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도서관에서 지나영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 육아> 책을 빌려왔다. 초등학생 하원 돌봄을 시작하면서 졸업했다고 생각한 육아가 다시 시작된 느낌이다. 집안에 성인이 4명이니 성인과만 대화하다가 어린아이의 언어를 들으니 버퍼링이 생겼다. 아이의 언어와 감정,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육아서를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돌봄 3주차가 되다 보니 아이와 적응 단계를 넘어 익숙한 단계가 되었다. 아이는 어느날 참관 수업에 오면 좋겠다고 하다가도 어느날은 "선생님과 빨리 헤어지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선생님과 놀아주기 힘들다는 말로 나를 들었다 놨다 한다. 아이의 이런 태도에 웃기도 하다가 놀라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 ⓒ imanitor on Unsplash
아이는 '묵찌빠'를 좋아한다. 매일 한 번씩은 하는데 꼭 누군가 5번 이길 때까지 하자고 한다. 아이는 나의 심리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 잘 이긴다. 아이에게 번번이 지다가 어쩐 일인지 내가 이겼다. 아이는 방방 뛰면서 잘못되었다고, 자신이 5번을 이겼다고 한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났다.
아직 어린아이는 아이구나 싶다. 내 아이였다면 이런 아이의 모습에 양육자로써 책임과 무게를 한껏 안고 '네가 진 걸 인정하는 게 멋진 거'라고 한 소리 늘어 놓았을 것이다. 안 봐도 뻔하다. 양육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예의와 사회성을 가르치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 봤을 것이다. 그런데 양육자가 아닌 제3자로 한 걸음 떨어져 보니 그저 아이일 뿐이다. 본인의 생각을 똑부러지게 말한다는 것은 얼마나 강점인가. 강점 뒤에 다른 얼굴로 나타나는 약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아이가 어릴 때, 욕심이 없으면 욕심이 없어 자기 몫은 챙길 수 있겠냐며 걱정, 욕심이 많으면 자기 밖에 모른다고 걱정, 자기 주장이 강하면 혼자 튄다고 걱정, 주장이 없으면 자기 얘기도 못한다고 걱정이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의 시기, 초등 학년은 그런 시절이었다. 돌봄 아이의 모습에선 아이가 어디서도 지지는 않겠다 싶다. 아무래도 아이들에 대한 걱정 인형을 한 트럭 만들었다가 내다버렸다를 수도 없이 반복하던 그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와 '묵찌빠'를 한바탕 하고서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 빌려온 육아서를 읽어보았다.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고 탓하기보다 가치를 알려주는 표현을 하라고 한다. 하원 돌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아이 양육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마음에 이 책의 내용을 담아 두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지 싶다. 이 책을 심도 있게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