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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11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증막 시설 목욕탕의 모습.
지난 2020년 11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증막 시설 목욕탕의 모습. ⓒ 연합뉴스

요즘 국내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사우나, 온천 문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라는 단어에서 이미 유추했을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어느덧 아저씨 대열에 합류한 삼십 대 중후반이다. 이 글에서 필자 나이를 기준으로 젊은 세대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를 뜻한다.

SNS에 찜질방이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니 많은 게시물이 보인다. 인스타그램에는 고독한사우너, 닥터사우나, 먼데이사우나 등 팔로워가 만 명이 훌쩍 넘는 사우나 전문 SNS 계정도 있다. 사우나 장소를 비롯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우나를 함께 다니는 사우나단을 모집하기도 한다.

최근 사우나 풍경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까? 10~20년 전에는 규모의 크기와 찜질방의 크기가 달랐을 뿐 대다수의 찜질방 풍경이 유사했다. 반면 이색 찜질방이라는 주제로 콘텐츠가 만들어질 정도로 다양한 사우나가 있다. 최근 주목받는 사우나, 스파, 찜질방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봤다.

금강산도 식후경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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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금강산도 식후경형이다. 10~20년 전에도 찜질방에서 먹는 라면, 계란, 식혜는 별미였다. 필자도 찜질방에 가면 만화책을 보거나 가져온 책을 읽으며 쉰다. 이때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식혜나 미숫가루다. 아직까지 찜질방에서 마셨던 식혜나 미숫가루 맛은 실패 사례가 없다.

요즘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십 대인 아는 동생은 "요즘도 찜질방에 가면 계란과 식혜는 먹는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보니 가래떡과 군고구마도 잘 팔리는 간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즘엔 '치맥(치킨과 맥주)'을 파는 찜질방도 있고 심지어 삼겹살을 바비큐로 해 먹을 수 있는 찜질방도 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삼겹살과 찜질방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장소가 탄생한 것이다.

바비큐가 가능한 찜질방은 서울, 인천, 경기, 대구, 전북, 충남 등에 있다. 검색해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공간체험형

다음으로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공간체험형 찜질방도 있다. 과거와는 다르게 외형적으로 진화된 찜질방이 많아졌다. 수원에는 발리 분위기를 연출한 찜질방이 있고 서울 성수동에는 미래 세계에 온듯한 캡슐 수면룸이 조성된 찜질방도 있다.

특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있는 한 찜질방은 내부를 한옥 스타일로 꾸몄다. 얼마 전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영화를 보러 갔다가 건너편에서 백 명이 훌쩍 넘는 외국인들이 같은 건물로 들어가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같은 건물 지하 3층에 찜질방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내부 사진을 보니 마치 그야말로 찜질방의 '한옥화'였다. 한옥의 내부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낮엔 궁의 정취를 느끼고 저녁에는 경복궁에 들어온 것만 같은 공간에서 피로를 푼다? 이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이만한 관광이 어딨겠는가.

내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외부의 아름다운 조망을 바라볼 수 있는 찜질방도 있다. 오션뷰 찜질방은 부산에 많고 제주에도 있다. 파주에는 산이 보이는 찜질방도 있다. 경기 양평에는 식물원 콘셉트로 초록색 빛깔로 내부를 채운 찜질방이 있다. 몸과 함께 눈과 마음이 함께 휴식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이외에도 호텔과 같은 고급숙박시설에서도 찜질과 스파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인천의 한 호텔은 실내 아쿠아스파, 야외 온수풀, 편백나무로 꾸민 실내찜질방이 있다.

젊은 세대가 찜질방에 모이는 이유

 한 찜질방에서 손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한 찜질방에서 손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코로나 때문에 문 닫은 찜질방이 많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왜 다시 사우나, 온천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된 걸까? 젊은 세대가 온천과 사우나를 새로운 체험 콘텐츠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한 공간에서 먹고, 마시고, 쉬고, 즐기는 것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는 이십 대 동생도 가끔 찜질방 데이트를 간다고 한다. 이십 대 초반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찜질을 오래 하기보다는 계란과 식혜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사우나 외부에서 시간을 주로 보낸다고 한다. 동생은 찜질방으로 요즘 세대가 몰리는 원인을 "가성비 데이트"로 꼽았다. "누워서 휴대폰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또한 사우나가 운동 후 회복 효과가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필자도 운동을 마치고 몸이 유난히 뻐근하거나 근육 뭉침이 있을 때 사우나를 가거나 집에서 반신욕을 한다. 친한 친구와 등산 후에는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가려고 한다.

이는 필자가 '뜨거운 물과 공기에 지지는 것을 좋아하는 아저씨'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온찜질은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술 마시는 모임보다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이른바 '갓생'을 살며 자기관리하는 삶이 유행이다. 러닝과 등산은 이제 유행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러닝이나 등산 이후에 사우나를 가는 모임도 꽤 보인다. 젊은 세대에게 사우나가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러닝과 등산이 문화처럼 퍼져갔기 때문 아닐까?

진솔하고 깊은 이야기가 나오는 장소, 찜질방

지금 젊은 세대와 10~20년 전 우리 또래 찜질방 문화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혼자 오지 않는 것이다. 동네 찜질방에 갈 때도 젊은 세대 무리를 보곤 한다. 아는 이십 대 동생도 "사우나 한 번 갔다 오면 엄청 친해지고 서로 진중한 이야기도 나눠요"라고 말했다.

한창 친구들과 찜질방을 다녔던 10~20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찜질방 문화에서는 하루 자고 오는 게 핵심이었다. 당시 특별한 파티 문화와도 같다. 찜질방에서 먹을 수 있는 구운 계란과 식혜는 그야말로 성인들의 술과 안주와 같은 것이다.

찜질방은 우리의 아지트였다. 부모님의 허락만 받으면 집 밖에서도 당당히 잘 수 있는 날이었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잠자는 시간을 미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친구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평소 하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가 오간다. 비밀 이야기도 오간다. 찜질은 거들뿐, 우리에겐 대화를 나눌 공간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여전히 젊은 세대가 찜질방과 온천을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과거나 지금이나 젊은 세대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찜질방은 먹거리, 마실거리, 경험거리가 가득하다. 가성비도 좋다.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눕고 싶을 땐 누워서 자도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찜질방만큼 타인과 함께 있으면서도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고 편안해지는 공간이 또 있을까. 게다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조만간 아내와 한옥 스타일 찜질방에 가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몸이나 지져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brunch.co.kr/@rulerstic에도 실립니다.


#찜질방#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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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에게 덜 폐 끼치는 동물이 되고자 합니다. 그 마음으로 세상을 읽고 보고 느낀 것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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