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건강연대가 12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의대 완전 환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울산시의회
울산광역시 동구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동구보건소의 의사 2명이 최근 각각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당장 다음 달부터 이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사직을 통보받은 동구보건소는 지난 1월부터 2월 초까지 2차에 걸쳐 채용 공고를 냈으나, 응시자가 없어 신규 의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3차 공고중이나 아직까지 응시자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구보건소는 오는 2월 23일부터 의사 인력이 충원될 때까지 의료관련 각종 제증명 발급과 진료 및 예방 접종 업무 등을 축소하거나 중단한다.
23일부터 중단되는 업무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자 진료 및 처방 ▲유료 검사 접수 및 상담 ▲금연 치료 의약품 처방 ▲채용 신체 검사서 및 각종 건강 진단서 발급(집단 기숙 시설 입소용, 이미용, 의료인 등) 등이다. 또, 상시 운영되던 장애인 물리치료 처방은 기존 이용자를 대상으로 매월 초 2일간 오전에만 한다.
다만,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치과 진료는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또, 건강진단결과서(구 보건증) 발급은 가능하지만, 처리 기한이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정부 발표 지역의사제에 울산은 제외...울산건강연대 "의료지표나 의사 인력수 열악한데..."
이처럼 울산지역이 열악한 의료환경에 놓여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사제에서는 배제돼 이를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정부는 "지역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며 비서울권 32개 의과대학에 지역의사제를 위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의과대학 소재지에 부산대, 고신대, 동아대, 인제대, 울산대, 경상대가 해당 의과대학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울산의대가 포함됐음에도 울산은 무용지물이다. 울산은 광역시라는 이유로 지역의사 의무복무 지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울산건강연대는 12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의료지표나 의사 인력수가 지역의사제 시행지역인 경북이나 전남, 경남과 못지않게 열악하다"라며 "그럼에도 정부 발표 이후에 울산 정치권은 전혀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제기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라며 "정치권은 지역의사제가 울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깨어진 현실을 직시하고 울산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의사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특히 울산건강연대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역의사제 시행에 앞서 '가짜 지방의대'의 실태를 조사하고 울산의대의 완전한 지역 환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회는 지방 사립 의대가 지역 의대로서 제대로 설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라"라며 "울산시는 지역의사제의 한계를 직시하고,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교육·실습·수련·연구를 울산에서 책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울산의대는 의대생 교육, 임상실습, 대학원 운영 전반을 울산으로 환원하고, 울산 시민의 건강과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의과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즉각 제시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구보건소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사 면허를 보유한 보건소장이 제증명 관련 의사 업무 등 일부를 담당할 예정이며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근 의료기관 이용을 안내하고, 만성 질환자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상담 및 건강 관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민들을 대상으로 구청 누리집(홈페이지)과 문자 메시지,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업무 축소 및 중단 현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의사 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채용 추진은 물론, 의료진의 처우 개선과 정주 여건 마련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고민중이다"라며 "진료가 필요한 주민께서는 인근 의료기관 등을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