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4일 경기교육혁신연대 소속 단체 관계자들과 예비후보들이 '2026 경기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경기교육혁신연대 제공
2026년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규칙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이하 연대)가 안민석 예비후보 측의 '100% 여론조사' 요구와 선거인단 방식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과 함께 '정책 선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대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안민석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주장은 연대의 단일화 방식이 마치 선거인단 투표만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처럼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라며 안 후보 측의 문제 제기를 조목조목 해명했다. 앞서 안 후보 캠프는 지난 6일 "선거인단 투표 방식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며 동원·금권 선거를 조장할 수 있다"며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특정 후보 제안 수용 아냐... 규약에 따른 합산 방식"
연대는 가장 먼저 '100% 선거인단 선출'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연대 측은 "단일후보 선출 방식은 특정 후보의 제안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참가 단체 대표자 회의에서 제정한 '2026 경기교육혁신연대 규약' 제6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규약은 단일 후보 결정을 '회원 투표(선거인단)와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하여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선거인단 투표가 민의를 왜곡한다는 안 후보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연대는 "일반적으로 1000명 내외의 표본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표본 편향이나 낮은 응답률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며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하기보다 시민 참여 투표를 함께 반영하는 것이 오히려 민심을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동원 선거 및 금권 선거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선거인단 등록 과정에서 경기도민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하고 대리 결제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민들 반응 엇갈려... "적극 참여 보장" vs "그들만의 리그 우려"
이러한 단일화 규칙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자, 경기도민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어느 방식이 맞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아무개(42)씨는 "솔직히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누군지도 모르고 끊는 경우가 태반인데, 교육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해 후보를 검증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본다"며 연대 측의 방식에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단일화 과정이 '조직 동원 경쟁'이 아닌 '정책 경쟁'이 되어야 한다는 안 후보 측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안 후보 측의 우려에 동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원시민 박아무개(55)씨는 "결국 조직력이 강한 특정 단체나 캠프가 사람들을 대거 동원하면 일반 도민들의 표심은 묻히게 되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시스템으로 막는다고 해도 '그들만의 리그'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누굴 위한 싸움인가"... 커지는 피로감, 정책 경쟁 촉구
무엇보다 선거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규칙을 둘러싼 신경전만 부각되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감지된다.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수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소모적인 기싸움을 멈추고 정책 대결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남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단일화 비율이 몇 대 몇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너진 교권을 어떻게 회복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각 후보의 뚜렷한 대안"이라며 "캠프 간의 유불리를 따지는 싸움이 길어질수록 유권자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대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단일화 과정이 '조직 동원 경쟁'이 아닌 '정책 경쟁'이 되어야 한다는 안 후보 측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조만간 정책 검증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본격적인 규칙 협상을 앞두고 단일화 기구와 유력 예비후보 간의 의견차가 명확한 가운데, 유권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극복하고 화음을 내는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는 단순한 정치 공학이나 세력 다툼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경기 교육의 방향타를 쥐여주는 가장 중대한 과정입니다.
실제 학교 운영위원회나 학부모 비대위 등 교육 현장에서 발로 뛰며 활동하다 보면,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일반 도민들의 무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깊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감하게 됩니다. 묻지마식 투표가 이루어지기 쉬운 선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선거인단(회원 투표) 방식은 풀뿌리 교육 자치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가치를 지닙니다.
물론 안민석 예비후보 측이 우려하는 조직 동원이나 과열 경쟁의 부작용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연대 차원에서도 도민들이 100% 신뢰할 수 있도록 대리 등록 방지 등 투명하고 철저한 시스템적 관리가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경기 교육 앞에는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 원거리 통학권 보장, 학교 신설 문제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산적한 현안들이 널려 있습니다. 후보들 간에 단일화 '룰'을 둘러싼 소모적인 기싸움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 누가 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지 치열하게 경쟁하는 진정한 '정책 선거'의 장이 하루빨리 열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