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사교육 영향' 교사 대상 조사 결과. ⓒ 서울시교육청
'학원에선 말똥말똥, 학교에선 해롱해롱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다. 서울지역 중고교생 50% 이상이 "사교육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하고, 중고교 교사 60% 이상이 "학생들이 사교육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육을 삼킨 사교육'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학원에선 말똥말똥, 학교에선 해롱해롱 현상', 수치로 확인
15일 서울시교육청이 이 지역 유초중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2만548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교육 때문에 공교육 수업이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9월~10월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사교육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거나 피곤한 적이 있느냐'라는 물음에 고교생의 53.3%가 "집중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중학생은 51.8%, 초등학생은 43.2%가 같은 답변을 내놨다.
교사들이 본 학생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인해 피곤하거나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느냐'라는 물음에 고교 교사의 63.0%가 "자주 있다"라고 답했다. 중학교 교사는 61.4%, 초등 교사는 34.2%, 유치원 교사는 21.0%가 같은 답변을 내놨다. '가끔 있다'라는 답변까지 포함하면 고교 교사의 94%, 중학교 교사의 96.7%, 초등교사의 87.3%로 답변 수치가 늘어난다.
이런 결과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과도한 사교육이 학생들의 학교 수업에서 효과 약화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상당수 학생들이 사교육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실도 확인됐다. '사교육으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에 대해 "많이 느낀다"고 답한 초중고 학생은 각각 26.7%, 32.9%, 36.5%였다. '조금 느낀다'까지 포함하면 스트레스를 인식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비율은 평균 78%에 이르렀다. 유초중 학부모 각각 30.6%, 65.4%, 76.5%도 '자녀가 사교육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유초중 교사들은 '사교육을 경감시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각각 61.8%, 63.9%, 59.3%가 '학생 스트레스·심리부담 완화'를 꼽았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들은 사교육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심리적, 정서적 압박을 초래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과도한 입시경쟁과 선행학습 등을 유발하는 학원의 광고 행위 등에 대한 처분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촉구했다. 학생 인권 침해 우려 광고를 금지하고 문항 거래 등 불법을 벌이는 학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봄 끝났다' 학원 사망사건...교육청, 스트레스 감소 위해서라도 법 개정 필요

▲지난해 6월 30일 여고생이 사망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입시학원에 내걸렸던 현수막.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지난해 6월 '찢거나 찢기거나 내 인생의 봄은 끝났다'란 현수막을 내건 서울의 한 입시학원에서 여고생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학생 스트레스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홍보 행위를 벌이는 학원의 학생인권 침해 광고를 금지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라면서 "과도한 입시경쟁과 학벌 차별 광고, 문항 거래 등 불법 운영 학원과 강사에 대한 행정처분 근거를 법으로 명시해야 학원의 지나친 탈법 호객 행위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