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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대진동 마을회관 일대가 며칠간 신명 나는 장단과 간절한 기도로 들썩였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바다의 풍요와 어민의 안녕을 기원한 '대진동 풍어제'는 지난 5일 오후 마지막 굿판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진동 풍어제'는 대진동 마을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풍어제로, 한 해는 제사만 지내고 한 해는 굿판과 같이 올린다. 특히 올해 풍어제는 강릉단오굿 예능보유자인 빈순애 명인이 집전하며 전통의 깊이를 더했다. 바다와 인간을 잇는 오래된 약속, 동해안 어촌 마을의 풍어제. 거친 파도에 생계를 맡긴 이들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인 동시에 경외의 대상이다.

어민들은 예로부터 어업철이 시작될 때마다 용왕과 가신(家神)에게 제를 올리며 무사 조업을 빌어왔다. 묵호와 어달을 잇는 대진동 역시 그 오랜 전통을 묵묵히 지켜온 마을이다. 이번 풍어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빈순애 명인의 고향이 바로 이곳 대진동이기 때문이다. 당시 대진동을 찾은 강릉단오굿의 거목 고 신석남 명인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길을 열어주었다.

2026 대진동 풍어제 풍어제를 올리는 대진마을회관 광장
2026 대진동 풍어제풍어제를 올리는 대진마을회관 광장 ⓒ 조연섭

빈 명인은 신석남 명인의 며느리가 되어 세습무의 길에 들어섰고, 남편 김명익씨와 함께 평생을 굿판의 맥을 잇는 데 헌신했다. 고향 바다 앞에서 펼친 이번 굿판은 명인에게도, 마을 주민들에게도 남다른 감회를 선사했다. 또한 이번 굿판에 함께한 명인의 딸의 모습은 동해안 무속 문화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역사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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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마지막 굿판은 유려한 춤사위와 악사들의 신명 나는 장단이 어우러지며 절정에 달했다.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정성껏 준비한 제물을 올리며 가족의 건강과 마을의 평안을 빌었다. 현장에서 만난 문화발전소 공감 한지숙 국장은 "고기가 많이 잡히는 것도 좋지만, 그저 바다 나간 어부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는 게 제일 큰 소망"이라고 전했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많은 어촌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대진동의 파도는 여전히 사람들의 기도를 실어 나른다. 굿판은 끝났지만, 바다와 함께 살아가겠다는 어민들의 다짐은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이곳 대진동 바닷가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풍어제#대진동#대진마을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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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섭 (tbntv) 내방

영동종합방송프로덕션 대표, 동해케이블TV 아나운서, GTI 국제무역 투자박람회 공연 총감독,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송정막걸리축제, 뮤지컬, 동해의 신선 심동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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