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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내게 암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매년 약 3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겨난다. 특히 40,50대 여성에게 집중된 이 질환은, 이제 누군가의 특별한 불행이 아니라 우리 곁의 보편적인 건강 문제가 되었다.

암의 첫 신호는 속옷에 묻은 분비물이었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지만 한 달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동네 병원에서 "C코드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 한 마디에 나는 유방 전문 외과로, 다시 조직 검사를 거쳐 3차 병원 수술대로 숨 가쁘게 옮겨졌다. 갑작스러운 진단 앞에 혼란스러울 분들을 위해,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이로서 몇 가지 현실적인 팁을 전하고 싶다.

첫째, '명의'보다 중요한 건 '나의 상황'이다. 흔히 '빅5' 병원과 유명 교수를 찾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유방암 치료는 생각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항암, 방사선, 재활, 부인과 협진 등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어야 한다. 집에서 가까운 믿을 만한 대학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체력적, 심리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또한 유방암은 여러 과의 협진으로 이루어지기에 주치의 한 명에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

둘째, 과도한 검사 쇼핑은 독이 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여러 병원을 도는 경우도 있지만, 환
자에게 검사는 그 자체로 엄청난 스트레스다. 특히 좁고 시끄러운 기계 안에 엎드려 견뎌야 하는 MRI나 뼈 전이 검사는 폐소공포증이 없더라도 괴로운 일이다. 처음 조직검사를 한 병원의 '슬라이드'는 유일무이한 자료이므로, 이를 잘 챙겨 신뢰할 수 있는 병원 한 곳에 치료를 맡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토마토두부계란볶음 항암밥상
토마토두부계란볶음항암밥상 ⓒ 송미정

암 경험자에게 가장 무서운 단어는 '재발'과 '전이'다. 이를 막기 위해 내가 선택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생활습관, 그중에서도 '식단'을 바꾸는 것이었다. 명색이 영양사인 나는 나를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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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뭐가 좋다더라"보다는 왜 좋은지를 파고들었다. 암의 촉진 단계에서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양배추, 마늘, 양파, 현미 등이 필요하고, 진행 단계에서는 암세포 억제를 돕는 콩(제니스테인)과 포도(레스베라트롤)가 훌륭한 조력자가 된다(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 참고).

요즘 내가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토마토 계란 두부 볶음'이다. 노릇하게 구운 두부와 부드러운 달걀스크램블, 그리고 올리브유에 볶아 라이코펜 흡수율을 높인 토마토를 섞으면 영양 가득한 한 끼가 된다. 저염으로 간을 맞춰 담백하게 먹다 보면, 내 몸을 바꾸는 힘은 결국 매일 먹는 식재료에서 나온다는 것을 실감한다.

암 선고를 받으면 누구나 "내가 뭘 잘못 살았을까"라며 과거를 뒤돌아본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봐도 정답은 없다. 암은 그저 길을 걷다 만나는 사고처럼 찾아올 뿐이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를 탓하며 귀한 시간을 눈물로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그 긴 긴 밤과 수술 전의 막막함을 나도 안다. 어떤 위로도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이 말만큼은 꼭 해주고 싶다.

"나는 반드시 이겨내고 다시 건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마음 먹는 것 자체가 치료의 시작이자, 가장 강력한 처방전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의 선택이 최선이었음을 믿으며, 오늘도 나는 나를 위해 건강한 식탁을 차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암예방의날#유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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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정 (ssmj0730) 내방

영양사와 강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 건강하고 영양 좋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직영양사가 알려주는 우리집 저염밥상>,<영양사 유방암 환우의 암을 이기는 음식> 전자책 발행하였으며 <맛있게 정드는 옆집 영양사 언니>로 블로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브런치 작가로 일상의 요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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