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교섭 쟁취하자!민주노총이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진짜 사장 나와라!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본격 선포했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진짜 사장 나와라!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본격 선포했다.
민주노총 엄미경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사회를 맡은 이날 대회에는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등 산하 조직 조합원 등 민주노총 추산 5천 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법이 바뀌었다, 교섭 좀 합시다, 진짜 사장 나와라",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원청 사용자의 직접교섭 이행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지만, 현장에서 원청이 교섭을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며 20년이 넘는 투쟁의 성과를 현실로 완성하기 위한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박상만 위원장은 "지난 2월까지 하청기업 조합원 7145명이 14개 원청기업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으나, 답변을 보내온 것은 단 2개 기업뿐이고 내용도 교섭 참석 불가였다"며 "나머지 12개 기업은 회신조차 없다"고 폭로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이날 함께 발표한 노조법 2·3조 매뉴얼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원청노조를 배제하고 하청노조끼리만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라는 반쪽짜리 매뉴얼을 내놨다"며 "이는 원청교섭을 더 어렵게 만드는 제도이자 원청에게 교섭 거부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폐기하는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정부와 민주당에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현재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등이 천막농성 중이며, 4월 2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짜 사장 나와라!민주노총이 개정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진짜 사장 나와라!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노조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본격 선포했다. 사진은 집회 모습이다. ⓒ 민주노총
우창코넥타 노동자 "퇴근 2시간 전 1분 통보로 전원 해고"
사전 발언에 나선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 우창코넥타지회 김민정 지회장은 "2026년 1월 22일, 퇴근 2시간을 앞둔 오후 단 1분짜리 통보로 파산과 전원 해고를 선고받았다"며 "30년 넘게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었던 건실한 회사가 모베이스 자본 인수 6년 만에 빚더미에 올라 파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경영 실패가 아니라 사기 파산·위장 파산·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현재 노동자들은 3월 20일 점거 중인 사업장에서 퇴거당할 처지에 놓여 탄원서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서비스연맹 김광창 위원장은 "택배 배송물량·수수료체계·배송정책을 모두 원청 택배사가 결정하면서도 수십 년간 사용자가 아니라며 대리점 뒤에 숨어왔다"며 "쿠팡에선 2020년부터 지금까지 30명이 일하다가 숨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3월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단시간 노동 확대·이동시간 비급여에 따른 저임금 구조 등 산적한 문제에 보건복지부는 수탁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원청이 교섭을 거부한다면 현장을 멈춰 진짜 주인이 누군지 알려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최동주 부위원장은 "20년 전 강남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000만~30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억 원이 넘는다. 20년 사이 5배 이상 폭등했지만 건설 노동자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 산재 사망자 287명 가운데 138명이 건설업 노동자였다"며 "건설현장의 이익이 위로만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원청교섭"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조는 100개 원청 건설사와의 교섭 쟁취를 목표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김현주 지부장은 "국민카드(대전센터) 상담사들이 지난해 연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20여 년을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용역회사 계약 해지일 뿐이라고 말하는 현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청교섭으로 AI발 해고를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양경수민주노총 위원장이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노조할 권리 쟁취!'라 쓰인 투쟁 문구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다. ⓒ 민주노총
마지막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연초부터 오늘을 준비하며 원청 사용자, 정부 각 부처, 공공기관에 교섭에 나올 것을 요구했지만, 단 한 명의 원청 사용자도, 단 한 곳의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도 아직 교섭에 응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공장 담벼락 콘센트에 전기 하나를 꽂는 일도, 안전조치 하나를 이행하는 것도, 불합리한 매뉴얼 하나를 바꾸는 것도 매번 '권한이 없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하청 바지사장들의 넋두리 앞에 함께 한숨 쉴 수밖에 없었던 부당한 현실을 바꾸고자 20여 년간 싸워왔다"며 "저들이 창구 단일화로 가로막을지라도 우리는 진짜 사장을 교섭 테이블에 앉히겠다"고 선언했다.
양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이 노동운동하라고 권유하고 부총리가 모범 사용자가 되겠다고 했다면,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섭 자리에 앉아야 하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부터 먼저 교섭 자리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원청교섭을 통해 고용안정, 임금·노동조건 개선, AI가 위협하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7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을지로를 거쳐 종로2가 한화빌딩까지 약 3킬로미터를 50분간 행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의 현장 발언이, 한화빌딩 앞에서는 한화오션 원청교섭 촉구 항의서한 전달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은 이번 투쟁 선포를 시작으로 간접고용·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원청교섭 시대를 열기 위한 전국 투쟁을 전개하며, 오는 7월 총파업으로 투쟁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