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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26 10:34최종 업데이트 26.03.26 10:34

믿음의 대물림은 축복일까... 한국 교회의 길을 묻다

[서평]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책표지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책표지 ⓒ IVP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앙은 축복일까, 아니면 굴레일까? 한국 개신교는 오랫동안 가정을 중심으로 신앙을 전수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교회는 사회와의 접점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는 '가족 종교화'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개신교의 구조적 한계와 그 이면을 짚는다. 이 책은 정재영, 송인규, 구미정, 김선일, 김상덕 등 다섯 명의 저자가 쓴 글을 엮은 것으로, 가족 종교화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다.

가족 종교화란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유산처럼 물려주거나, 자녀가 부모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신앙을 계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 개신교에서 가정과 교회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신앙 전수 역시 주로 가정 안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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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만 19세 이상 59세 이하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닌 신자의 대부분은 어머니 역시 개신교인이었다. 또한 부모와 자녀를 포함해 3대에 걸쳐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도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현재 자신의 기독교인 정체성과 신앙 성향이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종교적 가치관과 정체성 형성에 있어 가정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족 중심의 신앙 전수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는 반면 긍정적인 신앙 계승은 어려워지고 있다. 조사 응답자 다수는 가정을 신앙적으로 세우기 위해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신앙의 '전달'을 넘어, 다음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의 신앙 교육과 공동체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드러낸다.

신앙의 정치화, 한국 교회의 또 다른 위기

작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둘러싸고 일부 '극우' 기독교 단체가 탄핵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목회자가 설교와 집회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확산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기독교적 신앙과 정치적 신념이 결합해 특정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나타난 사례다. 기독교와 정치의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는 가운데 종교의 정치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저자 김상덕 한신대학교 조교수는 한국 교회의 위기를 "다원화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일부 보수·근본주의적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태도는 "인권과 다양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충돌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한국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는 악화됐다. 2023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호감도는 16.2%로 가톨릭과 불교보다 낮았다. 신뢰도 역시 비종교인의 10.6%만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혈연 공동체'에서 '시민 공동체'로

종교의 정치화와 신뢰 하락이라는 이중의 위기 속에서, 앞으로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한국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권력에 맞서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연대해 온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교회는 한때 사회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주체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국 교회는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을 배척하고, 경계를 세우며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를 사회로부터 점차 고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자들은 가족 종교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나치게 혈연 중심적인 신앙 태도를 비판한다. 대신 예수가 혈연을 넘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품었던 것처럼, 신앙 공동체 역시 '우리'의 경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한국 교회가 환대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더 이상 가족 내부에 머무는 신앙을 강화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독 시민'을 길러내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일 것이다.

부모의 신앙, 축복인가 굴레인가 - 탈교회 시대의 가족 종교화와 그 전망

정재영, 송인규, 구미정, 김선일, 김상덕 (지은이), IVP(2026)


#한국교회탐구센터#IVP#개신교#교회#가족종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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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상 속 소소한 것들에 관심이 많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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