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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라 여러 학교에서 학교 총회가 열린다. 나 역시 3월 중순, 학교 총회에 다녀왔다. 총회에 참석하면 다양한 학부모 교육이 이어지는데, 매해 빠지지 않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 학교폭력 담당 교사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게 된다. 올해는 유난히 복잡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5%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한다. 중학생 2.1%, 고등학생 0.7%에 비해 초등학생이 5.0%로 가장 높았고,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도 초등학생이 3.6%에서 5.0%로 증가하며 학교 폭력이 점점 더 어린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몇 해 전, 알음알음 전해 들은 이야기가 있다. 아이와 같은 학년에서 한 학생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아파트 놀이터에서 또래를 괴롭혔고 결국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까지 열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그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 하면, 세상 물정 모르고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가 아닌가.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학교폭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되어, 점점 더 가까운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과도 무관하지 않게 느껴졌다.

▲어른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 joyshotsphotography on Unsplash
나 역시 초등학생 시절, 또래 관계 속에서 서열과 갈등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괴롭힘은 집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피해 학생이 집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단체 채팅방을 통해 따돌림과 언어 폭력이 이어진다는 보도들이 이를 보여준다. 괴롭힘은 더 이상 학교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감정 조절과 공감 능력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시기이기에, 미성숙한 행동이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그 경계가 쉽게 흐려진다는 데 있다. 무엇이 장난이고 무엇이 괴롭힘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반복되는 행동은, 결국 피해 학생에게 학교에 가기 싫어지는 이유가 되고 일상을 무너뜨리는 고통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저학년이라는 이유로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는 말로 넘기기에는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더 이상 아이들끼리의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어른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점점 더 이른 나이에 시작되고, 더욱 교묘해지는 학교폭력을 마주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분명하다.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변화한 사회 환경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른인 우리가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할 뿐, 학교폭력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으며 분명한 신호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학교폭력이 시작되는 지점을 더 빠르게 알아차리고, 적절히 개입해야 한다. 그리고 더 어린 시기부터 관계와 감정을 배우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학교폭력이 만연한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날 총회에서 유난히 마음이 복잡했던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