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중국 윈난성의 자연 유산과 문화유산을 탐사했다. 강의 협곡과 길을 따라 차마고도가 형성되어 있고, 옛길 주변으로 그들이 만들어낸 역사와 문화유산이 잘 남아 있다. 이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 차마고도 지역 소수민족이 남긴 문화와 예술, 티베트 불교의 특징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인천에서 윈난성 성도 쿤밍으로 들어가 따리, 리장, 샹그릴라를 답사하고 쿤밍으로 나왔다.
유장하게 흐르는 진사강 푸른 물길을 만나다

▲유장하게 흐르는 진사강: 오른쪽에 옥룡설산이 보인다. ⓒ 이상기
따리에서는 숭성사 삼탑 바로 옆에 있는 따리삼탑원(三塔苑) 창산화원주점에서 하룻밤을 잤다. 이 호텔은 객실과 찬청(餐廳) 외에 선적인 분위기에서 차를 즐기는 다사(茶舍)가 갖춰져 있다. 사람들은 묘향불국(妙香佛國) 삼탑 다사에 와 풍화설월(風花雪月)의 낭만을 즐긴다고 말한다. 찬청 앞에는 연못이 있어, 아침과 저녁에 오고 가며 물에 비친 삼탑을 볼 수 있다. 이를 삼탑영수(三塔映水)라고 한다. 특히 탑에 조명이 들어오는 밤이면, 삼탑 중 두 탑이 물에 비쳐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아침 식사 후 숭성사 삼탑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리장과 샹그릴라 방향으로 길을 떠난다. 얼하이 서쪽으로 난 214번 국도를 타고 가다 얼하이 북쪽에서 따리와 리장을 연결하는 대려(大麗)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따리에서 리장까지 거리는 164㎞로 2시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이 호도협이어서 리장 서쪽에서 샹그릴라와 리장을 연결하는 향려(香麗)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고속도로는 진사강을 따라 가다 송원대교(松園大橋)를 건너 샹그릴라 땅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214번 국도를 타고 진사강 서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진사강을 지나는 호도협 특대교와 고속철교 너머로 옥룡설산이 보인다. ⓒ 이상기
진사강 오른쪽으로는 옥룡설산이, 왼쪽으로는 하바설산이 펼쳐진다. 진사강 위로 높게 놓인 호도협 특대교와 고속철교가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지나간다. 진사강이 북동쪽으로 구부러지는 지점에 이르러, 길은 샹그릴라 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우회전해 석다강하(碩多崗河)에 놓인 다리를 건너 옥룡설산 방향으로 올라간다. 우리의 다음 행선지 상호도협 풍경구로 가기 위해서다. 상호도협에서 협곡을 지나가는 진사강의 빠른 물결을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기 전에 입구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6인승 밴으로 갈아탄다.
좁고 깊은 호도협 사이로 세차게 흐르는 진사강

▲호도협을 흐르는 진사강의 세찬 물결 ⓒ 이상기
밴은 대교와 철교를 지나고 상호도협 터널을 지난 다음 우리를 상호도협 풍경구에 내려놓는다. 상호도협은 호도협 구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그것은 깊고 험하고 기이하고 절묘한데다 빼어나기(深險奇絶秀)까지 하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호도석이 있는 강변으로 내려가자면 3000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이곳을 단시간 내에 오르내리려면 전동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관광잔도(棧道)로 내려가야 한다. 우리는 왕복 70위안짜리 표를 끊는다. 내려가는 것만은 30위안이고, 올라오는 것만은 50위안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해발 200m 정도를 내려가면 협곡호랑이(峽虎) 광장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진사강의 빠르고 세찬 물결과 호도석(虎跳石)을 볼 수 있다. 호도석은 폭이 20m 높이가 13m쯤 되는 바위다. 호도석이 있는 곳이 협곡의 가장 좁은 구간으로 폭이 30m밖에 되질 않는다. 호도협은 원나라 때까지 설산으로 들어가는 관문(雪山門關)으로 불렸다. 명․청시대 처음으로 호랑이가 뛰어넘는 산골물(虎跳澗)이 되었다. 중화민국 시대에 호랑이가 뛰어넘는 여울(虎跳灘)이 되었다. 호도협이라는 지명은 1958년에 처음 생겨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기복장랑에 걸린 소원판 ⓒ 이상기
호도협은 옥룡설산과 하바설산 사이를 지나는 협곡으로 길이가 17㎞이며, 양쪽 연결 지점까지 25㎞가 호도협 풍경구로 개발되었다. 2025년 9월 보수와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단을 내려가면 호랑이 광장에 이르게 된다. 호랑이 광장 가는 길에 복을 비는 긴 주랑(祈福長廊)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물건을 걸어 놓았다. 이것은 타르초를 걸어 자신의 소원을 하늘나라로 올려보내는 티베트 문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장랑을 지나면 마니차가 설치되어 있어 또 한 번 소원을 빌 수 있다. 이곳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야 호랑이 광장에 이르게 된다. 호랑이 광장에는 샹그릴라 호도협이라는 글자가 쓰인 기단부 위에 포효하는 호랑이 한 마리가 뛸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백인군(白寅君)으로 불리는 호랑이로 붉은 털에 흰색 줄무늬가 있다. 흰색을 의미하는 백은 순결함을 상징한다. 인은 십이지신의 호랑이를 뜻한다. 군은 존귀한 사람이나 사물을 말할 때 사용한다. 백인군은 높이가 3.6m, 길이가 6m, 무게가 1.8t이나 된다.

▲호도협을 상징하는 호랑이 ⓒ 이상기
광장 주변에는 호도협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세 군데 있다. 물가에 청풍대(聽風臺)와 관랑대(觀浪臺)가 있다. 청풍대는 급류가 몰아치며 생겨나는 바람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전망대다. 관랑대는 진사강 급류의 역동적인 물결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위쪽으로 능운대(凌雲臺)가 있는데, 구름을 능가하는 높이에 있는 전망대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능운대가 좀 더 높은 곳에 있어 진사강 건너편 리장 호도협의 풍광을 살펴보기에 좋다.
진사강 건너편으로 호구잔도(虎口棧道)가 보인다. 호구잔도는 옥룡설산 쪽에 인위적으로 낸 길로 리장 호도협이라 불린다. 그러므로 호구잔도는 샹그릴라 쪽 상호도협에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그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절벽에 청나라 때 새긴 옥벽(玉壁)과 금천(金川)이라는 석각이 있다고 한다. 옥벽은 옥룡설산 절벽을 말하고, 금천은 진사강을 말한다.

▲진사강 호도석 너머로 보이는 리장 호도협 ⓒ 이상기
역사적으로 보면 진사강이 옛날 윈난과 티베트의 경계였다. 그것은 호도협이 깎아지르는 협곡으로, 이곳을 넘는 게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협곡에 다리가 놓이고, 진사강을 따라 길이 잘 나 있어 샹그릴라와 더친(德欽) 지역이 윈난성에 편입된 것이다. 이 지역을 크게 디칭(迪慶) 장족자치주라고 부른다. 전통적으로 이곳에 테베트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디칭은 티베트어로 길하고 상서로운 지방이라는 뜻이다.
상호도협 전망대를 떠나며

▲상호도협 협곡과 물과 바위가 이루는 절경 ⓒ 이상기
상호도협 광장 전망대에서 진사강의 세찬 물결을 보고, 소리를 듣고, 옥색 물빛을 감상한다. 진사강이 갈수기에는 이처럼 물빛이 파랗게 되고, 홍수기에 이르면 물빛이 황토색으로 변한다. 수량이 많아지는 6월과 9월 사이에는 호도석을 볼 수 없다고 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날씨가 맑고 좋아, 윈난성의 하늘과 물빛이 늘 파랗고 선명했다. 그 덕에 호도협에서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또 협곡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과 빛이 비치는 곳 사이를 물보라가 튀면서 만들어내는 대비도 정말 멋졌다.
이처럼 멋진 경관을 이루는 것은 협곡이 좁고 깊으며 낙차가 크기 때문이다. 상호도협에서 중호도협까지 거리는 16㎞ 정도인데, 낙차가 220m나 되며 경사도가 13.8%에 이른다. 그리고 호도협 지역과 옥룡설산의 해발 차이가 무려 3600m가 넘는다. 그것은 호도협의 해발이 1800인데, 옥룡설산의 최고 높이는 5596m나 되기 때문이다. 샹그릴라 쪽 하바설산도 해발이 5386m나 된다. 우리는 상호도협을 보고 나서 하바설산 쪽으로 난 차마고도 산길을 1박2일에 걸쳐 걸으며 협곡과 옥룡설산의 장관을 살펴볼 예정이다.

▲진사강 호도협에 비는 보통 사람들의 소원 ⓒ 이상기
샹그릴라 호도협이 개발되기 전에는 리장 호도협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것은 진사강을 건너는 일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설치된 호구 잔도는 2㎞ 정도의 돌길(石板路)로 고도가 없이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편안하게 호도협의 분위기를 느끼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호도협을 떠나면서 물가 주변 유리벽을 보니 소원을 비는 판들이 빡빡하게 걸려 있다. 과거에는 권력과 돈이 있는 시인묵객이 바위와 벽에 글자와 시구를 새겨 넣었다면, 이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소원을 벽에 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