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의 한 스크린에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표시되어 있다. 2026.3.9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은 3월 8일, 부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임명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중동 전역이 전면전 상황에 빠진 상태다.
이제 47년 역사상 최대 위기 속에서 이슬람공화국을 이끌 책임을 맡게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8일 성직자들에 의해 부친의 후계자로 지명됐다. 그는 공직에 출마하거나 공개 투표를 거친 적은 없지만, 수십 년간 최고지도자의 핵심 측근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강력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해 왔다.
최근 몇 년간 모즈타바는 부친의 잠재적 후계자로 꾸준히 주목받았다. 이번 임명은 이란 내 강경파 세력이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전쟁이 2주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협상이나 합의를 추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알자지라>는 모즈타바를 "부친의 문지기"라고 표현하며,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부친의 방침을 그대로 따른다. 따라서 우리는 대립적인 지도자를 예상하며, 온건한 태도는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전쟁이 끝나고 그가 살아남아 나라를 계속 이끌 수 있다면, 이란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큰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권한을 가진 88명의 전문가회의는 이전에 투표를 통해 다수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인물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회의 구성원은 "이맘 호메이니의 길과 순교자 이맘 하메네이의 길이 선택됐다. 하메네이의 이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하메네이는 37년간 이란을 통치하며, 1979년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었다. 그는 이번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고, 이후 중동 전역에 혼란이 확산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미 모즈타바 등 후계자에 대해 암살을 경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8일 ABC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다음 지도자는 우리 승인을 받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관리들은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며, "나라의 미래는 오직 이란 국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생명보다 소중한 이란의 운명은 부끄럽지 않은 이란 국민이 결정할 것이며, 엡스타인 같은 사람들의 일당이 결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페르시아어 계정 X를 통해 "이스라엘 국가는 모든 후계자와 후계자 지명자를 계속 추적할 것이다. 후계자 선출 회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도 우리는 주저 없이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한다. 이것은 경고다!"라고 발표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종교 보수 성직자에게 수학한 뒤 시아파 중급 성직자 계급인 '호자톨레스람(Hojjatoleslam)' 직위를 얻었다. 이는 공식적인 정부 직책은 아니지만,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네트워크 속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제 47년 역사상 최대 위기 속에서 이란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로 자리하게 되며, 그의 향후 행보는 중동 정세와 국제 외교에 큰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