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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이 취임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언론노조는 윤석열뿐 아니라 언론계 곳곳에 자리 잡은 내란 세력들을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언론계 내란 세력은 척결됐을까?

언론노조 위원장 취임 1년에 대한 소회와 함께 언론계 현안들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 내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이호찬 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언론계 오랜 숙원 방송 3법 개정안, 제대로 정착시키겠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 ⓒ 언론노조 제공

- 3월이면 언론노조 위원장 맡으신 지 1년인데, 소회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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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쉴 틈 없이 흘러간 1년이었습니다. 임기 시작하자마자 윤석열 탄핵 투쟁에 대통령 선거 대응, 방송 3법 개정 투쟁이 이어졌고, 방송 3법 어렵게 개정하고 나니, 민주당에서 추석 전 언론중재법 처리를 들고나와 다시 투쟁했고, 이것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바뀌어서 연말까지 정신이 없었죠.

투쟁 사업장도 많았습니다. KBS, YTN, TBS는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고, JIBS제주방송과 ubc 울산 방송은 경영진과 사주로부터 탄압받고 있고, 출판 쪽도 좋은책신사고, 천재교과서 등의 투쟁이 진행 중이고, 대전·충남 인터넷 언론인 디트뉴스24는 이장우, 김태흠 등의 지자체장이 비판 기사를 이유로 광고를 중단했고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정리해고까지 자행하려고 해서 투쟁 중입니다.

중간중간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비를 그럭저럭 잘 넘어온 것 같고요. 작년까지만 해도 임기 언제까지냐 하면 '내후년 2월요'라고 해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느껴졌는데, 이제 1년 지났다고 하니, 1년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에 조바심도 나네요."

- 큰 성과라면 언론계 숙원이었던 방송법이 개정된 것 아닐까 싶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방송 3법 개정은 언론계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언론노조가 수십 년 동안 투쟁해 왔던 과제이고요. 그래서 저희 집행부 출범 이후 '방송 3법 개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언론계를 포함한 모든 시민사회가 관심과 지지를 모아주신 덕분에 개정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정권이 공영방송 사장을 낙점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사회 구성이 다양해졌고, 일반 국민들이 사장 후보 추천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를 구성해 편성 규약 만들고, 편성 규약 위반하면 처벌받게 됐습니다. 외부로부터의 독립과 내부로부터의 견제 시스템이 만들어진 겁니다. 이제 변화된 제도를 법 개정 취지에 맞게 현장에서 잘 적용해 내는 것이 저희의 과제입니다."

- 방송법 개정 당시 보도국장 임명 동의제를 공영방송인 서울 KBS와 MBC로 제한한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건 지금 어떻게 됐나요?

"국회에서 이훈기 의원이 보도 책임자 임명 동의제의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황인데,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사업자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은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편성 규약을 제·개정해야 합니다. 이 편성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편성 규약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이미 단체협약을 통해 다양한 임명동의제를 실시하고 있는 SBS나 지역 MBC는 이를 편성 규약에 옮기는 작업할 것이고요. 임명동의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는 지역 민방들은 편성 규약에 새로이 임명 동의제 담기 위한 투쟁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위원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규칙 제정이 안 되었어요.

"맞아요. 방미통위가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노측 위원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요, 공영방송 이사 추천 주체인 학회나 변호사단체의 기준도 정해야 합니다. 방미통위 규칙이 제정되지 않으면, 개정 방송법에 따른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출 절차가 진행되기 어려운 겁니다.

개정 방송법에 따르면 6개월 이내에 편성위원회 구성 안 하면 처벌받게 돼 있는데, 그게 오는 2월 27일부터입니다. 그런데, 방미통위가 구성 안 돼 규칙 못 만들고, 위법적인 상황을 국회나 정부가 스스로 초래했다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후속 조치가 이렇게 늦어지는 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정보통신망법은 언론노조가 반대했지만, 통과 되었어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언론노조가 법 개정 자체를 반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하고,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한 시민 피해는 더 중하게 배상돼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했습니다. 다만 법 개정으로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화돼선 안 된다는 원칙하에 대응했었고요. 그래서 부족함은 있지만, 언론노조의 요구사항이 상당 부분 반영된 법안으로 개정됐습니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대기업 등 이른바 권력자들에게는 징벌적 손배 청구 권한을 주지 말자는 핵심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익 침해행위나 청탁금지법 등 공익적 관심사와 관련된 정보는 징벌적 손배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또 이른바 입증 책임 전환 조항, 고의나 악의에 대한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두도록 했던 조항이 아예 삭제됐습니다. 이 외에도 징벌적 손배의 책임을 기자나 PD 등 제작진에겐 물지 못하게 했고, 전략적 봉쇄 소송을 막을 수 있는 조항들도 애초보다 강화됐습니다.

물론, 여전히 추상적인 허위 조작 정보의 개념이나, 법 자체가 갖고 있는 표현의 자유 약화 요소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법 개정이 된 만큼, 시행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나, 언론 본연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공영방송 KBS 수장의 내란 선전 의혹, 철처히 수사해야"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 강윤기 한국PD연합회장,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이희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장범 KBS 사장의 방송법 위반 및 내란 선전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 강윤기 한국PD연합회장,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이희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장범 KBS 사장의 방송법 위반 및 내란 선전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언론노조 위원장 취임사에서 "윤석열뿐 아니라 언론계 곳곳에 자리 잡은 내란 세력들을 척결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1년 지난 지금 내란 세력은 척결되었을까요?

"많이 부족하죠. 여전히 KBS는 윤석열, 김건희가 낙점해서 내리꽂았다는 의혹을 받는 박장범이 사장을 하고 있고, YTN은 유진그룹이 여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TBS도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고요.물론 방통위 이진숙이 물러났고, 방심위 류희림, YTN 김백이 사라졌지만, 이들이 취임 당시 저질렀던 죗값에 대한 책임은 제대로 묻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언론계 내부에는 내란을 비호했던 세력들이 남아 있고, 극우 언론단체나 국민의힘과 결탁해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단죄하는 것 역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 현안 중 하나가 YTN 매각 과정 문제인 것 같은데 그거는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YTN 노조가 260일 넘게 쟁의를 진행 중이고, 유진그룹 퇴출 요구하며 방미통위와 YTN 앞, 남산 서울타워에서 260일 넘게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통위 2인 체제에서 YTN의 최다 출자자 변경 승인을 한 것은 위법하고 무효란 판결이 나왔잖아요. 그럼에도 유진그룹은 불복해 항소하며 시간을 끌고 있고요.

저희는 방미통위가 하루빨리 위원 구성을 마치고 출범하면, 위법했던 YTN 최다 출자자 변경 승인을 방미통위가 직권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절차도 위법이었고, 승인 심사 내용도 위법이었습니다.

또, 김건희 특검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YTN 매각 과정에서 김건희 측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잖아요. 인수에 실패한 통일교의 로비가 그 정도였다면, 인수에 성공한 유진그룹은 김건희 측에 어떤 로비를 벌인 걸까요. 이 역시 수사로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 비상계엄 선포 직전 생방송 준비를 위해 박장범 사장과 당시 보도국장 간의 통화가 있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어요. 기존에 나온 의혹 말고 새로운 내용이 더 있나요?

"기존에는 KBS 보도국장이 12.3 내란 당일 일찍 퇴근했다가 급히 회사로 돌아오고, 사전 특보 준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죠.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어떻게 사전 준비가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선 내용이 나온 것이 없었습니다.

박장범 사장이 내란 당일, 대통령실 최재혁 비서관, 최재현 보도국장과 통화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이죠. 지난해 KBS 결산 심사에서 노종면 의원이 계엄 방송 사전 준비 의혹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통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요. 유체이탈식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얘기했습니다. 떳떳했다면, '당시 이런 통화는 있었다, 하지만 계엄 방송이란 건 몰랐다'고 밝혔으면 됐지요. 박장범 사장은 지금도 사실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언론노조 KBS 본부가 재고발을 했으니,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공영방송 KBS의 수장이 내란 선전 의혹받고 있다는 건 너무도 엄중한 사안입니다. 윤석열, 최재혁, 박장범, 최재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어떤 모의가 오갔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합니다."

- TBS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TBS는 상황이 너무 안 좋죠. 재원이 끊겨서 직원들이 급여 못 받은 게 1년 반이나 지났고요. 절반 이상이 회사를 떠났지만, 160명의 직원은 1년 반째 급여 한 푼 못 받으면서도 버티고 있어요. 노동자들이 한 달만 월급 못 받아도 힘든데, 1년 반이나 됐으니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그럼에도 TBS를 살려내겠다고,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버티고, 또 재능 기부로 프로그램 몇 개를 재가동하면서 TBS 사태 알리려 노력하고 있죠.

그런데도 연말에 국회에서 지원 예산이 최종 단계에서 제외됐고, 얼마 전엔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 공익법인 지위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이재명 정부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마땅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TBS는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윤석열 정권 차원의 1호 방송 장악 사례입니다. 정권 차원에서 폐국으로 몰아간 것인 만큼 이재명 정권 차원의 해결책이 나와야 합니다."

- 요즘 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하다 보니 알고리즘에 따른 확증편향이 생기잖아요. 때문에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저는 기존 언론과 유튜브 각각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확증편향의 책임을 유튜브에만 돌릴 수는 없다고 보고요. 다만, 유튜브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기존 언론 역시 이른바 유튜브 문법으로 점점 수렴되는 현상은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진영 논리에 빠져 중심을 잃어선 안 될 거고요.

저는 그런 점에서 언론 내부의 건강하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3 내란 당시 언론 보도를 놓고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그나마 일반 국민의 상식에서 중심을 잡고 보도했던 언론사들은 모두 내부의 열린 소통이 그나마 가능했던 곳들이었습니다. 민주적 소통이 가능하면, 잠시 흔들릴 수 있어도 자정 작용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이번에 현대차 기사 삭제가 크게 논란이 됐지만, 이를 지적하고 바로 잡은 것은 내부의 노동조합이었습니다. 방송 3법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면, 방송사들 내부의 민주적 소통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런 분위기와 제도 변화를 신문 조직으로 확대해야 하고요. 언론인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확립된 시스템, 민주적 소통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 남은 임기 동안 어떤 걸 계획하고 계신가요?

"개정된 방송 3법을 제대로 정착시켜야 하고요. KBS, YTN, TBS 등 윤석열 정권에 장악돼 망가졌던 언론들을 정상화시켜 내야 합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던 여러 투쟁 사업장이 있습니다. 당장 대전·충남 인터넷 언론인 디트뉴스24에선 사측이 정리해고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디트뉴스24 기자들이 지자체장들의 외유성 출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광고를 아예 중단했고, 그로 인해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니 구성원들을 해고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겁니다. 해고 자체도 막아내야 하고, 정부 광고를 지자체장들이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부조리도 바꿔내야 합니다.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 확대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등, 1년 전 선거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살펴보고, 작은 진전이라도 최대한 성과를 만들어 내보려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해 주세요.

"언론노조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또라이브'라는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론노조 활동을 오프라인만이 아니라 온라인 통해 더 알려내자는 취지인데요. 한번 보시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보시면 생각보다 재밌고 유익할 겁니다. 유튜브에서 언론노조 검색해 구독 부탁드리고요. '또라이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이호찬#언론노보#방송법#정보통신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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