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남중학교 23회 졸업생들이 옛 담임 교사인 문정열 선생을 모시고 졸업 50주년을 기념해 2월 21일 모교에서 사은회를 열었다. ⓒ 뉴스사천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사회로 나아가 제 몫을 하고 살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여러분들이 더 건강해야지요. 저마다 하는 일 다 잘하시고!"
스승과 제자들 사이에 따스한 이야기가 오간 곳. 여기는 사천시 용남중학교 교정이다. 1976년 2월에 이 학교를 졸업(23회)한 제자들이 지난 21일 은사를 모셔 놓고 예를 갖췄다. 졸업 50주년 기념으로 그 옛날 담임 선생님을 초대해 감사 인사를 올리는 자리였다.
이 사은회의 주인공은 문정열(1948년생) 전 교사. 그는 2009년에 퇴직할 때까지 35년간 용남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날 마주한 이들은 그가 새내기 교사 시절에 가르친 제자들이었다. 그중에서도 1975년에 담임을 맡았던 3-E반 학생들.
큰절로 스승을 맞이한 스무 명 남짓의 제자들은 저마다 자기 소개와 인사를 이어갔다. 오래 묻어두었던 기억 한 자락씩을 꺼내는 이들도 있었다. 어쩌면 아팠을 기억을 이제는 웃고 손뼉 치며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 그만큼 세월이 흘렀음이다. 배우자와 함께 참석한 스승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제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때론 살짝 웃음을 띠기도 하면서.
5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자리. 60대 중반에 다다른 제자들의 머리 위에도 서리가 적잖이 내려앉았다. 팔순을 앞둔 노스승은 이 모습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건강이 좋지 않은 자신보다 제자들의 건강이 더 걱정스러웠는지 모르겠다. 줄곧 말을 아끼던 그가 감사 인사와 함께 어렵게 꺼낸 말이 제자들의 건강 걱정이었으니까. 실제로 동기 중 상당수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날 제자들은 준비한 선물을 스승께 전달했다. 스승과 함께 용남중 교정을 둘러보려던 일정은 생략했다. 스승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다. 그러면서 10년 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10년 뒤면 스승과 제자의 60년 동행이다.

▲사은회의 주인공인 문정열(오른쪽) 선생과 그의 배우자. ⓒ 뉴스사천

▲용남중 미래피움에서 진행된 사은회 모습 ⓒ 뉴스사천

▲사은회에 참석한 한 제자가 직접 쓴 글씨를 선물하며 설명하는 모습. ⓒ 뉴스사천

▲문정열 선생의 주례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제자가 선물을 전달하며 편지를 읽는 모습. ⓒ 뉴스사천

▲용남중 23회 졸업생의 문정열 교사 사은회 모습 ⓒ 뉴스사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