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송은영 이태원역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활실장. ⓒ 공동취재사진
김문영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위원 : "만약 이태원역에서 다시 한 번 당시와 같은 승객 폭주가 일어나더라도 여전히 사전 준비나 공문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정차 통과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송은영 전 이태원역 역장 : "그거는 상황마다 다릅니다."
김문영 특조위 조사위원 : "이 자리에서 지금 (송 전 역장에게)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있더라도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송은영 전 이태원역 역장 : "네 맞습니다. 제가 역사 내 질서 유지 외에 뭐를 할 수 있겠어요?"
김문영 특조위 조사위원 : "앞서 시뮬레이션 결과도 보셨다. 이태원역에서 내린 사람들은 당연히 이태원으로 갔습니다."
송은영 전 이태원역 역장 : "그거는 1번 출구 골목에서 사고가 났다는 전제 하에 영역이고 제가 외부까지 업무 범위가 있었다면 그렇게 안 했겠죠."
김문영 특조위 조사위원 : "알겠습니다. 증인은 방금 좋은 기회를 흘려보내셨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송은영 전 이태원역 역장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아래 청문회) 자리에서 "참사 당시 이태원역에서 지하철 무정차 통과가 시행됐다면, 이태원역 출구 인근에서 명확하게 위험 수준의 군중 밀도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에도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참사 유가족들은 "송 역장을 특조위에서 고발 조치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오전 2일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시 이태원역에 왜 무정차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특조위에서 권순조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에게 의뢰한 '10.29 이태원역에 대한 공간밀집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이날 새로 발표됐다. 참사 당일 유동 인구를 구현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이태원역에 무정차를 시행했을 경우 인파 증가가 유의미하게 제어된다는 점이 처음 확인했다.
참고인으로 청문회에 참석한 권 교수는 "본 연구에서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무정차가 시행됐다면 역 내 그리고 이태원역 출구 인근에서 위험 수준의 군중 밀도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송 전 역장이) 역 내부만 본다고 하셨는데 역 내에서도 (당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많았다"면서 "무정차가 단순히 바깥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전 역장은 "외부 상황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역사 내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양방향 승강장에서) 같이 승하차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승강장에서 계단까지 가는 승강기는 모두 중지시키고 승하차 인원을 (여러 차례) 끊어서 지상으로 유출시키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송은영 사고 당시 이태원역장이 유가족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문영 특조위 조사위원은 참사 발생 5개월 전에 작성된 2022년 특별수송 대책 추진 계획안을 제시하면서 "이 문서에는 승객 안전이 우려될 때는 역장이 상황을 종합관제센터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무정차 통과를 시킬 수 있다고 돼있다. 다만 최소 20분 전에 이러한 결정을 하라고 기재돼 있는데 이는 오히려 20분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무정차 통과 배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사 당시 이태원역 인파 밀집 상태는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됐고, 역장 역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계셨다. 여전히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송 전 역장은 이에 대해서도 "결과론적인 면에서는 안타까울 뿐인데 정말 역사 내 상황이 위험했으면 무정차 통과를 요청하고, 경찰에 외부 출입구를 통제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면서도 "역사 내 직원들이 충분히 (인파를)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행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날 순서가 끝나기 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애진씨의 아버지 신정섭씨가 발언 기회를 얻어 "역장은 이태원역에 인파가 많이 밀집해있던 걸 서너 번 나가서 확인했지 않나. 역 내에서 사고가 나지 않으면 된다는 보신주의로 바깥에서 사고가 나든말든 무정차 통과를 시키지 않고 인파가 유입돼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은 송 전 역장을 향해 "더 하실 말씀이 있나?"라고 물었지만, 송 전 역장은 추가로 답하지 않았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종료 후 송기춘 이태원 참사 특조위원장(오른쪽)이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의 자리를 찾아와 이야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