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지역 학교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법에서 정한 ‘즉시 신고’ 조항과 관련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충북인뉴스
충북지역 학교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법에서 정한 '즉시 신고' 조항과 관련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 소재 모 학교 교장은 운동부 코치 A씨가 제자에 대한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단체대화방에 영상물을 게재했다는 범죄사실을 인지했다.
교장 B씨에 따르면 코치 A씨가 학교 담당교사에게 관련 내용을 실토했다. 교장 B씨는 코치A씨와 학부모를 불러 성범죄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충북인뉴스 취재결과 A씨가 촬영해 제작한 영상물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에서 규정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높다.
특히 '아청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①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떠나, 학교장이나 교원이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실을 인지한 경우 즉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아청법에 따르면 학교의 장과 종사자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발생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하도록 돼 있다.
또 교육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 따르더라도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측의 의사와 상관없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다.
하지만 아청법과 '학교폭력 가이드북'에 규정된 매뉴얼은 이번 사건에서 지켜지지 않았다.
이 학교 교장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도 12일이 지나서야,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교장 B씨는 "피해학생의 학부모가 2차피해가 우려된다며 신고를 원치 않았다"면서 "학부모에게 '신고를 해야 된다'고 했는데도 원하지 않아, 고민하는 과정에서 늦게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장 B씨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 공교롭게도 박진희(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페이스북에 "학교 내 아동 성학대와 관련된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며 "이를 인지한 교육관계자 등은 즉시 관계 기관과 경찰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박진희 도의원이 글이 게시되자 학교 측에서 부랴부랴 경찰에 신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024년 충주학교 수영부 집단 성폭력 사건 때도, 신고의무 안 지켜
아청법에 규정된 '즉시 신고 의문' 조항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는 또 있다.
2024년 발생한 이른바 '충주학교 수영부 동성간 집단성폭력'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24년 당시 충주지역 소재 중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초등학생이던 후배를 총 6차례에 걸쳐 강제로 추행한 범죄였다.
법원도 해당 사건 가해자에 대해 기소된 내용 중 일부를 유죄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을 학교측이 알게 된 것은 2024년 10월 1일이다. 피해학생의 학부모는 이날 운동부 지도코치 C씨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C 코치는 그해 10월 20일 피해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기 까지 학교나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았다.
제2, 제3의 피해 막기위해선 신고의무 꼭 지켜져야
아청법과 학교 폭력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감도 커진다.
충주학교 수영부 집단성폭력 사건 피해자 학부모 D씨는 "피해자 입장에선 알려지는 것이 부담이 된다. '성범죄 피해자'라는 것도 낙인이 될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성범죄가 은폐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 등 피해자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학교는 제2, 제3의 성범죄 피해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법에 따라 신고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D씨는 "결국 법에 정해져 있는 대로 성범죄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가해자와 한 몸통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성범죄 신고의무는 꼭 지켜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