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은 5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특별법안’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 신현웅 정의당 충남도당 노동위원장
정의당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특별법안'에 대해 "주민 참여를 배제한 채 밀어붙이는 반민주적 행정통합"이라며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이번 통합 추진이 지방분권 강화가 아니라 규제 완화와 개발 특례를 앞세운 중앙 주도형 개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은 5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대전·충남 통합 추진은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동의 없이 속도전에 매몰돼 있다"며 "통합을 명분으로 한 각종 특례 조항은 노동·환경·교육·평화의 가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없는 통합… 결정권 배제한 구조"
정의당은 무엇보다 통합 결정 과정에서 주민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에는 통합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이 없고, 시행일을 2026년 7월 1일로 못 박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 의결을 근거로 주민의 직접 결정권을 우회하려는 구조"라며 "아이 교육, 교통, 치안 등 일상에 미칠 영향조차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깜깜이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특혜·규제 완화… "반노동·친재벌 법안"
정의당은 특별법안이 기업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광범위한 특혜를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에는 투자진흥지구 지정 시 법인세·소득세 감면, 국·공유재산 장기 임대 및 수의계약, 각종 부담금 면제 조항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 고령자 고용 노력 의무를 면제하는 조항과, 규제를 '우선 정비'하도록 한 규정은 노동권과 안전 규제를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중대재해 예방과 같은 필수 규제까지 기업 활동의 장애물로 취급될 가능성이 있다"며 "세금·토지·안전 규제·고용 평등을 일괄적으로 내어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예타 면제·인허가 의제… "토건 중심 난개발 우려"
환경·기후 분야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특별법안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또는 단축 조항과 함께, 통합특별시장의 개발 승인만으로 최대 40여 개 법률에 따른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이 담겼다. 정의당은 "경제성 검증과 환경 심사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구조"라며 "대규모 토건 사업 남발과 기후위기 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국방 분야까지 '특례 확장'
정의당은 교육 분야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특별법안은 영재학교·국제학교·특수목적고 설립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교육장을 개방형 직위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해 교육 자치와 중립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통합특별시의 목표를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로 규정하고 국방산업혁신클러스터 조성을 명시한 점에 대해서도 "지역의 정체성을 방위산업 중심으로 고착화한다"고 비판했다.
"통합 이전에 분권… 공론장부터 열어야"
정의당은 행정통합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순서와 방향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행정구역 개편 시 주민투표·숙의 의무화 ▲읍·면·동 단위 자치권 강화 ▲지역공공은행 설립과 지역재투자 제도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 등 재정분권 로드맵 ▲연방제 수준의 분권 개헌 논의 등을 제시했다.
정의당은 "행정통합은 대한민국의 권력 구조와 민주주의의 방향을 가르는 중대 사안"이라며 "성장과 효율의 논리가 아니라 자치와 분권의 원칙 위에서 충분한 시간과 주민 참여가 보장되는 공론의 장이 먼저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