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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국회는 법원의 판결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재판소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재판소원'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원행정처 등 일각에서는 재판소원 도입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가진 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같은 주장이 '전관예우'라는 진짜 문제의 책임을 재판소원에 지우는 것이라는 차성안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을 소개합니다. 이밖에도 재판소원에 관한 다양한 글을 기다립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 도입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5년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입장, 착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 도입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5년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입장, 착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판소원은 오히려 없는 자와 차별받는 자를 위해 쓰일 수 있다.

가진 자를 걱정해 주는 마음은 가상하나, 언제부터 법원이 그랬나 하는 생각에 불편하다.

진심으로 재판소원이 가진 자를 위한 특권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법관, 헌법재판관, 연구관, 검사, 경찰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이, 돈다발을 많이 들고 오는 자에게 자신의 공적 경험을 파는, 대량의 전관 변호사 정기 배출 시스템을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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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전관 브로커의 대규모 맞춤형 전관 시스템을 통한 사법시스템 왜곡과 불신의 조장은 누구 때문인가. 바로 대형로펌(=제도화된 전관 브로커), 대법원, 법원, 헌법재판소, 검찰, 경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대량 전관 변호사 배출 시스템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법 체계를 유지하는 국회의원, 정치인들 때문이다. 진보, 보수를 막론한다.

최고법원이 대법원인지, 헌재인지 다투는데, 소위 최고법원 출신의 수많은 대법관, 헌법재판관들조차 수천만 원의 도장값을 들고 오는 이에게 자신이 공적으로 쌓은 지식을 상업적으로 팔아 먹는 나라가 선진국 중 어디에 있나?

이는 사법불신을 조장한다. 전관 변호사이면 뭔가 판사, 검사, 경찰과 닿는 끈이 있겠지. 그 사법불신은 음모론을 펼치는 자칭 진보적인 사법개혁의 거짓선지자들 방송, 칼럼과 기사의 클릭수를 높인다. 이는 다시 전관 변호사의 몸값을 높이고, 대형로펌의 분야는 물론 기수, 학교까지 고려한 맞춤형 전관 시스템은 더욱 더 진화한다.

완벽한 공생관계의 전관예우 생태계이다.

누가 이 질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어느 언론의 연재기사 제목처럼 전관예우 백약이 무효가 아니다. 백약은커녕 효과 좋은 단 하나의 센 약도 쓴 적이 없을 뿐. 특효약은 넘쳐난다. 궁금하면 아래 보고서와 이를 요약, 압축한 아래 논문을 참고하시라.

- 차성안, "해외의 전관예우 규제사례와 국내 규제방안 모색(1), (2)", 사법정책연구원, 2020.
https://jpri.scourt.go.kr/post/postView.do?boardSeq=7&menuSeq=11&seq=1101
- 차성안, "해외의 퇴직법관 전관예우 규제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법조 제69권 제1호, 2020.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565812

'없는 자, 차별받는 자들을 위한 재판소원' 되는 특효약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 연합뉴스

왜 특효약을 못쓸까. 그 약을 쓰는 것을 막는 이들이 너무 세서이다. 초대형 전관 브로커로 전락한 대형로펌과 이들과 결탁된 정치적 세력.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다를 바가 없다. 헌법재판소와 법원, 검찰, 경찰의 잠재적 전관 변호사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판사, 검사들.

특히 이들과 변호사로서 정체성을 같이 하는 수많은 변호사 출신 정치인들, 수많은 국회의원들. 대통령도 벌써 변호사 출신이 3명째 아닌가. 이재명 대통령은 다를까. 법률가들의 질 떨어진다는 반대를 무릅쓰고 사법시험 합격자를 1000명으로 몇 배 늘려버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기 근처에나 가는지 지켜보자.

진보, 보수의 법률가를 불문하고, 자신들처럼 용이 되지 못하는 후배 법조인들의 생계 걱정은 넘쳐나나, 낮은 사법서비스 접근권에 신음하는 서민, 없는 자는 안중에 없다.

개천에서 난 용 한 마리보다는, 미꾸라지들과 함께 하는 수많은 이무기 변호사들이 필요한 시대다.

대형로펌은 헌법재판 관련 전관 영입을 포기하고, 프로보노(경제적·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료 공익 변론... 편집자 주) 활동으로, 없는 자, 서민, 차별받는 자에게 재판소원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독일 등 재판소원이 안착된 나라들을 조사하고, 그것을 한국에 적용하는 일에 소속 변호사들을 투입하기 바란다.

100여 명이나 될까 말까 하는 공익전담 변호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언제나 묵묵히 싸워온 그들은 재판소원을 없는 자, 차별받는 자, 서민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를 정말 열심히 고민하고, 이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익활동 전담 변호사 숫자가 왜 이렇게 적으며, 또 늘지도 않을까. 로펌들의 프로보노 활동은 대부분 구호만 요란하고, 그 규모는 생색내기에 그칠까.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지방변호사회는, 얼마 전의 변호사 합격자 숫자 줄이기용 설문 같은 이익집단적 행동은 멈추고, 법률이 부여한 공적 권한과 지위에 걸맞게, 재판소원의 활성화를 통한 없는 자, 약자, 서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프로보노 활동 지원 대폭 강화에 나서라.

반대로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1천~2천 명에서 5천 명으로 늘려서, 현재 소액 사건은 거들떠 보지 않는 변호사들이(소액재판 10건 중의 8건은 원고에게조차 변호사가 안 붙는다.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정체 상태이다), 서민들의 재판소원 시장에도 뛰어들 수 있는 법률서비스 자유시장과 완전경쟁의 이익을 국민들에게 허하라.

법률가는 보수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명한 법경제학자인 리차드 포스너 판사가 미국의 자격시험화된 변호사시험에 기반한 완전경쟁 법률 시장에 대해 보내는 확신에 찬 찬탄을, 왜 우리나라의 보수적인 법률가와 그 단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까. 보수적 법률가는 없고 이익에 충실한 법률가만이 있기 때문인가.

그럼 진보적 법률가라 하여 다른가. 로스쿨 정원,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틀어막아 법학교육의 파행을 초래한 이들이 누군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포함된 노무현 정부의 진보적 정치인들, 법률가들이 아닌가.

오히려, 변호사 자격시험화를 전제로 한 미국형 로스쿨 모델을, 로스쿨 정원, 변호사 합격자 수의 엄격한 통제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로스쿨로 왜곡한 주범들이다. 다를 바가 없거니와 더 큰 책임이 있으나, 아무도 반성하지 않는다. 반성하라고 촉구하지도 않는다. 뒤죽박죽의 사법개혁판이다. 제도화된 위선이 판친다.

법률가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해관계로 왜곡된 집단적 담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을 세워야 한다. 바람이 그물을 벗어나듯.

방관적 관찰자에서 벗어나, 없는 자, 차별받는 자를 위해 기본권이 침해받는 현장으로 달려가라. 외국의 재판소원 사례와 한국의 기본권 침해 현실을 비교 연구하고(학자), 재판소원을 제기하고(국민, 활동가), 법리를 개발하고(법률가), 여론을 형성(언론인)하자.

법관에게 기본권의 물대포를 쏘라. 재판을 헌법적 가치로 물들게 하라.

재판소원은 의지의 영역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차성안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형사법)는 전직 판사입니다.


#차성안#재판소원#전관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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