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친구와 점심식사 약속이 있어 대구 반월당역을 다녀왔다. 대구역에서 반월당역으로 가는 길에 향촌동이 있는데, 그곳에 한국전선문화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니 안내 직원이 해설을 해주었다. 이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대지바'라는 이름의 술집이었다고 한다. '대지'라는 이름은 아마도 펄 벅 작가의 소설 제목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곳은 전쟁을 피해 온 예술인들과 기존에 대구에서 활동하던 예술인들이 자주 어울리던 장소였으며, 특히 구상 시인의 단골집이었다고 한다.
구상 시인은 종군작가단에서 부단장직을 수행하였다.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대구시가 이 장소를 구입해 '전선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관을 조성하였다. 내부에는 옛 공간을 복원한 부분도 있어 근대건축의 면모를 보여준다. 전선문화는 말 그대로 전쟁터에서 피어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선문화관 ⓒ 여경수
1950년부터 1952년까지의 연도표를 통해 한국전쟁의 전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대구도 잠시나마 임시수도의 지위를 가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문화관의 한켠에는 구상 시인이 영상으로 전선문학을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종군작가단에서 출간한 서적도 전시되어 있어 전쟁과 관련된 문학작품을 읽어볼 수 있다. 한편 종군화가단이 그린 삐라도 전시되어 있어 전쟁의 참혹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연극, 영화, 음악 등 종합예술을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헤드셋을 쓰고 군가를 직접 들을 수도 있었다.

▲한국전선문화관 내부 ⓒ 한국전선문화관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예술학교인 상고예술학원을 소개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쟁 당시 대구에 머물던 예술인들이 설립했으며, 대구 출신 이상화와 이장희의 호에서 앞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상고예술학원은 종전과 함께 해체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선문화관 2층 ⓒ 여경수
2층으로 올라가니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대구와 연고가 있는 시인 7명을 소개하고, 그들의 시 가운데 일부 시구를 미디어 영상으로 전시하고 있었다. 종군작가단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전쟁에 동참했던 예술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을 체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