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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통합을 두고 정치권의 남탓 공방 속에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피로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행정통합을 두고 정치권의 남탓 공방 속에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피로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이은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 처리가 끝내 무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남탓'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그리고 시도의회의 국민의힘을 향해 지역의 미래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무책임한 정치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충남도당 이정문 위원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지사와 이 시장은 더 이상 충남과 대전의 미래를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에 희생시키지 말라"며 "행정통합 약속 뒤집기에 대해 시도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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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행정통합은 정파나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 문제다. 지금 충남과 대전은 수도권 일극체제 속에서 청년과 기업, 인재가 빠르게 떠나고 있다. 지방소멸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통합 특별시에 파격적인 재정지원과 권한 이양을 제시했다. 이는 충남과 대전이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국민의힘은 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같은 날 김태흠 지사는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전통합특별법 상정 보류에 따른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SNS를 통해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마치 이번 법안 보류가 시도의회의 탓인 양 말했다. 참으로 편리한 '유체이탈 화법'이자 '무책임한 책임 전가'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재정과 권한 이양'이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쳐왔다. 원칙 없는 통합안을 들고 나와 합의를 종용하다가, 이제 와서 '뒤집기'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자기들이 만든 졸속 법안의 부실함을 자인하는 꼴이다"라며 "실질적인 내용도 없는 법안을 '이재명 정부 성과'로 포장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적 야욕이야말로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시도민들 "주민 삶과 직결된 문제인데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이렇듯 행정통합을 두고 정치권의 남탓 공방 속에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피로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행정통합 추진에 있어서 가장 큰 쟁점은 주민 동의다. 하지만 이를 간과한 채 정치권 싸움으로만 변질된 모양새가 주민들은 어이없기만 하다.

실질적으로 시·도민들은 행정통합은 왜 해야 하는지, 그에 따른 장단점이 무엇인지, 정치권에서는 왜 연일 싸워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이는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한 주민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시민 김아무개씨는 "지방자치의 본 뜻은 결국 시민과 도민이 주인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데 있다. 법안 하나, 조례 하나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그 과정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숙의적이어야 한다"며 "정치권은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그 법안이 왜 필요한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민과 도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 다른 의견을 '틀림'으로 몰아세우는 태도는 공복(公僕)으로서의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일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공동체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반대로 충분한 토론과 대화를 거쳐 타협점을 찾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단단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제언했다.

충남도민 김금녕씨는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역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동으로 대전충남통합에 득과 실 등 문제점에 대한 토론회를 실시하면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좋은 것인지 빠른 이해가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시골 면단위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통합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라며 "주민 삶과 직결된 문제를 정치권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처리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라고 우려했다.

행정통합은 지역 정체성과 생활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속도를 낼 경우 기대보다 부작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도 실립니다.


#행정통합#충남대전#남탓공방#정치권#주민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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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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