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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4월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10일, 동해안 고성 교암항에서 만난 한태동 어촌계장은 출항 준비를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어선 연료비 상승에 대한 걱정이 동해안 어촌으로 번지고 있다.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자 어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교암항구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교암항구 ⓒ 진재중

기름값 변수에 어민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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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선용 면세 등유는 수협을 통해 공급되며 한 달에 한 번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민들은 다음 조정 시점인 4월을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선에 공급되는 면세유 가격은 수협중앙회와 정유사 간 계약에 따라 매달 결정된다. 현재 기준 가격은 경유 1드럼(200ℓ) 17만 6640원, 휘발유 100ℓ 8만 4910원이다. 이 가격은 중동 전쟁 이전인 지난달 20일에 확정된 것으로 아직 인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계속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향후 면세유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어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씨는 "지금 사용하는 기름값은 지난달 가격이 그대로 적용돼 당장은 버틸 만하지만,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른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가격이 크게 오르면 조업을 나가도 남는 것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걱정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어민 김아무개씨 역시 비슷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씨는 "어업은 무엇보다 기름값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인데 국제 유가가 불안정하면 앞으로 조업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물 손질을 하던 한 어민도 "다음 달이면 기름값이 오를 것이 뻔한데 바다를 포기할 수도 없고, 나가자니 손해가 날 것 같아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어민들은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출어 횟수를 줄이거나 조업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잡이 어선,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어민들이 고기잡이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고기잡이 어선,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어민들이 고기잡이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 진재중

기름값 상한제 기대 속 여전한 어민들의 불안

주문진항 어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어민 박성호씨는 어선 운영비의 절반 가까이가 연료비라며 최근 기름값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그는 조업을 나갈 때마다 연료비가 가장 큰 걱정이며, 기름값이 오르면 출어 자체가 부담스러워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 역시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그는 "중동에서 전쟁 이야기가 나오면 처음에는 우리와는 먼 일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기름값으로 이어진다"며 "어민들에게는 국제 유가가 오르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평소에 잘 보지 않던 뉴스까지 챙겨 보며 미국과 이란 관련 소식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국제 정세에 따라 기름값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은 현재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한 어민은 전쟁 종결 시점이 정해져 있다면 견딜 수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번 주부터 기름값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어민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어민들은 당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어획량 감소와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해안 어촌에 국제 유가 상승까지 겹칠 경우, 어민들의 생계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어민들은 아직까지는 평소처럼 바다로 나가고 있지만, 시선은 이미 다음 달을 향해 있고, 동해 바다는 어민들의 한숨으로 가득차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주문진항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주문진항 ⓒ 진재중

 출어를 준비하는 어민들, 고유가 여파로 조업 비용 부담이 커지며 어촌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출어를 준비하는 어민들, 고유가 여파로 조업 비용 부담이 커지며 어촌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 진재중



#동해안#어민#유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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