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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2.24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2.24 ⓒ 연합뉴스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대법관 증원·법왜곡죄)'이 드디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 대법원장은 3일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들을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국민께서 심사숙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사법개혁에 대한 자신의 일관된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사법부는 처음부터 법안에 반대했다. 사법개혁이 사법권의 독립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법개혁의 취지 역시 사법권 독립을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것이다. 그들도 그걸 알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수십 년 간 철옹성처럼 쌓아온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법권 독립의 목적은 사법부가 아닌 국민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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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권의 독립은 사법부와 법관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지위와 특권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법원 조직과 법관 인사의 독립 및 법관의 직무상의 독립 등 법원이나 법관의 독립에 관련된 내용들은 모두 사법권 독립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결국 사법권의 독립은 바로 재판 과정과 내용의 공정성을 담보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사법권 독립과 관련해서 정치권 등 외부로부터의 독립도 중요하지만 대법원장이나 법원장 등 법원 내부로부터의 독립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내란 사태와 사법쿠데타, 그리고 이어지는 내란 관련 재판에서 드러난 대법원장과 대법관, 내란 관련 재판부 및 관련 영장 전담 법관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행태들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법원의 조직 및 법관의 신분에 대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등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보장할 수 있는 사법제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법권 독립은 타 기관의 견제를 수반한다

사법권의 독립은 사법부에 대한 견제를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법권의 독립이 훼손되고 결과적으로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아 헌법과 국민의 권익이 침해될 경우 사법부에 대한 견제와 통제는 당연하다. 이것이 진정한 권력분립 내지 삼권분립의 원칙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삼권분립은 사법부에 대하여 다른 헌법기관에 의한 그 어떠한 견제와 통제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형식적 의미의 절대적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삼권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국회의 입법권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권을 통해 통제를 받고, 대통령의 계엄선포권도 국회의 해제요구권에 의하여 통제받는 것과 똑같은 논리이다.

따라서 사법권 스스로가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하고 사법부 스스로 자정능력과 의지가 없어 결과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을 경우 사법권은 타 기관에 의해 견제와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권력분립의 원칙이다.

사법개혁의 주체는 사법부가 아니라 국회다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 연합뉴스

사법부는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한편, 설사 개혁을 하더라도 자신들이 개혁 과정에 참여해서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물론 사법부는 이해당사자로서 나름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고, 정치권이 이를 참고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개혁의 객체이지 주체가 아니다. 더욱이 사법부는 그럴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수십 년 동안 사법부는 개혁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해 오면서 정의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침묵했다. 일련의 내란사태와 이어지는 헌정 위기 속에서도 침묵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2025년 5월 1일 대법원은 선거운동 기간 도중 유력 대선 후보의 사건을 일주일 만에 파기환송 하는 '사법쿠데타'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사법부에 대한 극도의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사법개혁에 불을 당긴 것이다.

사법개혁의 주체는 1차적으로 국회다.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적 정당성 때문이다. 즉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국민의 대표기관이기 때문이다. 헌법의 구성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조문이자 헌법의 출발점인 제1장 제1조에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하고, 제2장에서 헌법의 핵심이자 국가의 목표인 국민의 기본권을 규정하고, 이어서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도구인 국가기관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제일 먼저 제3장에서 선출권력이자 제1의 대의기관인 국회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제4장에서 또 다른 선출권력인 대통령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사법부에 대하여는 한참 뒤인 제5장에서 규정하고 있다. 사법부는 민주적 정당성이 매우 취약한 기관이다. 최고법원인 대법원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구성되는 기관이다. 즉 헌법상 직접적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개의 선출권력인 국회와 대통령에 의하여 대법원이 구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상 사법부를 견제하고 개혁할 권한과 의무는 당연히 국회에게 있다. 이에 따라 법관의 자격이나 법원의 조직, 법관의 임기나 신분보장 등 사법부에 대한 제반 사항은 헌법에서 직접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법률로 정하도록 헌법이 국회에 위임하고 있다. 이는 한편에서는 권력분립의 원칙에서 도출되는 국회에 의한 견제의 원리상,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회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제1의 대의기관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것이다.

이처럼 사법부에게 개혁을 맡기는 것은 헌법상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과거 검찰에 검찰개혁을 맡겼을 때 실패한 사례에서 보듯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다. 따라서 사법부는 절대로 개혁 과정에 주체로서 참여할 수 없고, 헌법상 참여가 예정되어 있지도 않다.

사법개혁은 제도개혁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진은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2026.2.12
사진은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2026.2.12 ⓒ 연합뉴스

한편 사법개혁과 관련하여 얼마 전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한 포럼에서 "사람이 저지른 실수를 시스템의 탓으로 돌리면, 결국 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며 "휴먼 에러는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시스템은 본래의 목적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먼 에러를 해결하겠다며 성급히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건 위험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그동안 사법부가 초래한 다양한 문제와 국민적 불신에는 법관 개인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가 단편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 간 끊임없이 지속되어 온 것은 근본적으로 사법시스템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또한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도 사법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발생되지 않거나 훨씬 적게 발생될 수 있다. 이는 법치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입증이 된다.

실제로 선진국의 제도와 실제는 우리보다 우수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선진적인데 사법부가 후진적이고,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은 제도에 기인한다. 제도가 사람을 만든다. 그 점에서 문형배 전 대행의 제도개혁에 대한 소극적 입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런 맥락에서 필자를 비롯해 학계에서는 다양한 제도개혁안을 주장해 왔다. 예컨대 이번에 통과된 사법개혁 3법을 비롯해,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 평가제 도입,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국민참여재판 확대, 법원행정처 폐지, 대법관·헌재 재판관 선출 방식 개혁,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3명 지명권 폐지, 대법원을 비롯한 법원의 전문법원화 등 다양하다. 이들 제도의 개혁은 사법의 선진화와 민주화를 위하여 필수적인 것들이다.

이 모든 개혁안은 바로 사법부가 그토록 주장하는 사법권의 독립을 강화하는 내용들이다. 사법부가 정말로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러한 개혁안에 대하여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한다.

사법부는 환골탈태해야 한다

사법부는 더 이상 사법개혁에 저항해서는 안 된다. 사법개혁이 사법부의 자업자득이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도 자업자득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사법개혁이야말로 진정한 사법권 독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내란과 부정에는 침묵하면서 사법개혁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다느니 사법부 스스로 개혁한다느니 하는 궤변을 더 이상 늘어놓아서도 안 된다. 대법원장을 비롯한 모든 법관들은 헌법을 제대로 공부하길 바란다. 그리고 헌법정신을 뼛속 깊이 체화시켜라.

우리 국민들은 공정하고 신속하며 선진화된 사법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 언제까지 국민이 사법부를 상전으로 모시는 주객전도의 현상이 지속되어야 하나.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상도 사라져야 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모든 국민이 체감하도록 사법부는 입증하라. 이제라도 사법부는 석고대죄하고 국민을 상전으로 모시는 충직한 공복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법개혁사법권독립사법개혁의주체권력분립의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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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paul7636) 내방

연세대학교 법대 (법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법학석사) 독일 뮌헨대학교 법대 (법학박사) 전남대학교 법대 교수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 성신여대 법대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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