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소속 안경자(비례) 대전시의원이 12일 대전시의회에서 삭발을 하며 "시민 없이 폭주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대통령이 멈춰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2일 충남·대전통합특별법을 비롯한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안경자(비례대표) 대전시의원이 삭발을 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시민없이 폭주하는 행정통합을 멈춰 달라는 요구다.
안경자 대전시의원은 이날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공감 없이 폭주하는 행정통합은 지역통합이 아니라 지역분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나서서 행정통합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현장에서 삭발하며 '속도전 중단'과 '사회적 숙의'를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행정통합 논의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열되면서 우리 사회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 뒤 "지금의 논의를 중단하고 충분한 숙의와 합의 과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밝혔다.
그는 특히 행정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다. 지역의 권한 구조, 재정 배분, 행정체계, 그리고 주권자의 삶의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헌정적·사회적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논의 과정은 이 문제의 무게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고, 지나치게 단선적"이라고 비판했다.
"통합 효과·비용, 충분히 검증 되지 않아"
안 의원은 또 "통합 추진의 효과와 비용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균형발전, 지방소멸 해소 등 실질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통합의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되고 그에 따른 비용, 즉 재정 부담에 대한 검증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분권과 자치의 실현 가능성, 지역 갈등의 위험 등도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진정한 지방분권과 자치의 실현 가능성, 그리고 지역 간 갈등 가능성 등 여러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점은 시민 참여와 숙의가 배제되고 있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시민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하고,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통합 찬반을 떠나 통합을 찬성하는 시민도 반대하는 시민도 더 많은 논의와 숙의를 요구하는 시민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이 다양한 목소리를 간과한 채 일방적인 정치 결정으로 모든 문제를 덮으려 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속도전은 오히려 주민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안경자(비례) 대전시의원이 12일 대전시의회에서 삭발을 하며 "시민 없이 폭주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대통령이 멈춰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핵심 주장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를 가르는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숙의의 시간을 확보하는 결단"이라고 강조한 뒤 "이 같은 과열 구도에서 어느 누구도 이 논의를 조정할 제도적 권한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안자신의 이러한 주장이 "행정통합에 대한 찬성, 반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통합을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신중히 다루자는 요구"라며 "이 상태로 통합이 된다면, 지역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할 것이다. 당장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를 중단하고, 풍부한 검증과 숙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의원은 준비된 기구를 이용해 머리를 깎았다. 입을 굳게 닫고 눈을 꼭 감은 채 머리가 모두 잘려 나갈 때까지 기다린 안 의원은 삭발이 마무리되자 "오늘 저의 이 진심이 대통령에게 꼭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전광역시당은 이날 오후 대전역 서광장에서 '대전충남 졸속 통합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