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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03 16:41최종 업데이트 26.03.03 16:41

"로자바 혁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터뷰②] 케렘 샴베르거 (Kerem Schamberger)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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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지얀, 아자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로자바 혁명'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로자바 학교 모습 로자바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민족 어린이들이 시리아 전통 악기 연주와 예술을 배우고 있다.
로자바 학교 모습로자바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민족 어린이들이 시리아 전통 악기 연주와 예술을 배우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 "쿠르디스탄은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네 나라가 점령한 식민지이고 동시에 미국, 러시아, 터키 등 세계의 여러 패권국들이 현상 유지를 원하는 일종의 국제적 식민지"라고 말한 바 있는데 여기서 튀르키예, 이스라엘, 미국의 구체적 이해관계는 무엇인가.

"미국의 주된 목표는 아사드 정권을 전복시켜 이란이 구축한 이른바 '저항의 축'에서 시리아를 떼어내고, 서방 패권에 속하며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었다. 졸라니가 미국의 모든 목표에 부합하도록 행동하겠다고 확약한 것이 명백해지자, 미국은 시리아민주군 (SDF)과의 전술적 군사 연합을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 이제 시리아 수도에는 친미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붕괴 후 시리아 내 군사 목표물을 700회 이상 공격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습 작전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제노사이드와 더불어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이제 헤즈볼라와 이란이 약화되고 아사드정권도 사라진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자신들이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극도로 약화된 시리아를 만드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목표물을 폭격할 수 있도록 시리아의 영공을 장악하려 한다. 졸라니가 이스라엘과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란 영향력에 맞서 싸우는 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대가로, 그는 로자바 지역을 공격해 시리아 전역 또는 과거 시리아였던 영토를 장악할 수 있는 동의를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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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는 물론 이 모든 일의 주요 배후 세력 중 하나다. 튀르키예는 HTS가 미국과 EU의 테러 단체 명단에 올라 있었음에도 처음부터 지원해왔다. 그들도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현재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시리아 영향력을 놓고 지역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스라엘은 시리아 남부를,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부를 차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 시리아의 임시 대통령 졸라니가 쿠르드인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우선, 졸라니가 이러한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쿠르드족이 수십 년간 '우리는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투쟁해 온 결과다. 이는 대통령령에 불과하며 졸라니가 원할 때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 아직 헌법에 보장된 권리가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 조치가 단지 문화적 권리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쿠르드어를 사용할 수 있고, 쿠르드족 새해인 네브루즈를 축하할 수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는 쿠르드족에게 자치권과 자결권을 부여하는 정치적 권리에 관한 것이 아니며,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또한, 그는 쿠르드족과의 전쟁 한가운데서 이 법령을 발표했다. 이것은 '왜 우리와 싸우는가? 우리는 당신들에게 언어 사용의 자유를 보장했다'라는 선전 도구로 사용되었다. 또한 문화적 권리만 옹호하고 정치적 권리에는 무관심한 쿠르드족을 설득하려는 분할 통치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는 이 전략이 실패했다고 본다. 지금은 문화적 권리를 인정해야 했지만, 앞으로 그 이상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로자바의 작은 도시인 데릭에서의 해돋이 모습 로자바에서 로(Roj)는 태양을 뜻하고 아바(ava)는 지다는 의미다. 즉, 로자바는 태양이 지는 곳, 서쪽을 의미한다. 그래서 로자바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쿠르드인들의 집회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깃발을 많이 볼 수 있다.
로자바의 작은 도시인 데릭에서의 해돋이 모습로자바에서 로(Roj)는 태양을 뜻하고 아바(ava)는 지다는 의미다. 즉, 로자바는 태양이 지는 곳, 서쪽을 의미한다. 그래서 로자바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쿠르드인들의 집회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깃발을 많이 볼 수 있다. ⓒ . wikimedia commons

- 팔레스타인 투쟁과 쿠르드 투쟁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고 보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쿠르드족의 자결권 투쟁 모두에 깊이 관여해 왔다. 그들의 적은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및 다른 국가들로 이름만 다를 뿐, 적들의 방식은 매우 유사하다. 그들이 억압하는 방식과 억압하는 국가들이 서로에게서 배우는 방식은 매우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받는 이 두 민족 사이에 전략적 연대가 필요하다.

물론 차이점도 많다. 쿠르드자유운동의 패러다임은 매우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 좌파는 현재 매우 약화되었으며 팔레스타인민족해방운동의 주요 세력은 매우 보수적인 이슬람주의세력이다. 저는 팔레스타인 좌파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팔레스타인 좌파는 스스로를 쇄신하고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쿠르드자유운동과 팔레스타인저항운동 간의 연대 구축도 용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쿠르드인들도 한 가지 성향을 가진 단일한 집단은 아니다. 어디나 그렇듯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지지하는 우익 쿠르드인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쿠르드자유운동은 전 세계 억압받고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연대를 신념으로 삼고 있다. 쿠르드자유운동은 매우 국제주의적인 운동으로, 이란,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의 국경에 국한되지 않고 그 너머 전 세계의 다른 진보적인 운동들과 연대하려는 매우 국제적인 운동이다. 팔레스타인 운동도 그중 하나다."

- 그럼 이제 로자바 혁명은 끝난 것인가?

"저는 로자바 혁명이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해, 우리는 과거의 로자바가 끝나고 새로운 로자바가 탄생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물론 '로자바'라는 명칭은 이제 사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이 자치 행정구역의 이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4년간 유지되어 온 운영 방식과 모습은 사라질 수 있지만, 시리아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제정하고, 시리아 국가 체제 내에서 자치권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자면, 시리아 민병대와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저는 그런 합의들을 결코 신뢰하지 않지만, 그 내용은 쿠르드인들의 투쟁뿐만 아니라 로자바와 연대하여 전 세계에서 펼쳐진 모든 연대 활동, 시위, 행사, 시민 불복종운동의 결실이다.

앞으로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14년간 현장에서 혁명가들이 쌓아온 모든 경험이 헛되지 않고 보존되어 시리아 사회운동의 미래 투쟁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지속적인 혁명의 씨앗은 이미 그곳에 있으며, 이는 특정 간부나 활동가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곳 주민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저는 세계 어떤 세력도, 어떤 국가도, 어떤 졸라니도 이러한 경험과 자유와 평등을 향한 열망을 빼앗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잊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 사회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물론 물리적으로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인식해야 할 중요한 점은, 평화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투쟁은 국가를 초월해 동일하다는 것이다. 한국이든 독일이든 시리아든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난 14년간 로자바에서 쌓아온 경험은 현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려는 전 세계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우 가치 있는 경험이다. 물론 시리아 북부의 모든 교훈을 한국이나 독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기본 원칙을 살펴볼 수는 있다.

그리고 저는 이 뉴스 매체의 한국 독자들이 주로 진보적인 분들이라고 생각하며, 전쟁 속 공격 속에서도 14년간 진보적 해방 프로젝트를 어떻게 유지해왔는지 알게 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저는 우리의 투쟁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모더니티 (Capitalist Modernity)에 맞선 공동의 투쟁을 하고 있으며, 시리아 북부에서 과거에 경험한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ROJAVA#로자바혁명#케렘샴베르거#KEREMSCHAMBERGER#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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