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수청·공소청 법안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이 법안을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일부 법사위원 간 갈등이 있었지만, 이번 합의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검찰을 오랫동안 취재해 온 권영철 CBS 대기자가 중수청·공소청 법안 최종 합의안을 어떻게 보는지 듣기 위해 17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만났다. 다음은 권 전 대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권영철 전 CBS 대기자 ⓒ 이영광
검찰 개혁 갈등, 이제 마무리되나?
- 검찰 개혁을 두고 정부와 민주당 법사위원들 간 갈등이 있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법조계를 취재해 오셨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그동안 청와대와 당 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것처럼 얘기가 나왔는데, 이제는 정리가 되는 모양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검찰 개혁 관련 입장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올렸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당정청이 합의안을 도출해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갈등처럼 보였던 부분은 의견 수렴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의견은 당연한 것이잖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올린 글에서 주목할 만한 게 '검찰 개혁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기우다'라는 제목입니다. 글에서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이다. 국민주권 정부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거나 영장 청구 등 헌법이 정한 권한 외에 수사기관의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의 수사 배제는 국정 과제로 이미 확정된 사항이라 돌이킬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어요. '개혁은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이나 기여하지 않은 조치 때문에 해체되어야 할 기득권 세력이 반격의 명분과 재결집 기회를 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죠. 이는 당에서 선명성을 주장하는 데 대해 '실질이 중요하지, 불필요한 선명성 경쟁으로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기자회견에 강경파인 추미애, 김용민 의원이 배석했습니다. 갈등이 끝났다고 보면 될까요?
"일단 정리가 된 것 같지만, 보완 수사권 관련 의견 차이가 남아 있어 추후 본격 논의가 필요합니다."
- 지난해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오는 10월이면 검찰청이 사라집니다. '검찰 개혁하라고 했더니 검찰을 아예 폐지시킨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검찰의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조직법이 바뀌면서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78년 만에 사라지는 것이죠. 검찰이 해오던 본래의 소추 기능은 그대로 남습니다. 핵심은 기소 독점권을 가진 검찰이 직접 수사하면서 잘못된 수사를 밀어붙였던 문제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형사사법 제도는 그대로 존치되지만, 검찰 고유 기능은 소추로 제한됩니다."
수사권 제한 vs. 데스킹 기능
- 수사와 기소 분리보다 데스킹 기능을 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데스킹 기능은 원래 검찰 본연의 역할입니다. 문제는 검찰이 직접 수사 권한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검사동일체 원칙으로 부장검사에서 검찰총장까지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위에서 무리한 수사를 지시하는 사례가 있었죠. 그래서 직접 수사를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꾼 것입니다."
- 그게 맞을까요?
"검찰의 본래 기능은 소추입니다. 따라서 수사권을 제한하고 소추 기능만 유지하는 것은 검찰의 업보에 대한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검사에게 수사권이 없으면 구속 연장이나 송치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구속 연장 같은 건 디테일한 운영의 방식이거든요. 구속 기간은 구속된 후 경찰에서 10일간 수사하고, 검찰에서 10일간 1차 연장을 통해 총 20일간 수사하던 관행이 있었습니다. 기소 전에 자료를 검토하고, 피의자를 직접 만나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보완 수사권을 남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영장 청구는 계속 검사가 할 거잖아요. 그럼, 영장 청구를 하면서도 보고 또 송치받은 다음에도 살펴보기 때문에 그 문제는 크게 문제 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17 ⓒ 연합뉴스
- 보완 수사권은 유지될까요?
"민주당 일부 '법사위 강경파'나 조국 혁신당 중심에서는 검찰에 수사권을 한 치도 남기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어왔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론을 이야기했어요.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도 '검사의 모든 권력을 완전히 빼앗는 방식으로 하면, 나중에 책임은 어떻게 지겠느냐? 정치는 몰라도 행정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는 국민의 인권 보호와 권리 구제라고 얘기 했잖아요.
앞으로의 쟁점은 보완 수사권을 남길 것인지,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모두 검찰에 송치할 것인지입니다. 경찰 권한이 강해진 이유는 수사 종결권이 경찰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수사 종결권이 경찰에 주어지면 검찰이 살펴보지 못하는 사건이 생기고, 경찰이 사건을 덮어버릴 가능성도 있어요.
정치 검찰의 조작 수사나 무리한 수사도 문제지만, 수사기관이 사건을 은폐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잖아요. 범죄 피해자는 보호하고 부패 범죄자는 처벌하려면, 보완 수사권을 남기고 전건 송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에는 전건 송치가 당연했고, 수사 종결권이 없었기 때문에 검찰에는 불기소 의견서 제출 정도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수사 종결권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강해졌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느 때보다 견제와 균형 필요한 시기
- 1987년 이전엔 경찰의 힘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1987년 이전과 검찰 개혁 이후 차이가 있을까요?
"정치학 원론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이 '견제와 균형'입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듯이, 경찰에게 무한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 핵심 기능은 영장 청구권과 보완 수사권입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는 전건 송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는 앞으로 쟁점이 될 것입니다. 전건 송치를 하면 검찰이 말한 대로 이른바 '데스킹' 기능을 가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좀 덜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군사 독재 시절에는 안기부가 마음대로 사건을 다루고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 지금 용어 문제는 정리가 된 건가요? 추미애 법사위원장이나 김용민 의원은 검찰총장이란 단어도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하잖아요.
"17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언급이 없었던 걸 보면 정리된 것 같아요."
- 검사를 다 면직시키고 재임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잖아요.
"그 문제도 대통령이 분명하게 언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제외하고 검사들의 신분을 보장하며 검사 지위를 일반 행정 공무원과 동일하게 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 같아요."
- 민주당이 검찰을 악마화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검찰을 악마화한다는 얘기는 검찰의 업보입니다. 검찰 스스로 반성해야 할 대목이죠. 2016년~2017년 촛불 시민혁명 단계에서도 검찰 개혁은 첫 번째 화두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과시했고, 그 결과로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 검찰의 문제가 전관과 서울 탈북 공무원 사건처럼 허위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검찰이 직접 수사권, 수사 개시권, 인지 수사권을 갖지 않으니까, 검찰 자체에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경찰이든 중수청이든 수사 하는 기관이 문제를 일으키면, 이를 밝혀내는 역할은 검찰이 맡게 됩니다.
전관예우 문제는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이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전관예우를 완전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가진 이른바 '꽌시'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고, 대신 법조 브로커들이 양산하는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기관 견제 우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께서 많이 우려하고 걱정했던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수정했다"라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은 당정청 협의안대로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가 잘 될까라는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양홍석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제 경찰, 중수청이 왕이다'라는 글을 올렸어요. 양 변호사는 '1차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교정·보완·통제 장치를 설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 수사의 적법성, 완결성, 공정성, 신뢰성 따위는 엿 바꿔 먹는 상황이 빈발할 것'이라면서 '힘없고, 돈 없고, 인맥 없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경찰관이 있는 교회나 조기축구회 아니면 러닝 동호회라도 나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썼습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왕' 노릇을 하다가 거의 패가망신한 상황에서, 그 자리를 경찰과 미국 FBI 모델을 연상시키는 중수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인 겁니다.
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자체가 형사사법 개혁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사권과 기소권은 국가가 행사하는 매우 강력한 권력 작용으로서 확장되거나 남용되기 쉽다. 따라서 견제와 균형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 검사의 직접 수사는 제한하고, 경찰의 수사권은 검찰이 견제하며, 검사의 기소권은 법원에 의해 통제돼야 한다. 단순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다른 기관에 나누는 방식은 형사사법 개혁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하고 이상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결과다. 여러 수사기관이 병존하는 제도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형사사법제도 문제는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다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 그러면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2021년 조국 사태 이후 갑작스러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수사, 검찰 단계, 재판 단계 모두 시간이 크게 늘어났어요. 이번에 공소청, 중수청이 출범하고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 이걸 정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논란도 꽤 있을 거예요.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해소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국민들이 잘 지켜봐야 해요. 정치인들도 법을 바꿨다고 해서 내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책임의 문제를 꼭 가져야 된다고 봅니다.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국민의 요구였고, 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 그 역할을 했다면 이후 발생할 문제를 예방하고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은 국회와 정부, 청와대의 책임입니다.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랍니다."
- 앞으로 쟁점이 될 부분은 무엇인가요?
"쟁점은 많습니다. 당장 사법 3법 관련해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공소청이 출범해 중수청으로 검찰 인력이 이동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인력이 갈지, 수사관과 검사들이 얼마나 배치될지도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모두 논쟁거리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70~80년간 굳어진 제도를 한 번 법을 바꾼다고 완전히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에서 공수처가 출범하면 검찰 개혁이 되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실제로 공수처 출범 이후 달라진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제도 하나만 바꾼다고 틀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를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관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