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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업인의 수산자원 채취 기준을 강화한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서해안 대표 해루질 관광지인 충남 태안 지역이 중대한 정책 전환의 기로에 섰다.

이번 개정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 의원이 대표 발의해 통과된 것으로, 기존 '어구·방법·수량' 중심 규제에서 '시간·장소'까지 제한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해루질 관광 구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장 영향은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태안의 해양관광과 어업 질서, 지역경제의 향방은 태안군의 정책 설계 능력과 지역 사회 숙의 과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말마다 수천에서 수만명의 갯발체험객들이 몰리는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변을 보호하기위해 지난 2021년 도입됐던 '갯벌휴식년제'도 제대로 시행 못했다.
주말마다 수천에서 수만명의 갯발체험객들이 몰리는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변을 보호하기위해 지난 2021년 도입됐던 '갯벌휴식년제'도 제대로 시행 못했다. ⓒ 신문웅

어업 생존권 보호 vs. 관광 산업 위축,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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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 개정에 대해 수협중앙회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수협중앙회 노동진 회장은 언론에 배포한 환영 입장문을 통해 "야간 해루질로 인한 어장 침해와 양식 피해가 전국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번 개정은 어업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태안에서는 수년간 비어업인(관광체험객)들의 해루질을 놓고 마을어장 침해 논란이 반복돼 왔다. 일부 어촌계는 야간 집단 해루질로 인해 바지락·낙지·해삼 등 어족자원이 급감하고 있다는 피해 사례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등 민원과 분쟁이 끝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 관광업계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태안은 체험형 관광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특히 갯벌 체험과 야간 해루질은 숙박업·외식업·체험업을 연결하는 핵심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 숙박업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예약의 상당 부분이 해루질 체험 관광객"이라며 "시간과 장소가 제한되고 특히 야간 제한이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 관광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쟁이 단순 규제 논쟁을 넘어 지역 경제 구조와 관광 정책 방향을 둘러싼 본질적 갈등이라고 지적이다.

반복된 안전사고… 법 개정 배경 된 '태안 현실'

태안은 전국에서도 해루질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 지형이 복잡해 야간 활동 시 방향 감각 상실과 고립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태안반도 일대에서는 해루질 중 실종·익수·저체온증 사고로 인해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안개·밀물 상승·통신 음영 지역 등 복합 위험 요인이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고는 단순 개인 부주의를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야간 해루질 관광 자체가 위험성이 높은 활동인데 안전관리 체계는 관광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법 개정은 사실상 사고 누적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번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야간 해루질 금지 또는 특정 구역 채취 제한을 조례로 시행할 수 있게 되면서 안전 관리 강화 기대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 전후 비교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 전후 비교 ⓒ 신문웅

태안군 조례 설계… 지역 미래 좌우할 핵심 변수

이번 개정안 통과 이후 태안군의 정책 대응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규제 중심 조례가 도입될 경우 관광 산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반면, 관리형 관광 모델을 도입할 경우 오히려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책 전문가들은 태안군이 담아야 할 조례에는 ▲ 체험 가능 구역과 보호 구역의 명확한 구분 ▲ 어촌계 중심 운영 체계 도입 ▲ 야간 체험 허가제 또는 예약제 도입 ▲ 안전 교육 의무화 및 보험 연계 ▲ 드론·IT 기반 실시간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 규제와 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관리형 해양관광' 모델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안군 관계자는 "관련법의 조례를 충남도가 추진하다가 펜션 숙박업 관계자들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에서 개정안의 공포로 이제는 태안군이 관련 조례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으로 난감하다"며 "의견이 대립되고 있지만 빠른 시간 안에 어업인들과 관광업 종사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태안군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대표적인 갯벌 체험 관광지인 태안반도 해안가에는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대표적인 갯벌 체험 관광지인 태안반도 해안가에는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신문웅

숙의 과정 부재 시 갈등 증폭 가능성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조례 제정 과정의 '사회적 합의'라는 지적이 많다.

어업인·관광업계·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 규제가 시행될 경우 갈등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공원태안해안사무소가 대표적인 갯벌 체험 장소인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수욕장의 무분별한 체험객 집중으로 생태계 교란과 훼손이 심화되자 몽산포 해변을 구획별로 나누어 보호기하기 위해 2021년 어렵게 도입한 '갯벌휴식년제'도 1년도 제대로 시행 못 하고 인근 펜션업자와 몽산포해수욕장 번영회의 이의 제기로 중단된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생태 전문가 A씨는 "▲ 어업 피해 실태와 관광 경제 효과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공개 ▲ 공청회 및 주민참여형 정책 토론회 확대 ▲ 시범 지역 지정 후 단계적 규제 도입 ▲ 갈등 조정 기구 설치 ▲ 정책 효과에 대한 주기적 평가 체계 구축과 같은 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는 단순 행정 조치가 아닌 '지역 사회 합의 정치'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관광 구조 전환의 신호인가 지역 경제 위기인가

이번 법 개정은 태안 관광 모델의 전환 요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태안 관광은 자유형 체험 중심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안전·환경·관리 중심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관광 감소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체험 관광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준비 없는 규제는 지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제기된다.

결국 태안군이 조례 제정 과정의 선택에 따라 지역 갈등의 촉발 요인이 될 수도, 지속가능 관광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느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 태안 정책 역량 시험대

이번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준비될 태안군의 조례안은 단순한 해루질 규제가 아니라 태안의 미래 관광·경제 구조를 결정할 정책 시험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어업 생존권 보호', '관광 산업 유지', '체험객의 안전 확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향후 태안 지역 발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의 숙의 과정과 정책 설계 능력도 평가받는 사안도 될 것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수산자원관리법개정안#해루질#체험관광#태안반도#갯벗휴식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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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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