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5년 10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군사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채해병 사망 전 지자체로부터 가슴장화를 확보했던 해병대 간부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회의 중 언급에 따른 것'이란 취지로 법정서 진술했다. 다만 "무엇 때문에 (회의 중 가슴장화) 얘기가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부터 임 전 사단장 등 채해병 사망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열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최아무개 대령(당시 1사단 행정부사단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행정부사단장은 인사·군수 분야 등에서 사단장의 지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 측이 'VTC(화상)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이 가슴장화 확보를 지시했는지' 묻자, 최 대령은 "당시 무엇 때문에 가슴장화를 얘기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다음날 제가 (부하에게) 가슴장화 확보를 하자고 했다"라며 "그걸 보면 (VTC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의) 가슴장화 얘기는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슴장화는 임 전 사단장의 수중수색 지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이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8일 오후 4시 VTC 회의에서 자신의 가슴 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건 무슨 장화라고 그러지?"라고 주변 간부에게 물은 바 있다. 특검팀은 이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이 "(도로) 위에서 보는 건 수색 정찰이 아니다", "수풀을 찔러보며 찾으라"고 발언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중수색에 필요한 가슴장화를 언급했다고 보고 있다.
임성근 측, '가슴장화≠수중수색' 집중 변론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특수수색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최 대령은 임 전 사단장의 가슴장화 언급 다음날( 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자신의 부하인 오아무개 중령을 시켜 예천군으로부터 가슴장화를 확보했다. 최 대령은 "250개에서 300개 사이로 요청했다"며 "물품 구해지면 바로 7여단이 있던 예천 스타디움쪽으로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대령은 "순직 사고가 발생하면서 가슴장화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추후 소방 쪽에서 지원해 달라고 해 150개 (가슴장화를) 인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 대령은 '위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이 수풀을 찔러보며 수색하라고 언급한 걸 들었는지' 특검팀이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회의 분위기가 예민했다"고 말했다. 재차 특검팀이 '사단장의 심기가 불편했고 회의 분위기가 편하지 않았다면 가슴장화 지원 역할을 맡았던 증인이 더 주의깊게 들어야 했던 것 아닌지' 지적했으나, 최 대령은 "기억이 잘 안 난다"라는 답만 반복했다.
최 대령은 확보한 가슴장화 용도를 묻는 특검팀 측 질문에는 "오염물이 있는 곳 위주로 착용한다"고만 답했다. 특검팀 측이 '가슴장화는 허리까지 물이 고여 있는 갯벌이나 양식자에서 사용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라고 묻자, 최 대령은 "그렇게 작업하는 어민들도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최 대령이 가슴장화 용도와 관련해 명확히 말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 전승수 변호사는 "증인은 특검 조사에서 가슴장화와 관련해 물에 들어간다는 건 들은 바 없다고 진술했는데, 맞나"라고 물었고, 최 대령도 "맞다"고 답했다. 그러자 전 변호사는 "가슴장화가 물에 들어가라는 용도는 아니지 않나"라고 재차 물었고, 최 대령은 "그렇다. (용도) 그 자체가 모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