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언론센터가 2026년 3월 3일 공개한 항공 촬영 사진.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가 공습을 받아 어린이들이 사망했다. 장례식 도중, 애도객들이 무덤을 파고 있다. 이란 언론은 이 학교를 포함해 수백 명의 이란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AFP 기자들은 사망자 수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사진: Iranian Press Center / AFP) ⓒ 연합뉴스 = AFP
학생과 교사 등 175명이 사망한 이란 여자초등학교 폭격이 미군의 표적 설정 오류 때문이라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각) 미 정부 당국자들과 조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초등학교 폭격에 대한 예비조사에서 미군의 책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단독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번 폭격은 미군이 학교 인근의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기지를 겨냥했다가 표적을 잘못 설정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학교 건물은 과거 군 기지 시설의 일부였다.
국방정보국(DIA)은 학교 건물을 군사 표적으로 분류한 오래된 정보를 미국 중부사령부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첫날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여자초등학교가 폭격을 당했다. 이란 정부는 수업 중이던 학생과 교사 등 최소 175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가 대부분 어린이라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미군이 사용하는 토마호크 미사일 파편이 발견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저지른 짓"이라며 "알다시피 이란의 무기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전혀 정확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이란 소행" 주장하더니... NYT "참혹한 군사적 실수"
당국자들은 아직 예비조사 단계라면서 왜 오래된 정보가 사용됐고, 검증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 심각한 의문이 많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해당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중부사령부에 전달됐는지, DIA가 최신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DIA는 표적 정보가 오래됐을 경우 국가지리정보국(NGIA)의 협조를 받아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검증해야 한다. 다만 전쟁 초기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조사단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정보 수집 체계가 오류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검토했지만, 이번 사건은 인적 오류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NYT는 "핵심 결론은 미군의 책임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공개 증거들을 반영하고 있다"라며 "어린이들로 가득 찬 학교를 공격한 이번 사건은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의 가장 참혹한 군사적 실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군은 1999년 유고슬라비아를 공습할 때도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중국대사관 건물을 무기 관련 시설로 잘못 설정하고 폭격했다가 중국인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소행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다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언급을 꺼리고 있다. 또한 이번 예비조사 결과에 대해 관련 기관들은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NYT가 보도에서 밝혔듯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조사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