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부산시장(자료사진). ⓒ 김보성
국민의힘 공직 후보자 추천신청서를 접수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9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낙동강 전선을 지키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6.3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그의 말에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여론조사마다 낮은 지지율이 지속하는 상태에서 당이 분열해선 안 된다는 당부까지 내놨다. 바로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국민의힘 의원의 도전에 대해선 보수의 역량을 보여줄 기회라며 경쟁을 반겼다.
오세훈은 공천 미신청, 박형준은 공천 뒤 공개 글
박 시장은 9일 '낙동강 전선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시작한 페이스북 글에서 "5년 전의 위기의식을 (다시) 느낀다"라고 어두운 심경을 밝혔다. 이날 글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보이콧'에 나서고, 한동훈 전 당대표가 주말 사이 부산을 찾아 지지층 규합에 들어간 시점에 게시됐다.
지방선거 패배는 곧 보수궤멸이란 지적도 내놨다. 박 시장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정권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수를 궤멸시키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라고 모두의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부산 등 낙동강 전선을 보수의 마지막 배수진으로 부르기도 했다.
최근 행정통합이나 동남권투자공사 등의 사안마다 대립각을 세워왔던 만큼 정부여당엔 여전히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박 시장은 "웃으면서 손으로는 칼을 휘두르고, 입법 독재를 기반으로 행정부를 장악, 사법개악을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치며 대법원마저 행정부의 시녀로 만들려 한다"라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궐을 거쳐 재선까지 지난 5년은 성과의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투자 유치, 고용률, 삶의 질·금융도시 순위 상승에 더해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가덕도신공항 계약 정상화, 대심도 완공 등을 일일이 열거한 박 시장은 지역의 숙원 과제를 풀었다며 "이제 이 일들을 더 제대로 이어가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요리사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좋은 요리사가 될 수 없다"란 말로 현 상황을 빗댔다.
글의 끝은 '대통합' 역설로 마무리했다. 박 시장은 다른 길은 없다고 바라봤다. 최악의 선거 여건을 뚫고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이기려면 내부부터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먼저 보수의 대통합이 필요하다. 보수의 통합과 경계의 확장이 선거 승리의 유일한 길"이라며 "이 순간부터 분열의 언어를 중지하고 통합의 언어를 합창하자. 저부터 앞장서겠다"라고 제안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날 오후 언론의 요청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반복됐다. 부산시청 광장에서 카메라 앞에 선 박 시장은 통합과 외연 확장 없인 지방선거 승리가 요원하다는 내용으로 비슷한 발언을 꺼냈다. 주 의원 출마에 대한 질문에도 흔쾌히 답변을 내놨다. 그는 "서로 파인 플레이를 통해서 우리가 가진 비전, 역량,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부산시민에게 제대로 알릴 기회"라며 주 의원의 출사표를 환영했다.
당력이 좀처럼 집중되지 못하는 분위기에 대해선 계속 지속될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결집력이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이 지금 약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내 상황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후보가 결정되면 보수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더 많이 결집해 (여당과) 좋은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