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7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의 1대 5000 지도 국외 반출 신청 건을 심의한 결과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7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기사는 바로 '지도'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읽으며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했다.
나 역시 여행을 다니며 다른 나라의 많은 곳에서 구글 지도의 혜택을 본다. 지금의 여행은 구글 없이 과연 가능할지 싶을 만큼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니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나라는 엄연한 분단국가이니 이 기사를 보고 여러 마음이 교차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문득, 그 '지도'라는 것이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그 지도의 역사과 자료가 모인 곳을 가보는 건 어떨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침 내가 사는 곳 수원의 영통구 월드컵로 92(원천동)에 있는 국립지도박물관(國立地圖博物館)이 생각나 그곳으로 향했다.

▲국립지도박물관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국립지도박물관입니다. ⓒ 전명원
이곳은 우리나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설립 운영하는 국립박물관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걸 알아도 그동안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지도와 관계된 일을 하는 특정 전문가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닌가 혹은 학생들의 교육용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막상 찾은 지도박물관은 의외로 친근하고 알찬 공간이었다. 누구든 측량과 지도에 대해, 그 역사에 대해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더불어 우리 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도의 역사, 고지도 속 우리나라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지금과 같은 기술이 없던 시절에 어떻게 지도라는 것을 만들었을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 정확성이 놀랍기만 하다.

▲지도박물관 내부내부의 전시물이 상당히 알찹니다. 아이들도, 어른도 모두 만족할 만한 공간이에요 ⓒ 전명원
그뿐 아니라 우리가 지도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는 역시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이다. 지도박물관에서도 그의 흔적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야외 공간에는 그의 동상과 기념비가 있어 그곳으로 발길을 향했는데, 의외로 눈길을 사로잡은 건 '통합 기준점'이었다.
지도와 측량에 관련된 기준점에는 삼각점, 수준점, 통합 기준점이 있는데 그중 통합기준점(統合基準點, Unified Control Points)이란 '국토에 대한 평면적 위치와 높이 그리고 중력값에 대한 지리적 분포와 시간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알 수 있도록 설치한 국가기준점'이라고 한다. 현재 7000여 개의 통합 기준점을 3킬로미터의 간격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통합기준점야외 공간에 있는 통합기준점입니다. 우리 주위에 많을 기준점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 전명원
나는 내부의 전시물도 좋았고, 외부의 고산자 김정호의 동상도 눈여겨 보았지만,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바로 이 '기준점'이었다. 우리 주위에 그처럼 많은 '기준점'이 있을 것이고, 그것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을 것이다. 편하게 내비게이션을 쓰고, 대중교통으로 길 찾기 기능을 쓰며 살아가지만 정작 그것이 '지도'이며 그 지도는 어떠한 '기준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정밀한 지도는 우리가 안심하고 다음 발걸음을 계획할 수 있게 해준다. 정확한 지도가 우리를 정확한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지도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 시간이었다.
국립지도박물관 관람 시간 10:00~17:00 (16시까지 입장 가능,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