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치매 생태계 세미나'가 온라인 공간(ZOOM)에서 열렸다. ⓒ 내마음은콩밭 협동조합
24일,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에자이가 주최하고, 사람 중심의 문화 디자인을 지향하는 내마음은콩밭 협동조합이 주관한 '2026 치매 생태계 세미나'가 온라인 줌(Zoom) 공간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치매친화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결과 실천의 장으로 기획됐으며 지난해부터 진행된 치매 생태계 세미나의 9차 세미나에 해당한다.
치매 생태계란 치매에 걸려도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뜻하며, 치매라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돌봄·정책·기업·시민사회 등 다양한 섹터가 서로 연결되어 협력하는 상호 작용 체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신수경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강사(치매케어학회 교육이사)는 "치매라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장소가 필요하다"며 "한국 노인 복지 정책은 돌봄 필요 노인의 집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의 상호 작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는 집은 안전하고 정상적인 공간임을 전제로 한 정책 기조인데, 돌봄 필요 상태에 놓인 노인은 자신의 집을 사회에서 쓸모 있는 존재로서 존재했던 자리를 상실한 장소로 경험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나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나 답게 산다'는 의미를 가진 장소는 집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애착의 개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자기 자리를 갖는 것은 신체 능력의 저하와 같은 개인적 측면과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측면에서 상실 상태에 이른 개인이 정체성과 삶의 방식을 재구성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남는 사회 통합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신수경 강사는 '자기 자리' 갖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기 자리'란 일상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남아있는 신체 능력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생활과 관련된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고, 타인과 지속해서 관계 맺으며 생활할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출간된 <한국에 없는 마을>이 여러 국가의 치매 마을을 소개했는데, 치매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장애를 최소화하는 공간 설계도 중요하지만 치매인이 해당 마을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묻는 일 또한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강사는 "인간의 행위는 시간과 장소에 귀속되기 때문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가 속한 공간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때 장소와 연결되는 느낌, 기분, 감정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인식이 장소감이며, 장소감이라는 주제는 치매 당사자의 목소리와 삶을 드러내는 여러 접근 중 하나다. 장소는 또한 인간다운 삶의 지표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치매인들이 자신들의 장소에서 포용이나 환대를 경험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그렇지 않았을 때 국가나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