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구례 섬진강수달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지금 2천여 그루의 홍매화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피어난 붉은 매화는, 마치 지리산의 봄이 내뿜는 뜨거운 숨결처럼 강렬합니다.

▲구례 섬진강수달생태공원에 핀 홍매화 ⓒ 임세웅
그 붉은 터널을 따라 걷다 보면 은은한 꽃향기에 취해 잠시 발걸음이 무거워집니다. 산책로 사이로 우뚝 솟은 트리타워에 오르면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의 유려한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구례 섬진강수달생태공원에 핀 홍매화 ⓒ 임세웅
즐겁게 산책하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꽃향기와 섞여 공원을 가득 채우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봄의 정석입니다.
이 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꽃 때문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암컷과 수컷 각 한 마리를 시작으로, 올 2월에는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가 추가로 입식되어 이제는 다섯 마리의 수달 가족이 이곳의 새 주인이 되었습니다.

▲구례 섬진강수달생태공원의 수달 ⓒ 임세웅

▲구례 섬진강수달생태공원의 수달 ⓒ 임세웅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안심하고 노니는 그 곁에서 사람들이 꽃길을 걷는 풍경. 그것은 구례가 지향하는 '생명과 자연의 공존'과 맞닿아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홍매화 산책로를 걷다 물살을 가르는 영민한 수달의 움직임을 마주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붉은 매화꽃 길을 걸으며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아 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