빛을 향해 뻗어가며 몸을 여는 모습이 나와 닮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살다가 힘들 때면 나는 늘 나무가 많은 숲으로 가거나, 키가 크고 줄기가 굵은 나무를 찾아갔다. 오랜 시간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나무들은 늘 조용한 위로를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라는 책은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무처럼 산다는 건 뭘까?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책 표지 ⓒ 쥬쥬베북스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는 제주에서 귤 농사를 지으며 작가로 살고 있다는 '오하나'가 쓴 글과 오랜 시간 나무와 자연을 담아온 홍시야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책이다. 책에서 "나무는 어떤 기분일까?", "나무처럼 산다는 건 뭘까?"라는 질문을 가졌던 한 사람은 정말로 나무로 다시 태어난다.
"밤이 찾아오면 어둠 속에서 뿌리부터 천천히 자라나고, 바람결을 따라 춤을 추기도 하던"나무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당신에게도 해와 달과 바람이 있지 않냐"고. "그것으로 우린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아침이 오면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기도를 한다. 무엇이 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기를."
그렇게 나무가 되어 살던 이는 죽은 후 다시 사람이 된다. 나무가 되어보았기에, 나무로 살아봤기에 "나무의 마음을 환히 아는 사람. 알며 사랑하는 사람"이 말이다.
나무가 되어 본 아이들
글도 그림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나무를 주제로 아이들과 했던 수업이 떠올랐다. 아래는 나의 책인 <삶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에도 실은, 수업 시간 중 나누었던 아이들과의 대화이다.
"북미 원주민들은 나무를 다섯 글자로 '○○○○○'이라고 불렀는데 혹시 뭔지 알겠는 사람?"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이들에게 힌트를 하나 더 주었다.
"지금 우리의 자세를 잘 관찰해봐."
"음… 키가 큰 사람?"
"오, 뒤에 '사람'은 맞았어!"
"아하, 쭉 뻗은 사람?"
"앗, 거의 비슷해! 우리의 자세를 다시 봐봐!"
"아아, 알겠어요! 서 있는 사람!!!"
"딩동댕!"
그러자 내 근처에 있던 한 남자아이가 손을 들고 물었다.
"선생님, 그럼 작은 꽃이나 바위는 앉아 있는 사람인가요?"
아이들과 식목일에 하고 싶은 일
학교와 여러 교육 현장에서 만났던 아이들은 '나무도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어진 수업에서는 나무가 되어 뿌리를 내리거나 가지를 뻗으며 서 있는 활동을 이어갔다. 아이들은 더 이상 나뭇가지를 꺾거나, 나무 껍질을 뜯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지가 꺾인 나무를 보면 "아유, 손이 꺾여서 아팠겠다"라며 안타까워 하거나, 나무를 안아주곤 했다.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나는 환경과 생태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생명체가 되어보는 것, 되어봄으로 진정으로 그 존재를 이해를 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식목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나무가 되어볼 것이다. 책에서처럼 "무당벌레, 나비가 전해주는 세상의 소식도 듣고, 잠시 앉았다 떠나는 작은 새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나무가 되어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그렇게 나무가 되어본 사람들이야말로, 나무와 다른 존재들을 품고, 사랑하고, 지켜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