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소형(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아파트값은 평균 18억269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하기로 했다. 연장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대신 거래 혼선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출구 전략'도 함께 내놨다. 유예는 끝내지만, 시장 충격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일부 다주택자의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와, 주택 공급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12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당초 예정된 기한에 종료하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5월 9일 매매 계약금 내고, 강남3구·용산은 4개월... 나머지는 6개월 이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조정대상지역별 취득 및 입주 구분 ⓒ 재정경제부
핵심은 주택 매매 기준 시점의 변화다. 기존에는 오는 5월 9일까지 '양도(잔금·등기)'가 완료돼야 중과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를 '5월 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로 바꿨다 . 가계약은 인정되지 않으며, 계약금이 지급됐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시장에선 "우선 부동산 매매 계약만 하면 된다"는 신호다. 잔금 일정이 다소 뒤로 밀려도 양도세 중과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집을 파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모두 어느 정도 협상 여지를 갖게 된 셈이다.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작년 10월 16일 새로 지정된 지역에는 추가 유예를 뒀다. 이들 지역은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 잔금·등기를 마치면 된다. 기존에 이미 조정지역이었던 서울 강남3구와 용산은 4개월 이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신규 지정으로 갑자기 중과 대상이 된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규제 강도는 유지하되, 행정적으로 처리할 시간을 둔 셈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적용 관련,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조정대상지역별 부동산 거래절차 ⓒ 재정경제부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완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사면 원칙적으로 일정 기간 내 실거주해야 하지만, 임대차계약이 남아 있는 경우 그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뤄준다. 대신 늦어도 2028년 2월 11일 이전에는 입주해야 한다 .
세금은 예정대로, 대신 4가지 완충요법... 이제 공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조건도 달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한다. 세입자 보호와 무주택자 중심의 실수요 거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주택담보대출 전입의무 역시 숨통을 틔웠다. 현재는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으면 6개월 내 전입해야 하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1개월'까지 전입을 미룰 수 있다. 물론 매도인이 다주택자, 매수인이 대출 신청일 기준 무주택자 등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사는 경우, 대출과 전입 문제로 거래가 막히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번 조치는 분명하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는 연장하지 않는다. 세제의 일관성과 정책 신뢰를 우선했다는 메시지다. 동시에 '계약 기준 전환', '신규 지역 6개월', '실거주 의무 유예', '전입의무 완화'라는 네 가지의 완충 장치를 뒀다.
결국 정부의 선택은 "중과는 예정대로 끝낸다. 대신 팔 수 있는 길은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5월 9일까지 시장이 얼마나 움직이느냐다. 이제 공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3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