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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25 09:09최종 업데이트 26.03.25 09:09

삶을 공부하러 도서관 가는 50대 부부 이야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주말 아침, 폭풍 같던 육아의 시절이 지나간 집안은 고요하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이제 부모의 손길보다 각자의 삶이 더 즐겁다. 남편과 나, 단둘이 남겨진 거실의 적막을 깨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외출 채비를 한다. 목적지는 도서관이다.

한때 도서관은 우리에게 '치열한 전쟁터'였다. 젊은 날의 도서관은 스펙을 쌓고, 자격증을 따고,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졸음과 싸우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50대가 되어 다시 찾은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공기를 품고 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흥미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주말에는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주인이라지만, 평일 낮 도서관의 주인은 단연 우리와 비슷한 연배의 어른들이다(평일 근무가 없는 날엔 종종 도서관을 찾는다). 백발이 희끗한 신사부터 돋보기를 고쳐 쓰며 정독하는 중년 여성까지, 열람실 곳곳에는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공부하는 50대'가 가득하다.

 50대가 되어 다시 찾은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공기를 품고 있다.
50대가 되어 다시 찾은 도서관은 전혀 다른 공기를 품고 있다. ⓒ trnavskauni on Unsplash

누구도 시키지 않은 공부다. 합격해야 할 시험도, 제출해야 할 리포트도 없지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책장 뒤에 숨은 세상을 탐험한다. 젊은 날의 공부가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공부는 오롯이 '나'를 위한 여유이자 향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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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안다. 자식에게 노후를 기대하는 시대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끝났음을.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돌봐야 하고,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평생 학습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AI가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눈 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배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은 50대인 우리를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그 위기감은 결코 어둡지 않다.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익히고 삶의 지혜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도서관은 이제 우리에게 지식의 저장고를 넘어,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설계 사무소다. 인문학 서적을 보며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최신 IT 트렌드 서적을 보며 손주들과 소통할 준비를 한다. 억지로 외우던 영어 단어 대신, 이제는 문장 속에 담긴 철학을 곱씹으며 '삶을 공부'한다.

남편과 나란히 앉아 각자의 책에 몰두하는 시간. 서로 대화는 없지만, 책장 넘기는 소리만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음을 안다. 도태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자, 더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투자. 50대의 도서관 출근은 그렇게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이 나이에 배워서 뭐 하나"라고 묻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배움은 쓸모를 증명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유일한 마법이라고. 비록 눈은 예전보다 침침하고 기억력은 예전 같지 않지만, 도서관에서 만나는 새로운 지식은 우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시대는 변하고 기술은 진보하지만, 인간의 고뇌와 지혜가 담긴 책 속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한다. 자식의 손길을 바라기보다 책장을 넘기는 손길에 힘을 주며, 당당한 50대의 삶을 공부한다. 공부하는 한 우리는 늙지 않는다.

#50대공부#도서관예찬#인생2막#평생학습#워라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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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현직 간호사로서 삶과 죽음의 최전선인 의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간호사의 노동 환경과 환자 안전, 의료 정책의 문제를 현장의 눈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병원 안의 불합리함을 공론화하여 더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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